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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에셋운용, 펀드 수탁고 8조대 무너졌다 [자산운용사 경영분석]②1조 넘게 '급감' 역성장…특별투자기구 부진속 증권투자기구 선전

양정우 기자공개 2022-03-10 13:14:33

이 기사는 2022년 03월 07일 15: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래에셋금융그룹의 계열사 멀티에셋자산운용이 운용자산(AUM) 감소세로 고전하고 있다. AUM 100조원 대에 다가선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매년 몸집을 키우는 것과 달리 오히려 역상장하면서 기존 8조원 대를 사수하지 못했다.

7일 금융투자협회 공시에 따르면 멀티에셋운용의 지난해 말 전체 펀드(집합투자재산) 설정잔액은 7조6182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8조7266억원보다 1조원 이상 줄어든 수치다.

멀티에셋운용의 전신인 옛 KDB자산운용은 2016년 미래에셋그룹 품에 안기기 전까지 AUM이 6조원을 밑돌았다. 하지만 미래에셋 간판을 단 뒤 남기천 전 대표의 지휘 아래 성장 추세를 유지해 왔다. 매년 운용 볼륨을 키우면서 AUM이 9조원 대에 다가섰으나 지난해 뒷걸음질 탓에 단번에 7조원 대 수준으로 위축됐다.

AUM 감소세를 이끈 건 특별자산집합투자기구였다. 지난해 말 2538억원을 기록해 전년 말 4299억원에서 41% 가량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자본시장법상 특별자산집합투자기구는 금, 원유는 물론 농산물, 선박, 광물 등 다양한 실물 자산 등에 투자하는 펀드다. 이들 투자 상품에 펀드 자산의 50% 이상을 투자한다.

멀티에셋운용은 미래에셋그룹 내에서 대체투자 전문 하우스라는 임무를 부여 받았다. 모회사인 미래에셋운용과 중첩되지 않는 영역을 개척해야 하기 때문이다. 해외 부동산은 물론 선박, 항공기, 사업권, 사업수익권, 사모재간접 등 대체투자 영역을 광범위하게 소화해온 이유다. 이들 대체투자 자산을 담는 주요 비히클 중 하나가 특별자산집합투자기구다.


근래 들어 대체투자 펀드를 적극적으로 운용하는 것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환매 중단 사태 탓에 수탁은행이 부정적 시각을 유지하는 데다 코로나19 팬데믹 후 해외 실사를 나가는 게 힘든 여건이다. AUM을 유지하려면 기존 펀드의 청산 타이밍에 맞춰 신규 펀드를 론칭해야 하지만 이런 스케줄을 맞추는 게 녹록치 않다.

대표적 대체투자 펀드로는 '멀티에셋운용 그린카사모 특별자산투자신탁', '멀티에셋 KDB OceanValueup 사모특별자산투자신탁4' 등이 꼽힌다. '멀티에셋 KDBShipping 사모특별자산투자신탁DA-3', '멀티에셋 TIPs 사모특별자산투자신탁 3', '멀티에셋 짐로저스농산물인덱스 증권자투자신탁' 등도 기초자산이 특별자산으로 분류되는 펀드다.

단기금융집합투자기구도 3조955억원에서 2조5384억원으로 감소했다. 감소 규모가 5000억원 안팎이다. 과거 AUM 증가 추세를 뒷받침한 투자기구이지만 역성장으로 돌아섰다. 자산운용사의 단기금융집합투자기구는 투자처를 확정하지 못한 투자금이 잠시 대기하는 머니마켓펀드(MMF)가 주를 이룬다.

전문투자형 사모집합투자기구(4조7107억원→4조2949억원) 역시 감소한 건 마찬가지다. 멀티에셋운용은 지난해 일단 공모주 사모펀드로 라인업 다변화를 꾀했다. 대체투자 펀드의 신규 조성이 어려운 만큼 지난 한 해 뭉칫돈이 쏠렸던 공모주펀드를 돌파구로 마련했다. 'IPO 타겟 전문투자형 사모증권투자신탁 제3호, 제4호'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감소 추세라는 흐름을 막아서지는 못했다.

그나마 증권집합투자기구에서 증가세를 보인 건 위안을 얻는 대목이다. 전통적 투자자산인 주식과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가 증권집합투자기구로 분류된다. 2020년 말 4573억원에서 지난해 말 4977억원으로 늘어났다. 무엇보다 글로벌 신재생에너지 섹터를 공략하는 '멀티에셋 글로벌클린에너지 증권자투자신탁'이 선전을 벌인 것으로 관측된다.


일임 비즈니스의 경우 증가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말 일임계약 자산총액(계약금액 기준)은 1조2152억원으로 집계됐다. 2019년 말(9579억원)과 2020년 말(1조719억원)에 이어 성장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투자일임수수료는 11억원으로 집계돼 전년 9억원에서 다소 증가했다.

전체 일임 규모는 과거 KDB운용 시절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한때 2조원 수준이던 일임 계약고에 비교하면 절반을 다소 넘어선 수준이다. 당시 일임수수료로 연간 20억원 정도를 거둬들였다. 최대 일임 고객은 연기금(지난해 말 7518억원)이다. 고객의 투자 성향상 일임재산은 대부분 채권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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