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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팜테코, CGT CDMO 보폭 확대…IPO 앞두고 '몸값 높이기' 자회사 통해 유럽 최대 CGT 생산 역량 확보…작년 매출 1조 돌파

차지현 기자공개 2023-07-03 10:41:27

이 기사는 2023년 06월 27일 11: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의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통합법인 SK팜테코가 세포·유전자 치료제(CGT) 생산 능력을 대폭 끌어올렸다. 프랑스 소재 자회사가 최근 제2공장을 완공하면서 유럽 최대 규모의 CGT 생산 시설을 확보했다.

CGT CDMO 분야가 차세대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평가받는 만큼, SK팜테코가 상장을 앞두고 기업가치 극대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포스케시 2공장 완공…글로벌 CGT CDMO 정조준

SK팜테코는 최근 프랑스에 위치한 CGT CDMO 자회사 이포스케시가 제2공장을 완공했다고 밝혔다. 제2공장은 5000㎡ 규모로, 제1공장과 마찬가지로 프랑스 최대 바이오 클러스터인 제노폴에 자리했다. 이로써 이포스케시는 유럽 최대 수준인 총 1만㎡ 규모의 CGT 생산 시설을 보유하게 됐다. 앞서 이포스케시는 2021년 5800만유로(약 800억원)를 투자해 제2공장을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세포치료제는 살아 있는 세포를 활용해 손상된 세포와 조직이 회복하도록 돕는 의약품이다. 유전자치료제는 유전물질을 변형·도입한 세포를 넣어 결함이 있는 유전자를 교정하는 의약품이다. 이들 치료제는 암이나 퇴행성 질환에서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다만 이제껏 CGT CDMO 사업은 시장성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일반적으로 CGT는 환자의 자가유래 세포를 이용해 만들기 때문에 수주물량도 적고 꾸준하게 생산하기 어렵다. 또 CGT 생산 시설은 다른 의약품보다 관리가 까다롭고 생산 노하우도 필요하다. 의약품 시장 규모도 작다. 상업화에 성공한 CGT 제품은 노바티스의 '킴리아'나 '졸겐스마' 정도다.

그럼에도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CGT 분야가 궁극적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 상용화로 CGT 성장 속도에 탄력이 붙었다. 국가신약개발사업단에 따르면 전 세계 CGT 시장은 오는 2026년 73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미국 화이자, 스위스 론자 등 글로벌 제약사(빅파마)는 물론 차바이오텍 등 국내외 바이오 기업도 CGT CDMO 사업에 속속 진출한 상황이다.

이포스케시는 CGT 개발의 핵심 기술로 꼽히는 바이럴 벡터 생산 능력을 갖췄다. 바이럴 벡터는 치료 효과를 내는 유전물질을 유익한 바이러스에 실어 타깃 세포나 질환 부위로 운반하는 기술이다. 레트로바이러스(RV), 렌티바이러스(LV), 아데노바이러스(AV), 아데노부속바이러스(AAV) 등이 대표적인 운반체인데, 이번 제2공장에서는 AAV와 LV를 임상용부터 상업용까지 생산하게 된다.

SK팜테코 측은 "바이럴 벡터 수요는 계속 증가하는 반면 이를 대규모로 생산할 수 있는 우수의약품 제조·관리기준(cGMP) 인증 시설은 적어 글로벌 시장에서 이포스케시 입지 강화를 기대한다"며 "이포스케시는 이미 제2공장의 다수 생산 계약을 체결해 2024년부터 본격적으로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했다.

여기에 이포스케시는 최근 LV 생산 효율성을 향상한 자체 생산 플랫폼 '렌티슈어'도 내놨다. 세포 배양·수확 과정에서 높은 수율(완성품 중 양품 비율)과 비용 경쟁력을 바탕으로 키메라 항원 수용체 T세포(CAR-T) 등 면역항암제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포부다. CAR-T 치료제는 몸속 면역세포인 T세포를 이용해 만든 CGT로, 탁월한 치료 효과를 내면서 CGT 시장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SK팜테코, 공격적 사업 확장…"상장 포석" 시각도

SK팜테코는 2019년 SK가 SK바이오텍, 앰팩(AMPAC), SK바이오텍 아일랜드를 하나의 통합법인으로 만들면서 출범했다. 기존 주력 사업은 합성의약품 CDMO이었다. SK바이오텍은 SK바이오팜이 2015년 원료의약품 생산 사업부를 물적분할하면서 설립한 곳으로, 원료의약품 CDMO를 담당하고 있다. SK바이오텍 아일랜드 공장과 미국 앰펙(AMPAC)은 각각 SK와 SK바이오텍이 SK팜테코 출범 전 인수한 해외 원료의약품 생산기지다.

CGT CDMO 사업에 뛰어든 건 2년 전부터다. 2021년 이포스케시 지분 70%를 인수해 CGT CDMO 사업을 본격화했다. 이어 지난해 미국 CGT CDMO 기업 CBM에 3억5000만달러(약 4200억원)를 투자해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이미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는 합성의약품 CDMO 사업에 성장성이 높은 CGT CDMO 사업을 더해 글로벌 CDMO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구상이었다. 최근 이포스케시 제2공장 완공으로 CGT CDMO 경쟁력은 한층 강화했다.

이에 따라 매출도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매출 1조43억원을 기록, 사상 처음으로 연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이는 전년(9486억원)보다 6%가량 성장한 수치다. 연 매출 5554억원 수준이었던 2019년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늘었다. 내년 이포스케시 제2공장이 가동을 시작하면 매출 성장세가 더욱 가팔라질 전망이다.

공격적인 CGT CDMO 사업 확장 행보를 두고 SK팜테코가 상장을 앞두고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힘을 쏟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SK팜테코는 미국 나스닥 상장을 검토 중이다. 상장 전 지분투자(프리IPO) 주관사로 크레디트스위스(CS)와 모간스탠리를 선정하고 6000억원 규모로 투자 유치에 나섰다. 다만 SK팜테코 측은 "현재 구체적으로 상장 관련해 논의를 진행하고 있진 않다"면서 "상장은 자본 유치의 일환이고 가장 중요한 건 SK팜테코를 성장시키는 것"이라고 했다.


SK팜테코가 상장하면 SK 계열 제약바이오 기업 중 세 번째 사례가 된다. SK의 제약바이오 사업은 크게 △최태원 회장이 이끄는 SK와 △최창원 부회장이 이끄는 SK디스커버리가 독자 경영을 펼치는 구조다. 최 회장과 최 부회장은 사촌 사이다.

SK의 경우 제약바이오 자회사로 SK바이오팜, SK팜테코를 뒀다. SK디스커버리는 자회사 SK케미칼과 SK플라즈마를 통해 관련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또 3월 말 기준 SK케미칼이 SK바이오사이언스 지분 68%를 보유해 지분 구조상 SK바이오사이선스를 손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다.

자회사 가운데 SK바이오팜은 2020년, SK바이오사이언스는 2021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특히 SK바이오사이언스 역시 CGT CDMO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낙점하면서, 양사의 차별화 전략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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