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티넘인베, 애니젠 소수주주 편들기 '왜' 외부 사외이사 선임에 찬성표, 장기간 투자금 회수 못 해 '경영진 견제' 분석
구혜린 기자공개 2023-08-08 08:07:32
이 기사는 2023년 08월 04일 10시0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이하 에이티넘인베)가 최근 경영권 분쟁이 불거진 코스닥 상장사 '애니젠'의 소수주주 편을 들어 눈길을 끈다. 에이티넘인베스트는 과거 키움인베스트먼트와 함께 애니젠의 전환사채(CB)에 투자, 5%가량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주요 주주다. 장기간 투자사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왔으나, 주가 하락으로 투자금 회수가 요원해지면서 애니젠 경영진을 견제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에이티넘인베는 지난달 28일 개최된 애니젠의 임시주주총회에서 소수주주가 제안한 일부 안건에 찬성 의결권을 행사했다. 에이티넘인베는 현재 애니젠 지분 32만4738주(지분율 5.8%)를 보유한 주요 주주다.
에이티넘인베가 찬성한 소수주주 제안 안건은 사외이사 선임안이다. 앞서 경영권 분쟁 당사자인 스톤문조합은 2명의 사내이사(이승언, 이종영)와 2명의 사외이사(이성창, 이재홍), 1명의 감사(김경남) 후보 추천 안건을 제시했다. 모두 애니젠 외부 인사다. 주주총회 결과 감사 후보 선임 안건만 통과됐다.
사외이사 선임안은 부결됐으나, 상당한 득표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톤문조합 및 특수관계자가 보유한 애니젠 지분은 4%에 불과하다. 김재일 애니젠 대표 등 이사회 측 우호지분이 17%에 달하는 것을 고려하면 절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5% 이상 주주인 에이티넘인베가 소수주주 측 안건에 찬성 표를 던지면서 상황이 반전될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이는 애니젠과 에이티넘인베의 관계를 고려하면 상당히 이례적이다. 에이티넘인베가 애니젠과 인연을 맺은 건 지난 2018년이다. 당시 에이티넘인베와 키움인베스트먼트는 애니젠이 발행한 제2회차 CB에 각각 100억원, 50억원을 납입했다. 최근 키움의 경우 주식으로 전환하고 남은 CB를 애니젠에 되팔았으나, 에이티넘인베는 만기 1년 연장을 허용했다. 애니젠 측은 CB 상환 여력이 전무한 상태이며 에이티넘인베로부터 추가 투자도 기대하고 있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에이티넘인베가 애니젠 현 이사회를 견제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에이티넘인베는 2021년 애니젠의 주가 흐름이 좋을 때 절반의 CB를 주식으로 전환했지만, 전환된 주식 및 남은 50억원 규모 CB를 장기간 쥐고 있어야 했다. 애니젠의 주가가 전환가액 1만5397원을 한참 밑돌았던 탓이다. 해당 CB는 쿠폰금리가 0%, 만기금리는 1%에 불과해 초기부터 주식 전환 및 매각에 따른 차익 실현을 기대한 투자였다.
이같은 상황에서 소수주주의 의결권 행사 설득이 관철된 것으로 보인다. 분쟁 당사자인 소수주주 측은 애니젠 현 이사회가 시장과 전혀 소통하지 않아 기업가치가 떨어졌다고 강조하고 있다. 애니젠은 사외이사가 없어 자금조달 및 운용, 투자자 소통과 관련된 사내이사진의 독자결정에 제동을 걸 수 없는 구조란 점도 피력했다.
소수주주 측이 경영권 분쟁을 제기하면서 애니젠의 주가가 급등하기도 했다. 현재 애니젠은 1주당 1만5000원 선 초반에 거래되고 있어 CB 전환가를 웃돌 가능성이 높아진 상태다. 에이티넘인베 관계자는 "CB 전환은 내부 위원회에서 결정하는 거라 자세한 내용은 언급이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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