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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물단지 전락 물류센터, 공급 과잉에 '폭탄돌리기' 운용사 선매입 취소·임대차 계약 둘러싸고 소송전

황원지 기자공개 2023-07-12 08:06:30

이 기사는 2023년 07월 07일 07: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물류센터 공급 과잉 현상이 심해지면서 시행사-운용사-임차인으로 이어지는 개발 과정 곳곳에서 문제가 터지고 있다.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선매입을 약속했던 운용사가 최종 매입을 거부하는가 하면 임차인 우위 시장이 이어지면서 미리 맺었던 임차확약서가 파기되는 사례도 발생했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손실을 떠넘기는 사례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현재 착공을 시작한 물량이 거의 없는 만큼 내후년이 돼서야 업황이 회복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은 오뚜기의 물류 계열사인 오뚜기물류서비스(OLS)와 경기도 파주 물류센터를 둘러싸고 소송을 진행중이다.

문제의 발단은 준공 지연이다. 현대인베스트먼트운용 측은 오뚜기에 이번달 말까지 해당 물류센터의 준공을 완료하겠다고 약속했으나, 공사 지연으로 인해 예정일을 미뤘다. 이에 오뚜기 측에서는 준공 지연으로 인한 손해가 불가피하다는 이유를 들어 임차하지 않겠다고 통지했다. 현대인베스트먼트운용은 오뚜기가 법적구속력이 있는 임차확약서(LOC)를 제출한 만큼 책임지고 임차를 해야 한다며 최근 소송을 시작했다.

표면상의 이유는 준공 지연이지만 업계에서는 사태의 원인으로 악화된 물류센터 업황을 지목하고 있다. 물류센터 공급증가로 매물이 널린 임차인 우위 시장에서 오뚜기가 굳이 높은 임대료를 지불하지 않으려 했다는 것이다.

한 임대차 계약 브로커는 “준공이 늦어지더라도 LOC를 제출한 후에 약속을 깨는 건 자주 있는 일은 아니다”라며 “협상을 통해 임대료 감면 등 추가 혜택을 제공하는 식으로 조건을 다시 조정하는 게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오뚜기 측은 현대인베스트먼트운용의 협상 요청에 응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물류센터는 코로나가 심화됐던 2021년 전후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인기 투자처로 떠올랐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공급 과잉으로 상황이 반전됐다. 2020~2021년 즈음 착공을 시작한 창고들이 잇따라 준공되면서 지난해 말 기준 공급량이 전년 대비 두배 이상 증가했다. 물류센터는 착공에서 준공까지 통상 2~3년가량이 소요된다. 동시에 원자재값이 상승하면서 수익성이 크게 떨어지면서 투심도 악화됐다.

실제로 지난해부터 물류센터 임대차 시장은 빠르게 얼어붙었다. 한 부동산투자업계 관계자는 “상온창고의 경우 그나마 평당 3만원대를 유지하고 있으나, 저온창고는 공급 과잉이라 임차인이 부르는 게 값”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평당 6만원대 중반을 유지했으나 최근에는 이마저도 어렵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최근 임차인을 찾기 위해 초반에 임대료 감면 등 혜택을 내걸기도 하지만 임차인을 구하지 못해 공실로 두고 있는 경우도 많다”고 덧붙였다.

물류센터를 두고 갈등이 발생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임대차 뿐만 아니라 매입 계약에서도 문제가 터지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기도 했다. 한 부동산펀드 운용사가 선매입을 약속한 인천 저온 물류센터도 잔금 납입 지연 등의 문제가 생겼고, 안성에 위치한 저온 물류센터에서도 계약 이행 여부를 둘러싸고 분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문제는 운용사 혹은 임차인이 계약을 파기할 경우 다른 이해관계자가 그 손실을 떠안아야 한다는 점이다. 현대인베스트먼트운용은 해당 물류센터에 약 230억원 규모의 ‘현대인베로지스프로 제45호’ 부동산 펀드를 통해 투자를 진행했다. 에쿼티와 대출 비율은 약 20:80 정도로 대출 비중이 높게 짜여졌다.

펀드의 만기는 내년 7월로, 1년 내 소송에 승소하거나 임차인을 구하지 못하면 청산에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현대인베스트먼트운용측도 이번 투자에 대주 및 투자자들이 다수 얽혀있는 만큼 빠른 해결을 위해 소송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선 부동산투자업계 관계자는 “LOC를 제출했어도 거래가 취소되는 등 재작년만 해도 예상하기 어려웠던 일들이 발생하고 있다”며 “그만큼 물류센터 업황이 좋지 않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한편 내후년이 지나야 업황이 개선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부동산 펀드 운용역은 “올 초 착공을 시작한 물류센터가 거의 없는 상황이라 내후년 즈음에는 다시 공급이 줄어들 것”이라며 “온라인 상거래 시장 확대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기 때문에 결국 수요와 공급이 맞는 순간이 돌아올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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