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넘치는 삼성전자, 매담대 12조는 왜 [캐시플로 모니터]영업현금흐름 10조 상회, 유동성 풍부…환헤지용 추정
원충희 기자공개 2021-07-23 08:02:11
[편집자주]
기업의 안정성을 보는 잣대 중 가장 중요한 것 하나는 '현금'이다. 현금창출능력이 뛰어나고 현금흐름이 양호한 기업은 우량기업의 보증수표다. 더벨은 현금이란 키워드로 기업의 재무상황을 되짚어보는 코너를 마련했다.
이 기사는 2021년 07월 22일 10시4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는 분기당 영업활동으로 순유입 되는 현금이 10조원을 가뿐히 넘는 회사다. 1년 내 현금화할 수 있는 유동자산도 200조원을 웃돈다. 이정도로 유동성이 좋은 기업인데 12조원 넘는 매출채권담보대출(매담대)을 받고 있다. 급전이 필요하기보다 환헤지용으로 파악된다.삼성전자의 올 1분기 말 연결기준 차입금 총액은 19조9727억원, 별도기준으로는 12조8372억원이다. 국내 본사가 빌려쓰고 있는 돈이 전체 차입금의 64%에 이른다. 이 가운데 우리은행 등에서 매출채권을 담보로 대출받은 금액이 12조5372억원으로 별도기준 총차입금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매담대는 판매기업이 가진 외상매출채권을 담보로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납품대금을 수령하면 추후 구매기업이 대출금을 상환하는 결제시스템이다. 통상 1년 미만 단기대출로 기업 간 거래에서 납품 후 1~3개월 지난 뒤 대금납입이 이뤄지는 구조상 그전에 미리 자금을 끌어쓰기 위해 생긴 결제방식이다.
다만 이는 매출채권 회수기간 전에 현금이 필요한 기업들이 주로 사용한다. 삼성전자는 분기당 영업활동으로 들어오는 현금이 10조원 넘는 회사다. 별도기준으로도 7조~9조원 수준이다. 현금성자산에서 차입금을 제외한 순현금도 개별기준 18조2568억원, 연결기준 108조2857억원에 이를 정도로 돈이 넘치는 기업이다.

현금유동성이 상당히 좋은데 굳이 매담대를 쓰는 이유는 무엇일까. 매담대는 유동성 확보뿐 아니라 환리스크 헤지(Hedge)용으로 쓰이는 경우도 많다는데서 힌트가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해외업체와 거래하는 수출기업들 중에서 급전이 필요치 않아도 환율변동을 피하기 위해 매담대를 쓰는 경우가 있다"라며 "달러로 이뤄지는 반도체 거래 특성상 삼성전자의 매담대는 환헤지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거래처 다수가 해외기업임에도 파생상품(선물환, 스왑) 등을 통한 인위적 헤지를 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벌어들인 외화로 수입대금을 결제하는 일명 '내추럴헤지(Natural Hedge)' 방식이 보편화돼 있다. 본사만 20여개국, 해외법인까지 30여개국 통화로 결제가 이뤄질 만큼 사업규모가 글로벌하다 보니 비용관리 측면에서 일일이 헤지하는 것보다 그대로 오픈하는 게 낫다고 한다.
문제는 해외법인들은 통화별 자산과 부채규모를 비슷하게 맞춰 헤지할 수 있어도 국내 본사는 나라밖에서 들어오는 매출채권을 그대로 갖고 있다가는 환위험에 노출된다. 이를 매담대로 돌리면 단기차입금 형태로 대금회수가 가능해 환율하락으로 자산(매출채권)가치에 손실이 생겨도 부채(차입금) 역시 그만큼 줄어 환위험을 피할 수 있다. 삼성전자의 차입금 가운데 절반이상이 국내 본사에 쏠려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런 방식은 아무나 쓸 수 있는 게 아니다. 매담대 이자가 사실상 헤지비용이 된다. 거래기업의 신용도가 좋지 않다면 금리부담이 생긴다. 다만 삼성전자는 물론 거래처도 우량기업일 공산이 큰 만큼 매담대 금리는 상당히 저렴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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