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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어 人사이드]"초저가 EPP 라인업 준비, 연관 구매 확대 노력 지속"[홈플러스] 강재준 차·주류팀장 "공산품 부문 매출 성장률 1등"

정유현 기자공개 2024-05-22 09:27:48

[편집자주]

바이어(Buyer)는 유통업계의 꽃이라 불린다. 상품 기획력에 따라 유통가의 매출 지형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최근 고물가 한파가 몰아치고 대규모 자본을 등에 업은 중국 커머스가 불을 지핀 유통가의 '쩐의 전쟁' 최전선에서 뛰고 있는 바이어들을 더벨이 직접 만났다. 바이어의 입을 통해 각 사별 바잉 파워를 살펴보고 실무진의 시각으로 오프라인 강화 전략까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20일 15: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로나19' 기간 홈술족이 늘어나며 유통업계에서 와인 경쟁이 심화됐다. 와인을 신성장 먹거리로 삼고 직수입·유통하는 전문 자회사를 인수하거나 해외 와이너리를 사들이는 등의 노력이 지속됐다.

하지만 엔데믹 이후 고물가·고금리에 따른 경기 침체에 따라 대형마트의 와인 수요가 편의점 등 할인점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주류 트렌드도 빠르게 변화했고 소비자들의 취향이 변화하며 와인에 힘을 줬던 유통 업체들이 부침을 겪고 있다.

한때 이 같은 분위기에 발맞춰 홈플러스도 본사가 위치한 강서점 1층에 와인 전문점을 오픈하는 것을 검토했다. 하지만 당시 차·주류 팀장으로 부임했던 강재준 바이어는 회사에 반대 의사를 표시했다. 와인에 집중하기보다는 주류 포트폴리오 다각화 전략을 펼치자고 목소리를 낸 것이다. 트렌드의 흐름을 빠르게 짚었던 강 팀장의 전략은 적중했다.

한 종류의 주류에 힘을 주는 것이 아닌 위스키, 와인, 믹솔로지 등 다양한 소비자의 니즈에 부합하는 대형마트에 최적된 주류 코너인 '더 홈바(The home bar)'를 제안했다. 주류를 사러 홈플러스를 방문하는 고객이 많아지며 비식품 분야에서는 집객 효과가 가장 큰 카테고리로 이름을 올렸다.

향후 초저가 EPP(Entry price points) 상품의 라인업을 확장하며 온라인에서 체험할 수 없는 오프라인만의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다. 고객 체류 시간을 늘려 다른 카테고리의 연관 구매를 확대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

◇주류 포트폴리오 다각화 전략 제시, 더 홈바 매출 매달 20%씩 성장

최근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에서 만난 강재준 차·주류팀장(사진)은 "더 홈바는 메가푸드마켓으로 리뉴얼한 27개 매장 전체에 꾸려졌고 매출이 매월 20%씩 성장하고 있다"며 "와인의 경우 수입 통계량은 마이너스(-)지만 홈플러스는 전년에도 매출을 방어했을 정도이며 한쪽에 치우치지 않게 주류 폴리오를 꾸린 것이 성장의 비결이다"고 강조했다.

강 팀장은 2010년 홈플러스에 입사한 후 익스프레스 공산품 바이어, 하이퍼 제과 바이어, 음료 바이어, 주류 바이어, 유아동 바이어, 차·커피 바이어 등 다양한 포맷과 카테고리를 두루 거친 '홈플러스맨'이다. 대표적인 기호식품인 차주류 팀장으로 부임한 것은 2022년이다. 특정 카테고리 팀장을 넘어 바잉 조직의 팀장으로서 대형마트의 차주류 코너의 역할에 대한 고민을 지속할 정도로 애사심이 넘치는 인물이다.

강 팀장은 "보통 경쟁사의 경우 주류 팀은 주류만 담당하는데 홈플러스는 기호식품으로 분류해 커피와 차, 주류를 한 팀이 담당한다"며 "부임 당시 경쟁사가 와인 분야의 외형 성장에 집중했고 홈플러스도 변화를 준비했지만 오픈 비용과 재고 비용을 감안하면 수익 모델이 나올 수 없다고 판단해 반대를 했다"고 말했다.

