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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워치]첫번째 과제 맡은 피성현 SK건설 전무…녹색채권 흥행 이끌까투자금 조달·ESG 홍보 '일석이조'…부채비율 관리 '장기' 숙제

이정완 기자공개 2021-02-08 14:26:38

이 기사는 2021년 02월 04일 14: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말 SK건설 CFO(최고재무책임자)로 부임한 피성현 SK건설 전무의 첫번째 대형 과제는 녹색채권 발행이 될 예정이다. 피 전무는 친환경 신사업 확대를 위해 녹색채권 발행을 추진한 것으로 풀이된다. 녹색채권 발행은 자금 조달 외에 SK건설의 ESG 경영을 알릴 수 있다는 점에서 '일석이조'란 평이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건설은 최대 3000억원 규모의 녹색채권 발행을 추진 중이다. 모집금액은 3년물 1500억원이지만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3000억원까지 증액 발행할 수 있다.

SK건설이 녹색채권으로 조달한 자금은 현재 육성 중인 친환경 사업에 쓰일 예정이다. 신용평가사가 녹색채권을 평가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항목이 조달자금이 쓰이는 프로젝트와 자금 투입 비중인데 SK건설이 추진하는 폐기물·수처리, 연료전지 사업 등은 국제자본시장협회(ICMA)의 녹색채권 원칙(GBP)에 부합하는 사업이다.

ESG 평가방법론(출처=한국기업평가)

국제자본시장협회는 '신재생 에너지', '지속가능한 수자원 및 폐수처리' 등을 적격 환경 프로젝트로 정하고 있다. 조달자금 대비 프로젝트 투입자금 비율이 높을 수록 채권등급도 우수하게 평가 받는데 SK건설은 조달자금 대부분을 친환경 사업에 쓸 것으로 알려졌다.

피 전무는 SK건설로 자리를 옮긴 후 SK그룹 기조에 발맞춰 녹색채권 발행을 검토한 것으로 풀이된다. SK그룹은 2019년 SK에너지가 5000억원 규모 녹색채권을 발행한 이후 지난달 SK하이닉스가 글로벌 시장에서 녹색채권으로 10년물 10억 달러를 조달했다. SK렌터카도 지난달 말 녹색채권으로 5년물 980억원을 모았다.

피 전무는 SK건설 CFO로 오기 전 SK그룹의 고부가가치 소재 계열사 SKC의 CFO로 일했다. 지난해 전기차 배터리 핵심소재인 동박 제조업체 SK넥실리스(옛 KCFT) 인수를 주도할 정도로 SK그룹 사업 변화 트렌드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이다. 이번 녹색채권 발행 또한 SK건설의 ESG 경영을 알리기 위한 목적이 크다.


SK건설은 지난달 말 증권사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IR 간담회를 열어 친환경 사업으로 영역 전환을 공식 발표했다. SK건설은 간담회에서 ESG 경영 실천을 위해 환경 측면에서 비즈니스 트랜스포메이션(Transformation)을 비롯해 사회적 측면에선 작업 환경 안전성을 높이고 지배구조 차원에서는 MSCI ESG 레이팅(Rating)을 받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 녹색채권은 발행사와 기관투자자 양측 모두 ESG 투자를 이행하고 있다는 홍보효과가 제일 큰 상황"이라며 "지난달 발행시장에서 ESG채권 수요예측 결과가 모두 우수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장기적으로 ESG채권이 지속 발행되면 지금보다 발행사의 금리 메리트도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의 설명처럼 올해 회사채 시장에서 녹색채권 반응은 매우 뜨겁다. 2일 현대차는 녹색채권 수요예측에서 3000억원 모집에 2조1100억원의 주문이 몰렸다. 지난 달에는 현대제철, 현대오일뱅크, 롯데지주, 롯데글로벌로지스 등이 녹색채권을 발행했는데 이들 기업 모두 흥행에 성공해 증액 발행했다.

피 전무는 녹색채권에 긍정적인 시장 분위기를 고려해 SK건설의 다소 높은 실질 재무부담 속에서도 적극적인 조달 행보에 나섰다. SK건설의 작년 3분기 말 기준 개별 기준 부채비율은 269%로 부채비율이 200%를 상회하고 있다. 여기에 SK건설이 보유한 상환우선주(RPS) 잔액 1000억원을 더하면 부채비율은 더 높아진다.

(출처=한국기업평가)

상환우선주는 SK건설이 적용하고 있는 회계기준인 K-GAAP에선 자본으로 분류되지만 차입금과 동일한 상환 부담을 가지고 있어 K-IFRS 기준에선 부채로 분류된다. 글로벌 회계 기준 하에서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조정 부채비율은 302%까지 높아지는 셈이다. SK건설 재무상태표상 부채는 3조3435억원이고 자본은 1조2419억원이지만 상환우선주를 조정하면 부채는 3조4435억원, 자본은 1조1419억원으로 변한다.

6000억원 규모의 순차입금에 녹색채권으로 발행할 최대 3000억원까지 더해진다면 조정 순차입금은 약 3년전 기록했던 8000억원 수준까지 높아질 수 있다. 지난해 3분기 말 재무상태표에서 다른 조건이 동일하고 차입금만 3000억원 늘었다고 가정하면 조정 부채비율은 약 330%까지 증가할 수 있다. SK건설이 계열사 공사와 주택 사업 등으로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유지하고 있지만 실질 재무부담이 늘어나는 것은 장기적으로 다소 부담스러운 요소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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