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모니터/SK건설]사내이사 '빈자리' 누가 채울까③2인 체제 유지 관측…피성현 부문장·박경일 총괄 등 거론
이정완 기자공개 2021-03-03 14:02:27
[편집자주]
기업을 움직이는 힘은 무엇인가. 과거 대기업은 개인역량에 의존했다. 총수의 의사결정에 명운이 갈렸다. 오너와 그 직속 조직이 효율성 위주의 성장을 추구했다. 효율성만큼 투명성을 중시하는 시대로 접어들면서 시스템 경영이 대세로 떠올랐다. 정당성을 부여받고 감시와 견제 기능을 담보할 수 있는 이사회 중심 경영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이사회에 대한 분석과 모니터링은 기업과 자본시장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척도다. 더벨은 기업의 이사회 변천사와 시스템에 대한 분석을 통해 바람직한 거버넌스를 모색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2월 26일 14시1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말 임영문 전 대표이사가 떠나고 난 뒤 SK건설 사내이사는 안재현 대표이사 1명으로 줄었다. SK건설 사내이사는 지속 2인 체제로 운영돼 왔는데 향후 어떤 인물이 빈자리를 채울지 관심이 쏠린다. 올들어 SK건설에 새롭게 입성한 피성현 경영지원부문장, 박경일 사업운영총괄 등이 유력한 후보로 분석된다. 모두 지주사의 강해진 영향력을 나타내는 인물이다.2월 말 기준 SK건설 이사회에는 1인의 사내이사만 자리하고 있다. 유일한 사내이사인 안재현 대표이사는 2017년 3월 사내이사에 선임된 후 2018년부터 대표이사를 맡았다. 현재 이사회 의장도 겸하고 있다. 연세대 응용통계학과와 미국 와튼스쿨 MBA를 거친 안 대표는 SK디앤디 대표이사, SK가스 경영지원부문장, SK건설 글로벌비즈대표를 맡다가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안 대표는 임영문 대표이사와 각자 대표이사 체제를 유지했다. 임 전 대표는 경영지원담당 사장으로서 회사의 최고재무책임자(CFO) 역할을 했다. 임 전 대표는 지난해 말 사내이사 임기가 1년 남았음에도 용퇴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SK건설의 사내이사는 2013년부터 2인 체제를 유지해왔기 때문에 임 전 대표 퇴임 후에 빈자리가 생겼다. 임 전 대표는 2013년부터 2018년까지 사내이사를 맡았던 조기행 전 대표이사 부회장 후임으로 사내이사를 맡았는데 다시 임 전 대표의 후임자를 찾아야 할 때가 왔다.
일각에서는 SK건설이 1인 사내이사를 유지하는 것이 아니냐는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하나 이는 현실성이 다소 적은 시나리오다. SK건설은 이사회 내에 사내이사로만 구성된 경영위원회를 설치하고 있는데 사내이사 2인으로 구성된 이 위원회는 현재 1명의 공석이 있다고 밝히고 있다. 경영위원회는 이사회에서 위임한 일반적 경영활동에 대한 효율적 의사결정과 타법인 출자, 회사채 발행 및 국내외 차입 등을 결의하는 중요 의사결정 기구다.
현재 사내이사 후보로는 임 전 대표가 맡던 CFO 역할을 이어 받은 피성현 경영지원부문장과 친환경 사업을 이끄는 박경일 사업운영총괄 등이 거론된다. 1964년생으로 경북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피 부문장은 이전까지 SKC에서 CFO를 맡아 지난해 거래규모 1조2000억원 규모의 배터리 소재업체 SK넥실리스(옛 KCFT) 인수를 주도했다.
피 부문장은 SKC CFO 시절 회사의 비핵심 자산을 계열사에 양도하는 등 사업 재편에서도 성과를 보였다. 건설 기업에서 친환경 기업으로 탈바꿈 중인 SK건설에게 도움이 될 인물이다.
다른 후보는 박경일 사업운영총괄이다. 1969년생으로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박 총괄은 지주사에서 투자전략, M&A를 담당하던 인물로 유명하다. 지난해 SK㈜ 행복디자인센터장으로서 SK건설의 친환경플랫폼업체 EMC홀딩스 인수 작업을 지원한 것으로 전해진다. 박 총괄은 과거 SK텔레콤의 아이리버 인수와 SK엔카 한앤컴퍼니 매각 등 SK그룹의 M&A 전략을 주도하던 임원이다.
박 총괄은 지난해 안 대표가 이끌던 에코비즈니스부문(전 친환경솔루션부문)의 수장도 겸하고 있어 재활용, 폐기물 처리 등 SK건설의 친환경 사업 전략도 총괄한다. 올해부터 환경 사업에서 본격적인 볼트온(Bolt-on) 전략을 꾀하는 SK건설 입장에서는 박 총괄의 투자 의사결정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피 부문장과 박 총괄은 모두 올해 1월부터 SK건설에 합류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피 부문장은 SK이노베이션, SK에너지, SKC를 거쳤고 박 총괄은 SK텔레콤과 SK㈜ 출신이다. 모두 SK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SK건설을 바라보는 달라진 지주사의 시선을 잘 드러내는 인물이란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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