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모니터]헤지펀드 '투톱' 꽂힌 산일전기, 실적 잭팟에 밸류 '껑충'타임폴리오·DS 등 최대주주측 구주 인수…슈퍼사이클 맞은 변압기 기업
양정우 기자공개 2024-06-26 07:58:49
이 기사는 2024년 06월 25일 07: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특수 변압기 기업인 산일전기가 올해 1분기 실적 잭팟을 거둔 덕에 껑충 뛴 몸값으로 기업공개(IPO)에 돌입한다.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하기 직전 투자에 나선 DS자산운용과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쏠쏠한 차익을 거둘 것으로 관측된다.산일전기는 글로벌 변압기 시장에 '슈퍼 사이클'이 찾아오면서 일찌감치 투자 시장의 이목을 끌었다. IPO에 임박해 최대주주 등의 구주 물량이 등장하면서 투자사 간 경합이 벌어졌다. 결국 주주로 최종 낙점을 받은 건 헤지펀드업계의 투톱으로 불리는 하우스들이었다.
◇특수 변압기 산일전기, 유가증권시장 도전장…밸류에이션 눈길, 할인 전 1조 시총
25일 IB업계에 따르면 산일전기는 내달 말 유가증권시장 입성에 도전해 760만주의 공모를 시도한다. 주당 공모 희망가는 2만4000∼3만원으로 총 공모 예정 금액은 약 1824억∼2280억원이다.
눈에 띄는 건 산일전기의 밸류에이션이다. 희망가 산출을 위한 할인에 나서기 전 공모가는 3만4984원이다. 적용 주식수를 감안할 경우 할인 전 적정시가총액이 1조905억원에 달한다. IPO에 나서기 전 최대주주측이 구주 매출을 시도했을 때의 단가와 비교하면 불과 1년이 지나기도 전에 기업가치가 드라마틱하게 상승했다.
이런 밸류에이션은 무엇보다 산일전기의 실적이 껑충 뛴 덕이다. 지난 1분기 당기순이익이 165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94억원)보다 2배 가까이 증가했다. 2024년 1분기 기준
과거 12개월(LTM) 당기순이익으로 기업가치 산정에 나선 만큼 올해 호실적이 반영된 게 상장 밸류 확대의 일등공신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산일전기는 이미 흑자 기조에 안착한 업체여서 미래 추정 실적을 현재 가치로 할인하는 밸류에이션을 시도하지 않았다"며 "IPO 직전 구주 매매 당시보다 가격이 훌쩍 뛴 건 1분기 실적이 대폭 개선된 덕분"이라고 말했다.
변압기(사진)를 생산하는 산일전기는 올해뿐 아니라 그간 꾸준히 실적 성장세를 고수해왔다. 2022년 매출액이 전년보다 97.3% 늘어난 1279억3451만원을 기록하면서 창립 이래 처음으로 1000억원 대 고지를 넘어서기도 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의 경우 4억8136만원에서 171억4955만원으로 급증했다.
◇장덕수의 DS운용, IPO 전 FI 합류…슈퍼사이클 수혜, 중소업체 중 매출 선두
산일전기의 선전에 고무된 건 구주 매출 당시 투자자로 나선 한국형 헤지펀드 운용사들이다. 이 때 DS자산운용과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이 뛰어들어 물량 확보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구주 물량을 확보하고자 투자사 간 물밑 경쟁이 치열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DS운용의 경우 장 회장이 성장 잠재력에 후한 평가를 내리면서 공격적으로 접근한 것으로 파악된다. 산일전기측에서도 다른 기관보다는 선구안으로 유명한 장 회장의 DS운용을 투자사로 내세우는 게 유리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진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DS운용은 하우스가 가진 펀드로 50억원 가량을 투입한 것으로 안다"며 "일단 할인 전 공모가 기준으로도 2배 이상의 평가차익이 예상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상장과 회수 결과에 따라 최종 수익률이 뒤바뀌겠으나 근래 들어 엑시트 기대감이 큰 딜"이라고 덧붙였다.
산일전기는 투자 시장에서 '핫'한 기업으로 꼽혔다. 글로벌 변압기 시장의 초호황 추세에 국내 변압기 상장사의 주가가 1년 내내 상승 랠리를 벌인 데다 실제 실적의 증가 추세가 미래 성장성을 입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전력망의 대대적 교체 주기가 도래하고 있다.
국내 변압기 섹터에서 중소 제조업체 중 매출액 1위를 고수하고 있는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변압기 시장은 대기업과 중소업체가 주력하는 영역이 나눠져 있다. 전압을 높이는 승압용 대형 변압기는 주로 대기업이 생산하고 반대로 낮추는 강압에 필요한 변압기는 중소업체가 주로 제조한다. 결과적으로 중소기업 영역에서는 최상위 볼륨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DS자산운용과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이 보유한 지분은 상장일로부터 6개월 간 처분이 불가능하다. 상장 예비심사 신청일 전 1년 이내에 최대주주 등이 소유하는 주식 등을 취득했기 때문이다. 의무보유 기간이 지난 뒤부터 회수 플랜을 가동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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