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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로보어드바이저 일임 문고리 풀릴까…몸값 급등 콴텍·파운트·디셈버 등 증권업계 협력 구축 스킨십 확대

이돈섭 기자공개 2023-08-10 09:30:47

이 기사는 2023년 08월 04일 06: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로보어드바이저 업체에 퇴직연금 적립금 일임 시장 문이 열리면서 콴텍과 파운트, 디셈버 등 기존 로보어드바이저 업체들의 몸값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퇴직연금 일임계약 시장을 눈여겨보던 증권사들이 이들 업체와 협업 관계를 체결, 퇴직연금 시장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는 복안이다. 각 증권사가 얼마나 다른 솔루션을 내놓을지가 관건이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콴텍은 최근 한국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등 복수의 증권사와 퇴직연금 계좌에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만남을 가졌다. KB증권과 유진투자증권 등에 이어 최근 NH투자증권과 비대면 일임 서비스를 론칭, 퇴직연금 시장에서 증권사 파트너십 구축을 위해 스킨십을 늘리고 있는 모습이다.

콴텍 관계자는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외부 로보어드바이저 업체 제휴를 통한 퇴직연금 일임 서비스 진출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외부 업체와 협업을 진행할 경우 어떤 부분에서 차별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에 대한 문의가 쏟아지고 있지만 각 회사마다 상품 차별화 방안을 찾기가 쉽지만은 않다"고 전했다.

디셈버와 파운트 등 여타 다른 로보어드바이저 업체들 역시 증권사 소통 창구를 확대하고 있다. 모든 증권사와 협업 가능성을 상정해 놓고 특정 증권사와 협력 논의가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면 곧바로 드라이브를 걸 수 있도록 내부적인 정리를 마무리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는 게 로보어드바이저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말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에 퇴직연금 적립금을 일임 운용할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기재부는 정책 공표 전 콴텍과 파운트, 디셈버, 미래에셋증권 등과 직접 만나 올 하반기 혁신금융 공고를 발표하고 이르면 연내라도 관련 서비스 론칭이 가능토록 제도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현행법에 따르면 퇴직연금 적립금 자산관리 계약은 보험계약 혹은 신탁계약 형태이어야 한다. 일임계약 가능 여부에 대해서는 명시적 언급이 없지만 과거 고용노동부가 미래에셋증권 퇴직연금 랩어카운트 운용이 현행법 취지에 어긋난다는 해석을 내놓았기 때문에 사실상 퇴직연금 적립금의 일임계약 운용은 불가능하다고 본다.

이에 따라 증권업계에서는 퇴직연금 일임계약 허가를 꾸준히 건의해 왔지만 정책당국은 '근로자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있지 않은 이상 현재로선 검토가 어렵다'는 입장을 반복했다. 그런데 이번 기재부 정책은 부분적으로나마 퇴직연금 적립금 일임계약 문이 열린 셈이 돼 업계에선 그 여파 등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퇴직연금 일임계약 시장이 열리면 DC IRP 적립금을 기금화해 사업자에 운용을 일임하는 것을 포함해 랩어카운트 운용을 통해 굴리는 것도 가능해진다"며 "다만 이 경우 은행과 보험업권 등 일임 라이선스가 없는 타 업권 업체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외부 의견과는 달리 내부적으로는 기민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로보어드바이저 업체의 경우 증권 라이선스 부재로 자체 채널에서 계좌를 생성할 수 없기 때문에 금융회사와의 협력은 불가피하다. 코스콤 테스트베드를 통과하고 규제 샌드박스로 일임 시장에 진출하더라도 결국 사업자 협업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자체 로보어드바이저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던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타 퇴직연금 사업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서 시작할 수 있는 만큼 속도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기도 한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정책 발표 후 같은 선상에서 출발하는 것이 아닌 만큼, 선·후발주자 간 성적은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확대 해석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이번 혁신금융 정책이 아예 일임을 허락한다는 게 아니라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시범적으로 시장에 진출케 한 뒤 성과를 보고 판단하는 것인 만큼 로보어드바이저의 향후 운용 성과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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