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VC 톺아보기] 사회적 책임’ 포스코기술투자, 친환경 투자사로 변신①'창투사→신기사→지주사 CVC' 27년 여정…포스코홀딩스와 시너지 극대화 목표
이채원 기자공개 2024-07-18 08:17:58
[편집자주]
1997년 설립된 포스코기술투자가 써내려온 역사는 CVC의 모범 사례다. 벤처캐피탈(VC)을 통해 창업생태계에 지원하며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던 포스코의 의도에 걸맞게 약 30년 간 유망 벤처기업 발굴에 힘썼다. 최근 포스코기술투자는 정체성에 변화를 줬다. 포스코가 철강회사에서 친환경 미래소재 대표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지주회사로 체제 개편함에 따라 포스코기술투자 역시 지주사형 CVC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포스코기술투자 역시 친환경 사회 구현에 기여하는(Investment, Greening future) 투자전문회사로의 변신을 예고했다. 포스코기술투자가 걸어온 발자취를 돌아보고 향후 미래 성장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6일 16: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기업집단 산하 CVC는 80여곳이 넘는다. 이 가운데 포스코기술투자만큼 오랜 업력을 자랑하는 CVC는 드물다. 1999년 설립된 삼성벤처투자보다 2년 빠른 1997년 탄생했다. 포스코기술투자보다 먼저 발을 뗀 CVC는 1989년 설립된 BGF그룹의 보광인베스트밖에 없다.든든한 모기업을 등에 업은 포스코기술투자는 운용자산(AUM) 규모가 1조원이 넘는 대형 벤처캐피탈로 성장했다. 대기업집단 산하 CVC 가운데 AUM이 조 단위인 곳은 삼성벤처투자와 포스코기술투자밖에 없다. 명실상부 국내 대표 CVC라 할만하다.
당초 포스코(옛 포항제철)가 포스코기술투자를 설립한 이유는 중소기업 창업자에게 투자함으로써 중소기업의 체질을 강화하고 경쟁력을 제고할 목적이었다. 소위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기치였다. 실제 포스코기술투자는 지난 30여 년간 중소 창업 생태계 조성에 지속적으로 이바지해왔다.
설립 이후 약 25년 만에 포스코기술투자는 아이덴티티에 변화를 줬다. 모기업인 포스코가 지주사로 전환하면서 일반지주 CVC로 변신했다. 포스코그룹의 유일한 금융계열사인 포스코기술투자는 포스코의 미래 비전에 발맞춰 친환경 사회 구현에 기여하는 투자전문 회사로 도약하고자 한다. 철강, 2차전지, 소재, 에너지 등 그룹의 7대 핵심 전략사업에 중점을 두고 투자하며 그룹의 신성장 동력 발굴에 중추적인 역할을 맡는다. 포스코홀딩스와 동행하는 포스코기술투자가 향후 어떤 행보를 보여줄지 주목된다.
◇포스코 자본금 100억원 출자 설립…ICT→엔터테인먼트 다방면 투자역량 입증
1997년 포항제철은 중소기업과 창업생태계에 지원하며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자 자본금 100억원을 출자해 포스텍기술투자(포스코기술투자)를 출범시켰다. 시작은 중소기업 창업투자회사였다. 2000년 포스코는 포항공과대학교(포스텍)에 5% 지분을 매각했고 포스코기술투자 지분은 포스코와 포스텍이 각각 95%, 5%를 보유했다.
당시 포스코는 포스코기술투자의 경영권을 포스텍에 넘겨 투자대상업체 선정 및 평가, 투자. 기술지원 정보제공, 경영관리 자문 등 경영에 관한 모든 권한을 위임했다. 포스코가 포스텍에 5% 지분을 넘겨준 것 역시 포스텍이 지분참여를 통해 ‘포항공대 재단의 책임감 있는 위탁경영 및 공대우수인력 활용’을 하기를 바라는 의도였다.
초기 포스코기술투자는 포스텍의 영향으로 정보통신, 전산소프트웨어, 생명과학 분야의 유망 벤처기업에 주로 투자했다. 포스텍과 협업하면서 다양한 벤처 지원사업을 벌이기도 했다. 1999년 포스텍 창업보육센터에서 유망 벤처기업을 대상으로 입주사를 모집하면 포스코기술투자는 입주사에 자금지원을 해주는 혜택을 제공했다. 또 포스텍에서 중소기업인들을 대상으로 창업의욕을 복돋아 주기 위해 ‘벤처창업 로드-쇼’를 개최하면 포스코기술투자의 투자업무도 함께 소개되곤 했다.
포스코는 포스코기술투자에 아낌없는 금전적 지원을 단행했다. 1999년 100억원으로 설립된 이후 수차례 유상증자를 단행해 현재 자본금은 1000억원을 웃돈다. 포스코기술투자는 포스코의 지원에 힘입어 활발한 투자활동을 벌였다. 1999년 12월 90억원 규모 포스텍벤처펀드 1호 투자조합을 결성했고 2000년에는 100억원 규모 포스텍벤처펀드 2호 투자조합을, 2001년 5월에는 55억원 규모 포항벤처투자조합을 결성했다.
