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디오드래곤, 제작속도 못 따라가는 현금흐름 연간 150여편 작품 동시 진행, 올 들어 단기차입 실행
김슬기 기자공개 2022-12-06 13:07:05
이 기사는 2022년 12월 02일 08시2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스튜디오드래곤에서 매출과 현금흐름의 미스매치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다. 올해 역대 최대 실적을 갱신하고 있지만 영업활동현금흐름의 마이너스(-) 폭이 커지는 것이다. 현재 현금흐름이 마이너스가 된 데에는 현금창출력의 문제라기보다는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프로젝트가 많아지고 점을 꼽을 수 있다.현재 스튜디오드래곤은 국내 뿐 아니라 다수의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손잡고 드라마 제작을 진행하고 있다. 연간 150편 이상의 기획이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대규모 자금 소요가 일어날 수 밖에 없다. 이 때문에 스튜디오드래곤은 상장 후 무차입 기조를 유지하다가 올 들어 총 1700억원의 단기차입을 일으켰다.
◇ 역대 최대 실적에도 현금유출 까닭은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 3분기말 스튜디오드래곤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068억원을 기록, 전년동기대비 224%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마이너스란 뜻은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보다는 영업활동 과정에서 빠져나간 현금이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스튜디오드래곤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악화된 것은 현재 진행되는 프로젝트가 너무 많다는데 있다. 스튜디오드래곤은 국내 최대 드라마 제작 스튜디오로 현재 연간 150편 이상의 작품을 기획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넷플릭스, 티빙 외에도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디즈니플러스, 쿠팡플레이, 애플tv+ 등에 작품을 공급할 예정이다.
스튜디오드래곤 관계자는 "현재 기획·개발·제작하고 있는 작품의 수와 스케일이 증가한 데 있다"며 "장르가 다양해지고 대작이 많아진데다가 작품의 절대적인 수도 늘어나 제작비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시제작되는 작품의 영향으로 영업활동현금흐름 내 영업활동으로인한자산·부채의변동 규모가 컸다. 지난해 3분기 마이너스(-)1538억원이었던 변동폭은 -2705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채권이 109억원에서 572억원으로 증가했고 선급금이 170억원에서 779억원으로 증가했다. 판권(무형자산) 역시 1205억원에서 1478억원으로 늘었다.
매출채권은 외상매출금과 받을어음을 일컫는 말로 통상적으로 30일~3개월 이내 회수 가능한 채권이다. 선급금은 상품, 원재료 등의 매입을 위해 선지급한 금액으로 회사가 미리 지출한 돈을 의미한다. 결국 아직 돈을 받지 못하거나 먼저 비용을 지출하면서 현금흐름이 다소 악화된 것이다. 향후 공개될 작품을 위한 선투자의 개념으로 봐도 무방하다.
◇ 올해 상장 후 무차입 기조 깨졌다, 3분기까지 1700억 단기차입
현재 스튜디오드래곤에 대한 글로벌 OTT의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내부 보유 현금만으로는 동시제작되는 작품을 소화할 수 없게 됐다. 이때문에 2017년 상장 후 줄곧 무차입 구조를 유지하다가 올해 순차입금이 플러스로 전환했다. 3분기말 순차입금 규모는 1092억원이다.

스튜디오드래곤은 2016년 5월 CJ ENM의 드라마 사업본부가 물적분할하면서 설립됐고 2017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이 과정에서 현금 2100억원이 유입됐고 이는 스튜디오드래곤이 성장하는데 큰 기여를 했다. 당시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간 아시아를 넘어 글로벌 최고 드라마 스튜디오로 성장하기 위해 사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 공모자금을 기반으로 스튜디오드래곤은 차입 없이 안정적으로 재무관리를 해왔다. 2017년 총차입금은 100억원, 현금성자산은 1916억원으로 순현금 규모만 1816억원이었다. 2018년 순현금 규모는 1324억원, 2019년 912억원, 2021년 403억원으로 집계됐다. 상장 후 무차입기조를 유지했던 것이다.
올해 들어서는 상황이 바뀌었다. 보유 현금성자산에 비해 써야할 돈이 많아지면서 차입을 하기 시작했다. 올 3분기말 기준으로 스튜디오드래곤은 총 1700억원을 단기차입했다. 수출입은행 500억원, 산업은행 1000억원, 국민은행 200억원 등이다. 이자율은 각각 3.03%, 3%, 5.47%다. 금리인상기에 접어들면서 향후 이자 부담도 있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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