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진옥동 회장 내정자, 신한금융 매트릭스 사실상 해체 퇴직연금·자산관리 영역 등 지주 차원 총괄 인사없어

이돈섭 기자공개 2023-01-02 08:07:08

이 기사는 2022년 12월 29일 16: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금융그룹이 10여년간 운영해온 매트릭스 조직을 해체했다. 신한은행과 신한투자증권, 신한라이프 등 그룹 내 계열사들은 자체적으로 퇴직연금과 자산관리(WM) 사업을 영위하게 된다. 2012년 이후 10여년간 이어져 온 부문제 이면에 있는 다양한 문제를 진옥동 신한그룹 회장 내정자가 들여다보고 결단을 내린 것이라는 설명이 나온다.

신한은행은 28일 오후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연금사업그룹장에 박의식 상무를 선임했다. 박 상무는 2019년 1월부터 최근까지 퇴직연금사업부장으로 일해온 인물로 이 사업 분야 전문성과 리더십을 인정받아 승진 인사로 발탁됐다. 박 상무는 신한은행 퇴직연금 사업뿐 아니라 은행의 연금 사업 전반을 진두지휘하게 된다.

연금사업그룹은 과거 퇴직연금사업그룹에서 역할을 재편한 조직이다. 퇴직연금에 치중해 있던 사업영역을 4대 연금 분야로 개편하는 차원에서 조직을 새롭게 구성했다는 설명이다. 연금사업그룹 산하에는 퇴직연금사업부(퇴직연금관리센터)와 연금솔루션마케팅부 등 2개 부서급 조직이 편제하고 있다.

기존 퇴직연금사업그룹을 이끌었던 이영종 신한은행 부행장은 그간 신한지주 부사장직을 겸임하면서 신한그룹 전 계열사 퇴직연금 사업을 총괄해왔다. 이 부행장은 최근 지주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에서 임기 2년 신한라이프 대표로 추천받아 내년 취임을 앞두고 있다. 신한지주에서 이 부사장 역할을 잇는 후임 인사는 없었다.

은행 내 이 부행장의 후임자 격인 박 상무 역할이 은행 연금사업에 국한해 있는 만큼, 2018년 이후 유지해왔던 퇴직연금 사업 매트릭스 조직이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은 셈이다. 이에 따라 신한투자증권 퇴직연금사업 본부도 퇴직연금그룹 산하에서 벗어나 개인고객그룹 산하로 편제해 박성진 전무가 총괄하는 조직으로 재편했다.

신한라이프 역시 퇴직연금사업 본부 팀장급 인사가 본부장 직무대행 체제를 이끌면서 주요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됐다. 신한금융그룹 관계자는 "신한지주 총괄 임원인사가 없었던 만큼, 각 계열사 본부 단위에서 사업을 각자 영위하는 체제로 재편한 것"이라며 "사업 전개에 필요한 결정을 스스로 내린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WM 사업 영역도 마찬가지다. 신한은행은 개인그룹과 WM그룹을 통합해 개인·WM그룹을 신설하고 그룹장에 정용욱 부행장을 선임했다. 정 부행장은 은행 내 WM사업을 총괄할뿐, 지주에서 겸직하고 있는 직책은 없다. 신한그룹 차원에서 그간 WM사업을 총괄한 안효열 부행장은 퇴임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한투자증권은 개인고객그룹 산하 PWM 본부가 사실상 WM사업을 총괄하고 신한라이프 역시 개별 본부 체제로 전환했다. 2012년 WM사업조직의 부문제 개편을 시작으로 조용병 회장 체제에서 확대 개편돼 왔던 지주 부문제가 해체되면서 10여년 간 유지돼 온 대부분의 그룹 매트릭스 조직이 해산 수순을 밟은 것이다.

신한그룹 매트릭스 조직의 해체를 가져온 결정적 사건은 라임 CI펀드 환매중단 사태가 꼽힌다. 라임 CI펀드의 불완전 판매 이슈가 불거지고 그룹 전체가 나서서 사태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감독당국이 당시 진옥동 신한은행장 뿐 아니라 조 회장에게도 책임을 물었고, 신한금융그룹 매트릭스 조직의 내부통제 시스템이 도마 위에 올랐다.

당초 부문제를 도입한 배경에는 각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를 높인다는 명분이 자리잡고 있었지만, 수년간 제도를 시행해보니 오히려 갈등 요소가 커졌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돼왔다. 은행은 고객을 소개하면서 충성고객을 잃었고, 증권과 보험은 상품을 공급하는 역할에 그치면서 자체 채널 경쟁력을 잃어버렸다는 불만이었다.

은행업권 관계자는 "그간 신한금융그룹 안팎에서 제기된 매트릭스 조직 운영에 대한 다양한 비판들을 수렴해 진옥동 회장 내정자가 사실상 결단을 내린 것"이라며 "다른 금융그룹도 매트릭스 조직 운영에 대한 공과를 본격적으로 평가할 시기가 도래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