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08월 14일 09: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새마을금고 경영혁신위원회'의 혁신위원 선정 배경에 업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외부 전문가들 위주로 혁신위를 구성하면서도 원활한 의견 조율을 위해 내부 출신 인사 4명을 혁신위에 포함시켰다.

내부 혁신위원은 대부분 장기간 특정 금고의 이사장직을 역임한 인물들로 채워졌다. 새마을금고 측 입장을 적극 반영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차훈 새마을금고중앙회장이 오랜 기간 이사장으로 활동했던 금고의 현직 이사장도 혁신위원에 선정돼 혁신위 독립성 저하에 대한 우려도 일부 제기되고 있다.

지난 11일 새롭게 설치된 새마을금고 경영혁신위원회에는 총 12명의 위원들로 구성됐다. 12명 중 8명은 외부 출신 인사들이 선임됐으며 나머지 4명은 새마을금고 내부 인사들로 채워졌다. 외부 위원들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은, 예금보험공사, 한국수출입은행 등 여러 조직 출신 인사들이 다양하게 선임됐다. 여러 기관에서 추천을 받은 후 새마을금고중앙회 이사회에서 전문성 등을 고려해 선정했다.

내부인사 4명은 이사회 멤버 중에서 선임됐다. 새마을금고중앙회 이사는 크게 금고 이사장들이 선임되는 '이사장 이사'와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되는 '전문 이사'로 나뉜다. 이사장 이사는 총 12명이 있으며 이중에서 4명의 혁신위원이 선정됐다. 12명의 이사장 이사는 13개 지부의 지부 회장들 중에서 선출된다.

별도 선정 기준은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새마을금고 측은 내부 의견을 혁신위에 잘 전달할 수 있는 인물들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조직 내 영향력과 업무 능력 등이 평가에 복합적으로 반영됐다.

혁신위원 면면을 살펴보면 이사장 역임 기간이 우선적으로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혁신위원 중 한 명인 안세찬 순천북부새마을금고(광주·전남) 이사장은 지난 2000년부터 이사장직을 역임 중이다. 12명 중 가장 긴 임기를 자랑한다.

두 번째로 임기가 긴 박수용 부암동새마을금고(부산) 이사장도 혁신위원에 선임됐다. 박 이사장은 지난 2004년 처음 이사장에 당선됐다. 세 번째로 임기가 긴 김인 남대문충무로새마을금고(서울) 이사장은 혁신위원에서 제외됐다. 새마을금고 내 부회장직을 수행 중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김성진 열린새마을금고(전북) 이사장은 2012년 취임으로 앞 선 두 혁신위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임기가 짧지만 10년 이상 이사장을 지내고 있다. 12명 중 다섯 번째로 임기가 길다. 경력으로만 따지면 김용석 호남새마을금고(제주) 이사장이 김성진 이사장보다 1년 많지만 제주의 지역적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자산규모도 열린새마을금고가 9853억원으로 호남새마을금고(3828억원) 보다 두 배 이상 많다.
가장 눈길을 끄는 이는 김치규 동울산새마을금고 이사장이다. 김 이사장은 지난 2020년 이사장에 당선된 인물로 이사들 중 가장 임기가 짧다. 그럼에도 혁신위원 4인에 이름을 올렸다.

건전성 관리 성과가 타 금고에 비해 월등한 편도 아니다. 지난해 말 기준 동울산새마을금고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2.6%다. 청천새마을금고(0.05%), 속초중앙새마을금고(0.07%), 서청주새마을금고(0.09%) 등 다른 이사들이 이끄는 금고들에 비해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말에는 2.71%로 0.11%포인트 상승했다.

박차훈 새마을금고중앙회장과의 관계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김치규 이사장이 이끌고 있는 동울산새마을금고는 박 회장의 친정과 같은 곳이다. 박 회장은 1997년부터 2018년까지 21년동안 동울산새마을금고 이사장직을 역임했다. 김 이사장은 같은 금고에서 30년 이상 근무했다. 혁신위에 박 회장의 의견을 가장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인물로 평가 받는다.

일각에서는 혁신위의 독립성이 저해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외부 자문 기관인 혁신위에 혹시라도 중앙회장의 입김이 작용하게 될 경우 개혁의 동력 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