강 팀장이 고심 끝에 내놓은 차세대 주류 매장인 '더 홈바'는 와인과 위스키, 믹솔로지 상품을 적절하게 배분한 알찬 매장이라 평가받는다. 위스키 라이브러리(Whisky Library), 믹솔로지존(Mixology+존) 등을 운영하며 주류 단골 확보에도 성공했다. 믹솔로지존에서 시작된 것이 RTD(Ready to Drink) 타입의 캔 하이볼이다. 홈플러스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차별화된 단독 상품을 선보이며 고객을 오프라인 매장으로 불러들였다.

강 팀장은 "트렌드를 빨리 읽고 빨리 실행하는 것이 장사를 잘하는 것이다"며 "지금 주류 트렌드는 하이볼에서 멈춰있는 상태인데 한국인의 주종 선호도를 보면 맥주와 소주 등이 높기 때문에 비교적 객단가가 높은 위스키 등의 주종으로 전이될 기회가 많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올해는 최저가 제품 라인 확장에 집중할 계획이다. 고물가로 지갑이 얇아진 고객들은 주류에 있어 도전을 하기보다는 기존 제품을 구매하는 경향이 있다. 초저가 상품으로 진입 장벽을 낮춘 후 신규 고객을 확보할 계획이다. 4900원 와인, 9900원 럼·진·보드카·위스키, 1만9900원 버번 위스키, 3만4900원 싱글몰트 위스키 등이 예시다.

강 팀장은 "기존에 EPP로 론칭한 제품은 매출이 60% 정도 성장했다"며 "적정 수준의 제품으로 안먹어본 주류의 진입 장벽을 낮춰서 신규 고객을 확보해 전체 파이를 늘려나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커피 갤러리 통한 연관 구매 효과 체감, 주주클럽 회원 60%가 연관 쇼핑

강 팀장은 '커피 갤러리' 성과를 통해 고객들의 연관 구매 효과를 실감했다. 빅데이터를 통해 고객 동선을 파악해 '연관 쇼핑' 테스트에 나선 것이다. 커피 갤러리는 다양한 커피와 캡슐 등을 한데 모으고 비식품인 커피 머신도 매대에 함께 배치했다. 구획별로 나눴던 기존의 획일적 구분을 깨고 연관 진열 방식을 도입한 것이다.

강 팀장은 "믹스 커피 트렌드가 감소하고 있고 원두나 캡슐 분야 성장률이 도드라지는 트렌드를 파악했다"며 "커피 갤러리도 믹스커피, 원두, 드립 등으로 나눠지고 커피 머신을 연계 배치해 원스톱 쇼핑이 가능하도록 구조를 짜다보니 2021년 대비 매출이 30% 이상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에 커피 머신은 비식품층에 있었기 때문에 매출 비중이 작았는데, 커피 갤러리 도입 이후 커피 머신 매출은 20배, 커피 용품은 10배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경험을 쌓은 강 팀장은 고객들이 커피, 주류 등을 통해 홈플러스 매장에 고객이 올 수 있는 이유를 만들기 위해 오늘도 계속 전략을 고민하고 있다. 주주클럽이나 더 홈바 같은 특화 코너를 통해 타 카테고리의 구매를 높이려고 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2022년 론칭한 주류 단골 고객을 겨냥한 멤버십인 '주주클럽'의 경우 누적 회원 수 36만명, 구매율 40%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전체 회원의 60%가 주류를 구매하며 연관 쇼핑을 진행하고 있다.

강 팀장은 "주류의 경우 온라인 판매에 제약이 있기 때문에 오프라인에서 특히나 강점이 있는 분야다"며 "주류 매장을 방문할 수 있도록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페어링 푸드, 안주류 등을 연관구매 할 수 있는 다양한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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