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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TC, 맞손 놓은 창업주 '김남헌'과 CEO '최우형' '지분 공동 보유 관계' 해소, 지분율 0.52%p 차이…6%대 제3자 RCPS 의결권 눈길

신상윤 기자공개 2022-11-28 08:10:20

이 기사는 2022년 11월 23일 15: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반도체 제조 식각 공정장비 전문기업 '에이피티씨(APTC)' 지배구조에 미묘한 기류가 흐르고 있다. 최대주주 창업주와 2대주주 전문경영인이 4년 넘게 유지했던 지분 공동 목적 보유 관계가 최근 끊어졌기 때문이다. 이와 맞물려 기업공개(IPO) 후 처음으로 유상증자를 단행한 APTC는 의결권까지 부여한 상환전환우선주(RCPS) 신주를 발행해 눈길을 끌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APTC 지배구조는 이달 10일 변화를 맞았다. 최대주주 김남헌 전 대표와 2대주주 최우형 대표의 특수관계가 해소됐기 때문이다. 기존에 김 전 대표와 최 대표는 지분 공동 목적 보유 계약에 의해 특수관계자로 엮여 있었다. 특수관계 해소는 4년여 만이다.

김 전 대표와 최 대표는 2018년 8월 APTC IPO를 앞두고 보유 주식에 대한 '공동 목적 보유 확약서'를 체결했다. IPO 전 창업주인 김 전 대표 지분율이 17.07%인 가운데 최 대표(당시 사장)가 11.88%로 2대주주에 올라있었던 만큼 상장 후 안정적인 경영권 유지를 위한 차원이었다.

공동 목적 보유 확약 기간은 상장 후 3년으로 체결됐다. 이에 확약 기간이 1년여 지난 최근에서야 특수관계가 해소된 데 대해 대내외 이목이 쏠리고 있다. 창업주인 김 전 대표가 보유한 지분은 가족 등을 포함해 13.95%(342만2393주)다. 최 대표는 특수관계인 등과 함께 13.43%(350만5528주, 주식매수권 36만주 포함)를 보유하고 있다. 보통주 기준으로 불과 0.52%포인트 차이다.


APTC는 반도체 제조 공정에 필요한 식각 장비 전문기업이다. 식각 공정은 반도체 웨이퍼 위에 증착된 박막 일부를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작업이다. APTC는 건식 분야 식각 장비에 특화된 곳이다. 김 전 대표가 보유한 플라즈마 소스를 활용한 '건식 식각(Dry Etcher)' 장비를 국산화해 주목받았다.

김 전 대표는 서울대 금속공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석사), 미국 스탠퍼드대(박사) 등에서 수학했다. 이후 미국 반도체 장비사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Applied Materials)'에서 식각 장비부문 최고엔지니어로 근무했던 그는 2002년 APTC를 설립해 국내 최초의 식각 장비 국산화에 성공했다. 주 고객사는 SK하이닉스다.

APTC는 설립 초기 창업주인 김 전 대표의 기술력도 기반이 됐지만 벤처캐피탈(VC) 등 외부 투자자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제 자리를 잡기 어려웠다. 그 중 KB인베스트먼트는 APTC 초기 투자자로 참여했던 곳으로 든든한 지원군이 됐다.

이때 APTC의 현 최우형 대표와의 인연도 시작했다. 최 대표는 KB인베스트먼트 투자심사역 출신으로 APTC 투자를 주도했다. 이를 계기로 2015년에는 KB인베스트먼트를 나와 APTC의 전문경영인(CEO)으로 나서 기술력에 경영전략을 더했다. 김 전 대표가 초기 기술 기반을 마련했다면, 최 대표는 지금의 APTC를 키워낸 공이 있다.

다만 IPO 직후 김 전 대표가 경영 전면에서 물러나면서 APTC는 최 대표를 중심으로 운영됐다. 이번 특수관계 분리 과정에서 APTC 경영진들은 최 대표와 함께 묶였다. 현재 김 전 대표의 특수관계인 중에는 APTC에서 근무하는 사람은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에 그는 지분 공시 등의 업무를 APTC가 아닌 김·장 법률사무소에 맡겼다.

이런 가운데 APTC가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조달한 점도 눈길을 끈다. APTC는 이달 7일 이사회를 열고 '비엔더블유에이스 사모투자합자회사'를 대상으로 22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올해 3분기 말 별도 기준 520억원에 달하는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데다, IPO 이후 첫 외부 자금 조달이라는 측면에서 이례적인 자금 조달로 주목받았다.

사모투자펀드 운용사 '비엔더블유인베스트먼트(BNW인베스트먼트)'가 결성한 펀드가 투자했다. RCPS는 기준주가 대비 5% 할증된 가격에서 인수됐다. 이와 관련 APTC는 발행한 신주 RCPS에 의결권까지 부여했다. 이에 운용사인 BNW인베스트먼트가 행사할 수 있는 지분율은 6.09%규모다. 최 대표와 김 전 대표 사이 지분율 차이를 고려하면 한쪽에 힘이 실릴 수 있다.

이에 대해 APTC 관계자는 "김 전 대표와 최 대표의 공동 목적 보유 관계는 지난해 8월 종료됐지만 최근 양측이 특수관계를 해소하게 됐다"며 "이번 자금 조달은 내년에 계획하고 있는 생산 물량에 필요한 재원을 사전에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보통주가 아닌 RCPS로 발행된 이유나 의결권이 부여된 배경 등에 대해선 경영진의 판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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