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커버리지 지도]LG 회사채는 하이투자, '10년 넘는' 인연 배경은2010년대초 조달 절실했던 LG전자 사모채 조력...'역대 최대' LG엔솔 공모채 인수단도 참여
이정완 기자공개 2024-02-26 13:17:08
[편집자주]
증권사 IB들에게 대기업 커버리지(coverage) 역량은 곧 왕관이다. 이슈어와 회사채 발행이란 작은 인연을 계기로 IPO와 유상증자 등 다양한 자본조달 파트너로 관계를 맺을 수 있다. 기업들이 증권사를 선택하는 기준은 뭘까. 탄탄한 트랙레코드를 기반으로 한 실력이 될 수도 있고, 오너가와 인연 그리고 RM들의 오랜 네트워크로 이어진 돈독한 신뢰감 등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미친다. 기업과 증권사 IB들간 비즈니스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스토리를 좀 더 깊게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22일 09:41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이번 회사채 발행은 공모채 시장에서 새로운 역사를 썼다. 8000억원 발행을 목표로 했는데 수요예측에서 5조6100억원의 투자 수요가 몰렸다. 역대 최대 규모 주문이었다. 결국 단일 회차 기준 최대 규모 1조6000억원으로 조달액을 결정했다.LG에너지솔루션은 국내 대표 투자은행(IB)을 대거 주관사단에 포함시키며 만반의 준비를 했다. 대표 주관사가 6곳에 달한 만큼 인수회사는 많지 않았지만 그 틈을 비집고 들어간 중형급 증권사가 있다. 바로 하이투자증권이다.
하이투자증권은 LG에너지솔루션 외에도 올해 LG그룹 주요 계열사의 공모채 발행 때마다 빠지지 않고 인수회사로 참여했다. 10여년 전 LG전자의 회사채 발행 때 세일즈 역량을 인정 받은 뒤 지속적으로 신뢰를 나타내고 있다.
◇2010년대 초반, LG전자 '조력자'로 등판
2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하이투자증권은 최근 발행된 1조6000억원 규모 LG에너지솔루션 중 300억원의 물량을 책임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수요예측을 앞두고 지난해 회사채 대표주관 1위부터 4위를 모두 포함시켰다. KB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에 더해 미래에셋증권과 대신증권을 추가했다.
대규모 주관사단을 꾸린 만큼 인수단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하이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DB금융투자 세 곳을 추가했다. 하이투자증권은 인수 물량은 작지만 LG그룹과 인연을 이어가고 있어 눈길을 끈다.
IB업계에서는 2010년대 초반 하이투자증권이 LG전자 사모채 발행을 도운 것을 이 같은 친분의 배경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가 자금 조달을 고민할 때 하이투자증권이 투자자를 매칭시켜준 적이 있다"며 "이를 계기로 LG전자와 사이가 가까워졌는데 계열사 전반으로 세일즈 역량이 알려졌다"고 설명했다.
이후 LG전자는 조력자로 나섰던 하이투자증권에 대한 끊임없는 신뢰를 보냈다. 2013년 처음으로 공모채 대표 주관사로 선정된 것이다. 당시 40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했는데 하이투자증권은 600억원을 책임졌다. 하이투자증권은 이후 LG전자가 공모채를 발행할 때마다 대표 주관사단에 한 차례도 빠지지 않고 포함됐다. 지난해 3월 7000억원을 조달할 때도 하이투자증권이 이를 도왔다.
◇올해 LG유플러스·LG이노텍 공모채 발행 참여
하이투자증권은 LG전자와 친분 형성을 계기로 다수의 LG그룹 회사채 발행에 참여했다. 2013년 LG전자 공동 대표주관사 첫 선정 이듬해인 2014년 LG유플러스와 LG디스플레이 회사채 발행 공동 대표주관 업무를 맡았다. 이후로도 LG이노텍, LG하우시스(현 LX하우시스) 등의 회사채 발행 시 공동 대표주관사로 일했다.
이 덕에 지난해 하이투자증권은 지난해 LG그룹 회사채 인수 실적 6위에 오르기도 했다. LG그룹은 지난해 4조51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했는데 이 중 1720억원을 책임졌다. LG전자를 비롯해 LG유플러스,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등 주력 계열사가 하이투자증권을 중용했다.
이제 과제는 LG그룹 대표주관 확대다. 인수회사로선 많은 기업과 함께하고 있지만 대표주관은 LG전자에 머무르고 있어 한 차례 도약이 필요하다. 실적이 감소한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을 대신해 전통 IB 비즈니스 강화를 노리고 있는 만큼 부채자본시장(DCM)에서 LG그룹과 더 끈끈한 관계를 맺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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