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연체율 점검]꿈틀대는 기업대출…중기·소호발 리스크 우려⑤억제됐던 연체율 최근 반년새 껑충…시중은행 기업 연체율도 큰폭 상승
고설봉 기자공개 2023-07-18 07:08:21
[편집자주]
은행권이 연체율 상승으로 진통을 겪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3년간 급증한 대출과 최근 금리 상승의 여파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면서다. 시차를 두고 각 은행의 연체율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은행들은 부실 대출채권을 적극 매각하며 지표 관리에 나섰지만 연체율 상승을 막기에 역부족이다. 더벨은 국내 은행들의 연체율 현황을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7월 13일 16시0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로나19 기간 정부의 기업대출 장려 정책으로 은행들은 기업여신을 늘리는데 집중했다. 바젤Ⅲ 조기도입 과정에서 금융 당국은 각 은행들의 기업여신 증대를 주문했다. 전체 대출자산 가운데 기업여신 비율을 일정수준 이상 높이도록 권고했다. 이에 따라 기업대출은 코로나19를 계기로 꾸준히 증가했다.최근에는 급변하는 시장상황 및 은행들의 영업전략과 맞아떨어지면서 기업대출 증가세가 가파르다. 기준금리 인상과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가계대출 리스크가 커지면서 은행들은 기업대출로 눈을 돌렸다. 상대적으로 가계대출 대비 수익성은 일부 떨어지지만 상환여력 등에서 안정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기업대출에서도 부실징후가 포착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기업대출 연체율이 상승하면서 리스크관리 측면에서 부담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특히 중소기업대출에서 위험신호가 높다. 중소기업 법인과 자영업자 등 대상으로 기업여신을 늘린 은행일수록 위험 부담도 커졌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 기간 급증한 기업여신…눌렸던 연체율 꿈틀
기업대출은 통상 가계대출 대비 연체율 등이 낮은 것이 특징이다. 실제 국내 은행들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총대출자산 기준 연체율의 절반 이하 수준에서 관리되고 있다. 가계대출 연체율과 비교할 때 기업대출 연체율은 거의 3분의 1 이하 수준으로 머무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기업대출도 최근 리스크 관리 부담이 커지는 모습이다. 조금씩 연체율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기업대출 가운데 가장 약한 고리로 여겨지는 소상공인(SOHO)과 중소법인 대상 대출 등에선 연체율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대출 연체율도 동반 상승하는 모습이다.
올해 1분기말 기준 기업대출 연체율은 토스뱅크가 0.86%로 가장 높았다. 토스뱅크는 인터넷은행 가운데 가장 발빠르게 소호대출 등 기업대출을 취급하면서 시장을 확대해 왔다. 그러나 초반부터 연체율 관리에 허점이 노출된 것으로 평가된다. 가계대출과 함께 기업대출에서도 연체율이 빠르게 상승 중이다.

