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금융 명가 신협]"평생 함께하는 동반자 신협 만들겠다"⑭조경현 등촌신협 이사장 "수익성과 상생 모두 실현하는 조합 목표"
김형석 기자공개 2023-10-13 07:11:44
[편집자주]
신용협동조합은 올해 창립 63년을 맞았다. 천주교 교인들의 자립을 위해 출범한 신협은 1600만명에 달하는 조합원과 자산 150조원의 대형 금융기관으로 자리매김했다. 신협의 성장 기반에는 지역 금융 기반의 상생·협력 정신이 바탕이 됐다. 이자이익을 기반으로 한 단순한 수익 창출이 아닌 지역 공동체와의 동반성장을 목표로 내실을 다진 결과물이다. 더벨은 신협을 이끌어가는 리더들을 만나 신협이 추구하고 있는 나눔경영과 포용금융 사례를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1일 15: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더 나은 내일을 위해 등촌신협의 지속적인 성장을 이뤄내겠다. 현재 상황에 안도하지 않고 지역사회와 동반 성장할 수 있는 조합이 되겠다."조경현 등촌신협 이사장(사진)의 목표는 확고하다. 지역사회에 공헌하기 위해서는 우선 신협의 재정이 탄탄해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조경현 이사장이 건전성과 수익성을 강조하고 있는 데는 과거 부실조합 위기를 체험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2016년 2월 등촌신협 이사장에 취임했다. 취임 직후 곧바로 문제가 발생했다. 그간 여신 관리 부재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한 것이다.
등촌신협은 2016년 1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총자산 541억원 중 부채가 528억원에 달해 순자본비율은 0.29%로 곤두박질했다. 신협법상 순자본비율이 2% 미만이면 재무상태개선권고 대상이다.
결국 조 이사장은 취임 두 달 만에 신협중앙회에서 재무개선 계획을 보고해야 했다. 보고 내용에는 향후 부실 조합의 정상화를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 포함됐다. 그는 1년 만에 부실조합지정에서 졸업하겠다고 보고했다. 하지만 중앙회에서 돌아온 답변은 4년 임기내에만 정상화였다. 부실 조합이 1년 만에 정상화에 성공한 사례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부실조합이 됐을 때는 취임한 지 2개월째로 실무책임자도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아 당시에는 부실조합의 의미도 정확히 알지 못했다"면서도 "의지를 갖고 부실관리를 하면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후 그는 매일 아침 7시에 출근했다. 출근 후 그는 가장 먼저 순자본비율을 높이기 위한 대책을 고민했다. 정상 조합 기준인 순자본비율 2%를 맞추기 위해 필요한 부실여신 감축액과 필요한 출자금 규모 등 매일같이 점검했다. 그는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회의실에 매일매일의 순자본비율을 표로 작성했다.
그는 "순자본비율 관리에 돌입한 뒤 2~3개월 만에 0.2%포인트 상승하는 효과를 봤고 노력의 성과가 보이자 직원들도 더욱 열심히 건전성 관리에 매진했다"며 "결국 1년 반 만에 정상 수치인 순자본비율 2%를 넘길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등촌신협은 부실조합 꼬리표를 떼고 우수조합으로 빠르게 진입했다. 2016년 540억원에 불과하던 총자산은 올해 8월 말 기준 5170억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8억원을 기록하며 2020년 이후 10억원 이상의 순이익을 내고 있다. 순자본비율은 지난 8월 말 기준 5.79%다. 순자본비율 5% 이상은 정상을 넘어 우수조합 분류 기준이다.
그는 실적 개선 속에서도 '지역상생금융'이라는 신협의 기본 가치 실현도 지속적으로 추진했다. 햇살론과 815해방대출 등 금융소외계층을 위한 상품을 지속적으로 운영했다. 전통시장 길거리 청소봉사와 기부도 진행했다.
이중 조 이사장이 역점을 둔 사회공헌 활동은 교육이다. 시골 출신인 그는 집안 경제적인 사정으로 중학교에 진학하지 못하는 사례를 많이 봤던 그는 지역사회에서 어린이들이 돈 걱정을 하지 않고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대표적인 교육사업은 원어민영어교실과 꿈나무공부방이다. 등촌신협은 원어민 강사를 초빙해 교재와 게임, PPT, 동영상 등 폭넓은 자료 활용으로 차별화된 영어 교육을 제공하고, 문화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아동들의 의사소통 능력 및 학습효과를 제고함으로써 자존감 형성의 기회를 제공했다. 꿈나무공부방은 등촌신협이 진행하는 수학강의 프로그램이다. 여기에 2명의 아동과 결연해 매월 10만원의 후원도 진행하고 있다.
그는 "경제적으로 힘들어 진학을 하지 못하는 사례를 보면서 이다음에 이들을 위한 교육 지원사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우리나라에 신협이 설립된지 60년이 넘으면서 '더불어 잘사는 공동체 실현'이라는 신협의 기본 가치가 점점 퇴색해가고 있다"며 "신협의 기본 가치를 되뇔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강조해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그는 "신협의 경쟁력은 수익성 개선으로만 설명할 수 없다"며 "진정한 신협의 경쟁력은 지역사회와의 상생과 소통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