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 풍향계]'커버리지' 뜨고 'PF' 지고…직종 선호도 희비 교차선호도 높은 기업금융 RM '인력난'…부동산PF 파트 '축소 일로'
김슬기 기자공개 2024-02-14 07:41:00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08일 09시0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증권사들이 전통 투자은행(IB)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면서 인력 선호도도 바뀌고 있다. 특히 영업의 기본이 되는 대기업 커버리지 담당자들을 찾고 있지만 해당 인력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평이다. 기업공개(IPO) 역시 잘하는 인력은 타 하우스로 이직을 잘 하지 않고 이직을 하더라도 타 업권으로 가는 경우가 많다.과거 자기자본을 투입해 단기간 내에 수익을 내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및 대체투자 분야가 성행할 때는 관련 인력이 인기를 끌었지만 지금은 시장 내 선호도가 떨어졌다는 후문이다. 여기에 금융감독원이 고강도의 부동산 PF 기획검사 등을 한만큼 인력 자정작용도 이뤄지는 추세라는 평이다.
◇ 기업금융·IPO 등 인력 찾기 '분주'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여러 대형 증권사들이 전통 IB 파트 강화를 위해 인력을 확충하고 있다. 이미 전통 IB 영업이 자리가 잘 잡힌 곳들보다는 최근 들어 관련 사업을 넓히려는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인력 영입이 이뤄지고 있다.
올 들어 하나증권은 기존 IB그룹을 IB1부문과 2부문으로 나누고 전통 IB를 담당하는 IB1부문, 특히 기업금융실의 인력 채용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기업금융본부장 역시 과거 NH투자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DS투자증권 등에서 관련 업무를 해왔던 김현호 상무를 영입했다. 실무자 역시 현재 수준보다는 늘려나간다는 방침이다.
대신증권 역시 지난해말 조직개편을 통해 기업금융담당을 2개로 확대개편했다. 최근 2년간 대신증권은 회사채나 유상증자 등 대기업 커버리지 확대를 위해 꾸준히 외부에서 사람을 뽑아왔다. 지난해에는 KB증권에서 RM(Relationship Manager)을 영입했고 연초부터 다수의 회사채 주관사 지위를 획득했다.
IB업계 관계자는 "최근 다수의 증권사들이 기업금융 파트를 강화하기 위해 사람을 찾고 있다"면서도 "회사 입장에서는 국내 톱티어 증권사에서 인력이 이동하길 바라고 있지만 상위권 증권사에서는 이동 유인이 크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기업금융 파트의 수익이 크지 않기 때문에 성과급을 높게 책정하는 구조를 짜기 쉽지 않다"고도 덧붙였다.
기업금융 뿐 아니라 IPO 인력을 찾기도 쉽지 않다. 다른 IB 업계 관계자는 "막상 IPO를 하다보면 업무가 생각보다 많고 자산운용사나 벤처캐피탈(VC)과 같은 바이사이드 사람들을 만나다보면 이직제안이 많아 VC나 IPO를 준비하는 곳의 CFO로 가는 경우가 흔하다"며 "증권사 IPO 인력은 타사 이직보다는 업권을 바꾸는 편"이라고 밝혔다.
◇ 금융당국, 부동산PF 인력 대대적 조사…인력 '옥석 가리기' 시작
전통 IB 업무에 대한 인력 채용에 대한 필요성은 커지고 있지만 그간 인기를 끌었던 부동산 PF 인력에 대한 선호도는 시들하다. 이미 다수의 증권사에서 부동산 관련 인력을 줄이는 추세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조직개편을 통해 부동산 관련 7개 본부를 4개로 통폐합했고 하이투자증권 역시 총괄 단위의 조직을 실로 개편했고 대규모 인력 조정이 진행됐다.
또한 금융당국도 부동산 PF 관련 조사를 대대적으로 진행, 업계 분위기가 위축됐다. 지난달 금융감독원은 5개 증권사에 대해 부동산 PF 기획검사를 실시했고 조사를 통해 임직원이 PF 사업장의 비공개 수익성·안정성 정보 등을 이용해 사익추구한 경우와 내부 통제 및 업무 프로세스의 적정성 등을 집중 점검했다. 실제 비공개정보를 활용해 부당이득을 수취하는 경우가 여러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더불어 금감원은 17개 증권사의 부동산 PF 성과보수 지급 실태를 모두 점검하는 등 고삐를 죄고 있다. 금감원 측은 "증권사가 그간 부동산 PF 익스포져를 과도하게 확대, 고수익을 추구했다고 보고 그 과정에서 관련 임직원에 대해서 거액의 성과급이 지급됐다"며 "증권사 성과보수체계 운영방식이 과도한 위험추구 행위를 방지하는 데 크게 미흡했다"고 평하기도 했다.
또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과거 부동산 PF 파트가 증권사의 주수입원이 되면서 관련 분야로 너도나도 인력이 몰렸다"며 "단기간 내에 많은 돈을 벌수 있다는 기대도 컸기 때문에 자질이 검증되지 않은 사람들도 대거 시장에 유입됐는데 이제는 옥석이 가려지는 시기라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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