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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회장, 호암재단에만 '개인자격 기부' 의미는 작년 2억 출연, '인재제일’ 원칙 계승·삼성 '적통' 재확인

김경태 기자공개 2024-05-08 10:07:11

이 기사는 2024년 05월 03일 11: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호암재단에 현금 기부를 이어갔다. 이 회장은 호암재단의 작년 기부자 가운데 개인으로는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그는 호암상 시상식을 직접 챙기며 고 이병철 삼성 창업회장의 '인재제일' 원칙을 계승하고 있다. 또 오너 3세 중 홀로 기부에 나서면서 그룹의 적통이라는 이미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3일 국세청 공익법인 공시에 따르면 이 회장은 작년 호암재단에 개인자격으로 2억원을 기부했다. 그가 호암재단에 현금을 기부한 것은 3년 연속이다. 2021년에 4억원, 2022년에는 2억원을 기부한 바 있다.

이 회장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호암재단 기부자 중 유일한 개인이다. 작년 호암재단은 52억원의 기부금을 받았다. 2022년과 동일한 금액이다. 이 회장을 제외하고 작년 호암재단에 기부한 곳으로는 삼성그룹 계열사들이 이름을 올렸다.

삼성전자가 34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는 삼성디스플레이 7억5000만원, 삼성SDI 2억2000만원, 삼성전기 1억6000만원, 삼성물산 1억5000만원, 삼성SDS 1억1000만원, 삼성엔지니어링(현 삼성E&A) 9000만원, 삼성증권 6000만원, 제일기획 4000만원, 에스원 2000만원 등이다.


이 회장이 삼성그룹이 설립한 다른 재단보다 호암재단에 개인기부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삼성그룹의 재단으로는 삼성복지재단, 삼성문화재단, 삼성생명공익재단 등이 있다. 이중 삼성생명공익재단에는 2021년에 실명으로 10억원을 기부한 적이 있다. 하지만 재작년과 작년에 개인자격으로 실명 기부한 곳은 호암재단이 유일하다.

물론 이 회장은 익명으로도 기부를 이어오고 있다. 최근 화제가 된 요셉의원을 20여년 간 후원한 것이 대표적이다. 요셉의원은 쪽방촌의 극빈 환자를 치료하는 곳이다. 고 선우경식 요셉의원 설립자의 삶을 소개하는 책 '의사 선우경식'을 통해 해당 내용이 알려졌다.

이 회장의 호암재단 기부는 그룹의 적통이라는 점을 간접적으로 재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호암재단은 고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이 고 이 창업회장의 1997년 6월 설립했다. 설립 당시에는 범 삼성가의 기업이 기부금을 출연했다. 삼성전자가 5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은 제일제당으로 12억5000만원을, 신세계백화점도 10억원을 기부했다. 한솔그룹 계열사인 한솔제지, 한솔개발, 한솔화학 등도 호암재단의 초기 출연자다. 범 삼성가의 새한미디어, 새한텔레콤 등도 기부했다.

창업회장과 선대회장의 '인재제일' 원칙을 승계한다는 점도 있다. 삼성그룹은 1991년부터 삼성호암상을 시상하고 있다. 해마다 과학과 공학, 예술과 사회봉사 등 영역에서 기여한 한국인 또는 한국계 인사에게 시상한다. 호암재단이 1997년 설립된 뒤에는 상금을 증액했고 현재 분야별 각각 3억원이다.

이 회장은 2021년과 작년에 시상식에 직접 참석했다. 호암재단은 이 회장의 제안에 따라 2021년부터 삼성호암상 과학 분야 시상을 확대하기도 했다.

호암상 시상식은 이달 31일 개최될 예정이다.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올해도 시상식에 직접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삼성물산 합병 관련 소송의 2심이 재개됐지만 공판준비기일이 이달 27일이라 호암상 시상식 참석에 큰 변수가 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올해 호암상 수상자는 총 6명이다. 수상자는 △과학상 화학·생명과학부문 혜란 다윈 미 뉴욕대 교수 △과학상 물리·수학부문 고 남세우 미 국립표준기술연구소 연구원 △공학상 이수인 미 워싱턴대 교수 △의학상 피터 박 미 하버드의대 교수 △예술상 한강 소설가 △사회봉사상 제라딘 라이언 수녀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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