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을 움직이는 사람들]김태호 트레이딩총괄 부행장 "은행·증권 통로되겠다"⑤ING·UBS 외국계 은행 출신 '눈길', 채권운용 수익률 제고 '과제'
김서영 기자공개 2023-03-06 07:15:04
[편집자주]
KB금융은 윤종규 회장 3기 체제를 9개월가량 남겨두고 순항 중이다. KB금융지주는 2020년 4월 인수합병(M&A)한 푸르덴셜생명과 다른 계열사 간 시너지 증대와 불확실한 경제 상황 속 리스크 관리로 분주하다. KB금융의 핵심 계열사인 KB국민은행은 부행장단 규모를 5명에서 10명으로 늘렸다. 다소 둔화된 매출 성장세를 다시 끌어올릴 준비를 마쳤다. 더벨이 내년 '리딩 뱅크' 탈환을 목표로 하는 KB금융의 핵심 경영진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17일 15: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증권은 빠르게 움직이는 구축함과 같고 은행은 대규모 포트폴리오를 가진 항공모함과 같다고 생각한다. KB그룹 안에서 은행과 증권이 조화를 이뤄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김태호 KB국민은행 트레이딩총괄 부행장(사진)은 17일 더벨과의 통화에서 새로운 조직인 트레이딩총괄을 맡게 된 소감을 말했다. 김 부행장은 올해 1월 KB국민은행에서 트레이딩총괄 부행장으로 발탁되면서 KB증권 트레이딩총괄본부까지 이끌게 됐다. 김 부행장은 외국계 은행에서 근무했던 전문성을 바탕으로 은행과 증권의 융합을 꾀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외국계 은행' 출신 발탁 이례적…은행·증권 모두 총괄
올해 국민은행의 임원진 인사 키워드는 '외부 출신'이라고 할 수 있다. 부행장단 수를 5명에서 11명으로 대폭 확대한 것과 더불어 JP모건, 삼성전자, 한글과컴퓨터 등 출신 인사들을 적극 영입했다. KB그룹 전체적으로 경영진의 다양성이 한층 높아졌다. 순혈주의 타파는 윤종규 KB그룹 회장의 인사 방침이기도 하다.
김 부행장은 서울대 경영학과에서 학사와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첫 직장으로 한국장기신용은행에 입행했다. 1999년 한국장기신용은행이 국민은행에 합병하며 김 부행장도 잠시 국민은행에 몸담았다.
김 부행장은 외국계 은행에서 모두 18년간 일하며 전문성을 키워왔다. 1999년 4월부터 2010년 7월 ING은행 서울지점에서 전무까지 지냈다. 2010년 8월에는 UBS은행으로 옮겨 2017년 9월까지 서울지점 대표로 일했다. 2019년 1월에는 메리츠증권 자산운용본부 전무를 지냈다.
김 부행장의 발탁에 눈길이 가는 이유는 국내 은행 중 국민은행이 유일하게 글로벌 투자은행 출신 인물을 중용했기 때문이다. 그간 외국계 은행 출신 인사들은 은행보다 증권사나 자산운용사로 이동했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라는 평이다.
KB그룹과 다시 인연을 맺은 건 2021년 3월이다. 국민은행을 떠난 지 22년 만에 다시 KB그룹에 합류하게 됐다. KB증권에서 S&T부문장으로 발탁됐다. 올해 1월 국민은행 트레이딩총괄에 선임되며 부행장으로 승진했다. 동시에 KB증권 트레이딩총괄본부장도 맡아 '멀티플레이어'로서의 역할을 주문받았다.
은행과 증권에서 트레이딩총괄을 맡게 된 데 대해 김 부행장은 "현재 금융시장은 은행이 중심을 잡고 있다"며 "은행과 증권 양쪽에서 허용되는 선에서 좋은 뷰나 마켓 흐름을 공유해 KB그룹 전체로 봤을 때 좋은 성과를 내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트레이딩총괄' 신설, 채권운용 수익률 제고 중책
국민은행은 올해 조직 개편에서 자본시장그룹에 힘을 줬다. 자본시장그룹이 담당하는 사업부문을 작년보다 확대했고 효율성도 높였다. 바로 트레이딩총괄을 새로 만든 것이다. 트레이딩총괄은 기존 트레이딩부에서 총괄로 격상된 조직이다.
작년까지 자본시장그룹 아래 △자산운용1본부 △자산운용2본부 △자본시장영업본부가 있었다. 올 들어 조직이 개편되며 자본시장그룹 내 △트레이딩총괄 △세일즈총괄 등 두 축으로 나뉘었다. 트레이딩총괄은 2본부 체제로 채권운용본부와 시장운용본부를 거느리고 있다. 이들 본부 아래에는 각각 채권운용부와 시장운용부를 두고 있다.
이는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기 위함이다. 윤 회장은 작년 11월 경영계획프리뷰회의에서 "자산운용은 국민의 재산과 직결돼 있는데 수익률이 안 좋으면 뭘로 말할 거냐"며 "특히 수익률 제고가 중요한 만큼 합리적인 시스템과 프로세스를 마련해 달라"고 강조했다고 전해진다.
작년 말 기준 KB그룹 투자금융자산은 116조6000억원이다. 전년 말(104조8000억원)과 비교해 11.3% 증가한 수치다. 이 가운데 국민은행 투자금융자산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70조4739억원으로 같은 기간 KB그룹 투자금융자산(112조1000억원)의 63%에 해당한다.
트레이딩총괄 사업부문의 주요 고객은 △기관투자자 △보험사 연기금 △자산운용사 △외환·기타파생상품 필요로 하는 일반 기업 등이다. 채권운용시장에서 국민은행의 비중을 늘리는 게 트레이딩총괄의 과제로 꼽힌다. 또 은행의 영업망을 활용해 증권 쪽 상품인 파생결합증권(DLS), 주가연계증권(ELS) 등을 일반 리테일 고객에게 연결하는 작업도 구상 중이다.
김 부행장은 외국계 은행 근무 경험을 KB그룹에 녹이겠다는 생각을 밝혔다. 그는 "외국계 은행 모델은 자산과 리스크를 한 방향으로 크게 가져가기보다 고객들의 니즈를 더 많이 수용하는 쪽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고자 한다"며 "외국계 은행, 증권사 등과의 차이를 분석해 국민은행이 하고 있는 기존 비즈니스를 확대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김 부행장은 올해 채권시장에 대한 전망도 잊지 않았다. 김 부사장은 "금리 인상이 막바지에 이르렀다고는 하지만 한 번, 두 번의 인상이 시장에 큰 변동성을 주고 있다"며 "예상했던 낙관적인 시나리오보다 조금 더 어려워졌지만, 채권이 비교적 저렴한 영역에 있어 포트폴리오를 적극적으로 꾸려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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