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CB 프리즘]‘콜옵션 최대’ 이엠코리아, 강삼수 회장 수혜 또 보나③ 5회차 CB 콜옵션 20% 설정, 현금화 여파로 줄어든 지분율 방어 활용 '무게'
정유현 기자공개 2023-06-21 08:16:07
[편집자주]
전환사채(CB)는 야누스와 같다. 주식과 채권의 특징을 모두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의 지배구조와 재무구조에 동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CB 발행 기업들이 시장에서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고 이유다. 주가가 급변하는 상황에서는 더 큰 경영 변수가 된다. 롤러코스터 장세 속에서 변화에 직면한 기업들을 살펴보고, 그 파급 효과와 후폭풍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6월 19일 13: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이엠코리아가 최대주주의 지배력을 강화할 카드를 손에 쥐었다. 4년 전 찍은 전환사채(CB)의 콜옵션(매도청구권)권리를 대주주인 강삼수 회장이 행사하며 지배력을 방어한 이력이 있는 만큼 이번에도 수혜자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다. 향후 전체 발행 주식 총 수의 20% 가까운 신주가 발행되지만 콜옵션을 활용해 현 수준의 지분율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엠코리아는 지난 16일 CB 인수자들이 납입을 마치며 270억원 규모 5회차 CB 발행에 성공했다. 전환에 따라 발행할 주식 수는 944만559주로 전체 발행 주식 총 수의 18.15%에 달한다.
향후 발행되는 신주의 물량 부담이 있지만 기발행 CB가 없는 점은 긍정적이다. 올해 3월 4회차 CB의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이 청구됐다. 남아있던 5억원 규모의 CB를 정리하며 잠재 물량 리스크는 덜어낸 상태다.
이번 CB 발행에서 눈에 띄는 점은 콜옵션 비중이다. 이엠코리아는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을 모두 합치면 18.4%인데 이를 소폭 상회하는 20%로 끌어올려 콜옵션을 설정했다. 기본적으로 투자자들은 발행사의 콜옵션 비중이 낮은 것을 선호하는 편인데 이엠코리아 최대주주 측의 지분율이 높지 않은 만큼 논의를 통해 20%를 맞춘 것으로 보인다.
만기 이자율이나 콜옵션 비중 등 이엠코리아 측에 유리한 카드를 손에 쥐었지만 전환가 리픽싱 등 발행 조건은 최대한 투자자 우위로 설정한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전환가액 ‘상·하향’ 조건을 삽입하며 리픽싱 주기도 조정했다. 리픽싱은 전환가의 70%까지 가능하며 주기는 투자자에 유리한 발행 후 7개월 마다 조정하는 조건이다. 만기 전까지 8번 정도 리픽싱이 된다.
이번 CB 콜옵션은 4회차와 마찬가지로 강삼수 회장이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엠코리아 창업주인 강 회장은 2003년 회사 설립 후 현재까지 대표이사로서 경영 운전대를 잡고 있다. 2007년 코스닥 상장에 성공했으며 공작기계 외에 방산/항공, 에너지/환경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힌 인물이다.
창업 후 사업을 넓히는 과정에서 외부 투자를 유치하며 지분율이 희석됐지만 10년 이상 주식을 늘려왔다. 하지만 2018년부터 주식을 매도하며 현금화시키기 시작했다. 이엠코리아가 수소충전소 사업에 진출하면서 신재생에너지 테마주로 이름을 올리며 주가가 상승한 시기와 맞물린다.
강 회장은 시간외 매매 방식으로 2018년과 2020년 두 차례 총 229억원을 손에 쥐었다. 지분율이 15% 이하로 줄었지만 4회차 CB에 40% 수준으로 걸어둔 콜옵션 덕분에 지분율을 다시 끌어올렸다.
2021년 3월 콜옵션을 행사해 255만2512주를 주당 3761원에 취득했다. 당시 이엠코리아의 주가는 5400원선에서 움직였다. 매도에 나설 경우 40%대 수익을 올릴 수 있었지만 경영권 안정화 차원에서 보유하는 것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취득한 주식 수가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5회차 CB의 콜옵션을 행사할 경우 강 회장은 최초 전환가액 2860원 기준 188만8111주를 확보해 현재 지분율인 18%대를 유지할 수 있다. 주가 하락에 따라 전환가가 최저인 2002원까지 내려가면 취득 가능한 주식 수는 269만7302주로 늘어난다.
투자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콜옵션 향방에 대해서는 알 수 없지만 직전 발행 CB 콜옵션을 대주주가 취득한 것을 고려했을 때 5회차 콜옵션도 가져가는 수순을 밟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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