뒤를 이어 기업대출 연체율이 높은 곳은 주로 지방은행과 특수은행들이었다. 전북은행 0.78%, 대구은행 0.70%, 수협은행 0.50%, 기업은행 0.46%, 농협은행 0.42%, 제주은행 0.41%, 씨티은행 0.40%, 산업은행 0.40%, 광주은행 0.34%, 경남은행 0.31%, 부산은행 0.32% 등 순으로 기업대출 연체율이 높았다.
지방은행과 특수은행의 기업대출 연체율이 높은 이유는 차주 특성에 있다. 지방은행들은 주로 지방 소재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대상으로 자금을 공급하고 있다. 최근 경기침체와 소비심리 하락 등이 겹치면서 차주들의 상환여력이 떨어진 것이 지방은행들의 연체율 상승세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특수은행들의 경우 정책자금 집행 차원에서 비교적 신용도가 낮은 차주들에 자금을 많이 공급했다. 농협은행과 수협은행의 경우 농어촌 지역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자금을 많이 공급했다. 기업은행과 산업은행 등의 경우 정책 차원에서 중소기업 대출이 많았던 것이 최근 연체율 상승세의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상대적으로 기엽대출 가운데 대기업 등 우량차주들과 많이 거래하는 시중은행의 경우 기업대출 연체율이 비교적 안정화 돼 있다. 올 1분기말 기준 기업대출 연체율은 신한은행 0.30%, 하나은행 0.30%, 우리은행 0.29%, 국민은행 0.19%, 수출입은행 0.08%, SC은행 0.06% 등을 각각 기록했다.
인터넷은행 가운데 기업대출에 소극적인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경우 기업대출 연체율이 사실상 제로다. 올 1분기말 기준 케이뱅크 0.06%, 카카오뱅크 0.00%를 각각 기록했다. 기업대출 잔액이 거의 없는 만큼 연체율 집계 자체가 무의미하다.
◇중기·소호발 연체율 관리 비상…시중은행도 위태
전체적으로 기업대출 연체율 관리가 잘 이뤄지고 있지만 각 은행별로 기업대출자산을 뜯어보면 상황은 그리 긍정적이지 않다. 대기업대출 등에선 계속해 안정감이 높지만 중소기업과 소호 대출에선 연체율 상승세가 만만치 않다.
대기업대출 연체율은 전 은행권에서 안정화돼 있다. 올 1분기말 기준 대부분 은행의 대기업대출 연체율이 0.00%를 기록 중이다. 일부 지방은행의 경우 대기업대출 잔액이 극히 적기 때문에 사실상 연체율 집계가 무의미하다. 인터넷은행들의 경우는 대기업대출 잔액이 아예 없다.

대기업 거래가 많은 대형 시중은행과 농협은행 등의 경우 일부 연체율 상승세가 있지만 아직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다. 올 1분기말 기준 대형은행들의 대기업대출 연체율은 신한은행이 0.12%로 가장 높았다. 이어 국민은행 0.01%,, 하나은행 0.03%, 우리은행 0.00%, 농협은행 0.00%를 각각 기록했다.
문제는 중소기업대출과 소호대출이다. 모든 은행을 통틀어 최근 가파르게 이들 대출자산에서 연체율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기간 억제됐던 연체율 상승세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꿈틀대는 모습이다.
올해 1분기말 기준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일제히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지난해 1분기말 대비 올해 1분기말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이 상승한 곳은 20개 은행 가운데 17곳으로 집계됐다.
상승폭은 제법 크다. 토스뱅크 0.86% 포인트, 전북은행 0.40% 포인트, 대구은행 0.42% 포인트, 씨티은행 0.28% 포인트, 부산은행 0.13% 포인트, 수협은행 0.13% 포인트 등 지방은행의 상승세가 높았다.
시중은행들도 가파른 연체율 상승세를보였다. 국민은행 0.11% 포인트, 신한은행 0.05% 포인트, 우리은행 0.12% 포인트, 하나은행 0.12% 포인트 등을 각각 기록했다. 기업은행 0.21% 포인트, 농협은행 0.21% 포인트, 산업은행 0.02% 포인트 등 대형 특수은행들의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이 상승했다.

소호대출의 연체율 상승세는 속도가 더 빨랐다. 올 1분기말 기준 20개 은행 모두 소호대출 연체율이 일제히 상승했다. 상승폭도 컸다. 지난해 1분기말 대비 올해 1분기말 소호대출 연체율 상승폭은 국민은행 0.13% 포인트, 신한은행 0.18% 포인트, 우리은행 0.14% 포인트, 하나은행 0.24% 포인트 등 대형 시중은행들도 연체율 상승폭이 컸다.
지방은행은 상황이 더 안 좋다. 같은 기간 연체율 상승폭은 경남은행 0.16% 포인트, 광주은행 0.26% 포인트, 대구은행 0.42% 포인트, 부산은행 0.20% 포인트, 전북은행 0.33% 포인트, 제주은행 0.015 포인트 등이다. 특수은행들도 상황이 비슷하다. 농협은행 0.16% 포인트, 수협은행 0.13% 포인트, 기업은행 0.29% 포인트 각각 연체율이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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