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League Table]한국물, 벌써부터 '역대급' 발행 예고[KP/Overview]수은·산은부터 민간기업까지 180억달러 조달…2023년 발행액 경신도 가능
이정완 기자공개 2024-04-01 07:37:18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9일 11시0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물(Korean Paper) 시장은 2024년에도 연초부터 뜨거운 열기를 이어갔다. 2023년 공모 한국물 시장은 연간 500억달러에 육박하는 발행 실적을 나타내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는데 해가 바뀐 뒤에도 다수 기업이 시장을 찾았다.전통의 발행사인 한국수출입은행·KDB산업은행은 물론 SK하이닉스·현대캐피탈아메리카 같은 인지도 높은 민간기업도 일찌감치 조달에 나섰다. 글로벌 채권시장에서 중국의 크레딧 리스크로 인해 한국물이 차지하는 위상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는 평이 나온다.
◇분기 발행 실적, 사상 '최대치' 기록
더벨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2024년 1분기 공모 한국물 발행액은 180억418만달러로 2023년 1분기 발행액인 122억9649억원보다 46% 많았다.
이는 그동안 1분기 한국물 조달 규모와 비교해 봐도 많은 수준이다. 통상 1분기는 투자자의 자금 집행 수요와 빠르게 조달을 원하는 기업 수요가 맞물려 발행이 활발하다. 2020년대 들어 글로벌 채권시장을 찾는 우리 기업이 늘어나기 시작했는데 1분기 발행 규모는 120억~130억달러 수준을 유지했다.

2023년 말부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동결하며 금리 인하 시그널을 전달한 것이 발행 증가로 이어졌다. 금리 인하 기대감이 과도했다는 이유로 미 국채 10년물 시장금리가 연초 3.7%대에서 3월 말 현재 4.2%로 높아지기는 했으나 여전히 상반기가 지나면 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IB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기관투자자 입장에서도 하반기는 금리 조건이 지금보다 낮아질 것으로 보이니 상반기 등판하는 기업에 자금을 투입하는 셈"이라며 "한국물 발행사도 하반기 변동성을 피해 연초 발행이 유리했다"고 말했다.
핵심 발행주체인 한국수출입은행과 KDB산업은행은 선봉장 역할을 했다. 수출입은행은 1월 순수 국내기업으로는 처음 시장을 찾아 단숨에 20억달러를 확보했다. 이례적으로 수요예측 이틀 전부터 발행을 공식화해 주문 확보에 공을 들였다. 산업은행은 완전히 새로운 이정표를 썼다. 국내 최초로 선진국형 모델인 'SSA(Sovereign, Supranational and Agency)' 시장에서 30억달러 발행을 확정했다. SSA란 이름에 걸맞게 중앙은행, 국제기구, 국부펀드 투자자가 산업은행에 투자했다.
공공 영역 발행사 중에선 한국물 큰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한국주택금융공사가 눈에 띈다. 1분기에만 세 차례 시장을 찾았는데 글로벌본드·유로커버드본드·스위스프랑커버드본드로 조달 선택지를 다각화했다. 특례 부동산대출 잔액 증가로 외화 조달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사실상 '데뷔전' LG전자·현대카드 등판 예정
민간기업 중에서 특수은행만큼 발행하는 곳도 늘고 있다. 현대캐피탈아메리카의 경우 북미 지역 현대차그룹 판매를 뒷받침하기 위해 1월 25억달러, 3월 17억달러 규모 글로벌본드를 발행했다.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시장점유율 2위인 SK하이닉스도 산업 내 압도적 경쟁력을 바탕으로 단숨에 15억달러를 확보했다. 이밖에 배터리 투자가 시급한 SK온의 미국법인 SK배터리아메리카도 유로본드로 5억달러를 마련했다.
1분기에는 그동안 한국물 시장에서 볼 수 없던 생소한 민간기업 발행사도 나타났다. 대우건설이 대표적 예다. 해외로 조달 영토를 넓히기 위해 싱가포르에서 아시아개발은행(ADB) 산하 신용보증투자기구(CGIF) 보증을 받아 싱가포르달러채를 찍었다. 국내 건설채 조달이 어렵다 보니 외화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은 셈이다.
2분기에도 사실상의 데뷔전을 치르는 기업이 등장할 예정이다. LG전자는 이달 초 글로벌IB와 함께 달러채 발행을 위해 투자자를 만나고 왔다. 아직 발행 일정을 확정하진 않았으나 내달 발행이 유력하게 점쳐진다. 만약 공모 한국물을 찍는다면 2012년 이후 12년 만이다. 현대카드도 17년 만의 복귀전을 준비 중이다. 마찬가지로 이달 중순 글로벌IB와 투심을 확인하고 돌아왔다.
IB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한국 시장에서 회사채를 찍던 기업이 외화 조달 시장으로 지속 눈을 돌리고 있다"며 "양호한 실적을 갖추고 해외 인지도가 높은 기업은 조달처를 다양하게 가져가려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국물 시장은 그간 특수은행과 공기업을 중심으로 발행이 이뤄졌는데 이처럼 민간기업 뉴이슈어(New issuer)가 늘어난다면 2023년을 뛰어넘는 발행 실적도 가능해 보인다. 2023년 공모 한국물 발행액은 496억달러로 매분기 100억달러 넘는 조달이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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