포스텍벤처펀드 1호 투자조합으로는 토필드(현 푸른소나무), 카페24, 뉴로텔레콤 등의 기업을 발굴했다. 포스텍벤처펀드 2호 투자조합으로는 픽셀플러스, 에버다임, 씨트리 등을 대표 포트폴리오로 담았으며 포항벤처투자조합으로는 케너텍, 카보닉스 등에 투자했다.
◇2004년 창투사 → 신기사 변신, 투자 영토 다각화
이후 2004년 포스코기술투자는 첫 변곡점을 맞이한다. 창업투자사에서 신기술사업금융회사(신기술사)로 전환하며 3개 펀드를 모두 조기 청산했다. 만기일보다 먼저 청산했음에도 수익률은 우수했다. 포스텍벤처펀드 1호 투자조합으로는 일반투자자에게 원금을 분배했고 포스텍벤처펀드 2호 투자조합은 IRR 4.88%, 멀티플 1.23배를 기록했다. 포항벤처투자조합으로는 멀티플 1.02배 성과를 냈다.
신기술사업금융회사는 신기술투자조합을 포함해 벤처투자조합, 사모펀드 등 여러 형태의 펀드 결성이 가능하다. 창업 7년 이내 중소기업에만 투자할 수 있는 창업투자회사에 비해 신기술사업금융회사는 투자 가능 대상이 넓다.
이후 하우스는 다양한 분야에서 펀드를 결성하고 투자를 단행하며 우수한 성과를 냈다. 현재까지 청산한 펀드만 34개에 달한다. 2006년 포스텍전력전기펀드(285억원)를 결성해 태양광 발전, 소수력·풍력·조력발전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했다. 특히 2008년 국내 태양광 인버터 생산기업인 다쓰테크에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했고, 투자 5년 만에 원금의 3배를 회수했다.
2010년에는 포스텍초기기업펀드(100억원)와 포스코패밀리전략펀드(1000억원)을, 2012년에는 한화·KB금융과 컨소시엄을 이뤄 2000억원 규모 동반성장 사모펀드(PEF)를 결성했다. 2013년에는 국민연금과 손잡고 아르셀로미탈 광산 지분 인수를 위해 펀드를 조성하는가 하면 2014년 국내 최초의 여성 VC펀드로 출범한 포스코여성전문투자조합을 결성하기도 했다.
포스코기술투자는 이들 펀드로 ICT제조·서비스·전기·전자뿐 아니라 엔터·유통소비재까지 폭넓게 투자했다. 특히 2011년 포스텍초기기업펀드를 통해 5억원 투자한 직방은 78억원에 회수하며 15.6배 멀티플 성과를 냈다. 고려반도체시스템에는 10억원을 투자해 98억원에 회수했고 네오펙트에는 2억원을 투자해 29억원에 회수하며 멀티플 14.5배를 기록했다.
포스코기술투자는 지난달 기준으로 전체 청산 펀드 IRR 11.87%, 멀티플이 1.43배에 달하는 등 투자 역량을 톡톡히 증명하고 있다. 그 중 가장 수익률이 높았던 펀드는 2020년 결성하고 2023년 청산한 씨앤피씨씨신기술제1호투자조합이다. 성일하이텍에 투자해 IRR 75.23%, 멀티플 3.66배를 기록했다.
2020년 에이피알에 투자한 피씨씨-비엠 프로젝트투자조합2호는 68.18%의 IRR과 6.27배 멀티플을 기록했고 2019년 원준에 투자한 피씨씨이브이신기술투자조합으로는 IRR 51.65%, 멀티플 2.65배라는 성과를 냈다.
◇두 번째 변곡점 '지주사형 CVC 전환'…시설대여업·할부금융업 라이선스 반납
하우스는 지주사형 CVC로 전환하며 두번째 변곡점을 맞이한다. 2022년부터 사모펀드(PEF) 운용 자산을 줄이기 시작했다. AUM 역시 서서히 줄어들었다. 하우스는 약 2년 간 CVC 전환을 위해 PEF와 여신 자금을 정리했다.
통상 일반지주사는 산하에 금융회사를 갖지 못하도록 돼 있지만 2022년부터 CVC 소유는 가능해졌다. 대신 일반지주사가 100% 지분을 보유해야 하고 여신 등 타 금융업을 할 수 없다. 또 지주사 CVC에선 PEF 운용 역시 금지된다. 포스코기술투자가 PEF와 여신 자금을 모두 정리한 이유다.
포스코기술투자는 포스코가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2022년 3월 이후 약 1년 6개월 만에 CVC 전환 작업을 마쳤다. 하우스는 지난해 말 금융당국에 시설대여업, 할부금융업 라이선스를 반납했다. 이와 함께 신기술사업금융회사에서 신기술사업전문금융회사(신기전사)로 라이선스를 변경했다.
이제 포스코기술투자는 포스코그룹과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는 방향으로 투자에 나서려고 한다. 이차전지 소재, 에너지, 수자원산업 등 그룹의 미래와 전략에 연관성 있는 성장 잠재력을 가진 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예정이다.
더벨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포스코기술투자는 2019년 처음으로 운용자산(AUM) 1조클럽에 들어갔다. 당시 하우스의 AUM은 1조275억원이었다. 이후 2021년 1조756억원의 AUM을 기록하는 등 꾸준히 운용자산을 늘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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