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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 호텔사업 점검]줄줄이 이어지는 투자, 대주주 'SOS' 눈길③이월드 최대주주 손바뀜, 이랜드파크 1000억 유동성 '숨통'

변세영 기자공개 2024-08-20 07:44:32

[편집자주]

패션부터 리테일, 식음에 이르는 다방면의 사업을 전개하는 유통 공룡 이랜드그룹이 미래 먹거리로 호텔·리조트와 레저사업을 낙점하며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기존 매스티지 숙박을 중심으로 운영해 온 사업 틀을 깨고 ‘그랜드켄싱턴’이라는 프리미엄 라인을 론칭해 2막을 열겠다는 포부다. 더벨은 이랜드그룹 호텔·리조트 사업 히스토리와 현 경영 상황, 앞으로의 과제 등을 폭넓게 진단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13일 07: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랜드그룹은 국내외를 넘나들며 20개가 넘는 호텔·리조트를 운영한다. 운영 지점 수만 따져보면 업계 톱사업자로 손꼽히는 규모다. 이랜드그룹은 이랜드파크를 내세워 주로 경영난을 겪거나 법정관리에 들어간 호텔을 인수하면서 덩치를 키웠다.

눈여겨 볼 점은 이랜드파크는 자체적으로 자금 조달능력이 부족해 대주주인 이랜드월드와 이랜드리테일의 영향력이 상당하다는 점이다. 양 사는 유상증자부터 운영비 대여, 자회사 지분인수에 이르는 다양한 방식을 통해 호텔사업 육성에 발 벗고 나서고 있다.

◇이랜드파크, 외식·레저 등 미래사업부문 중간지주사 역할

이랜드파크는 공격적인 M&A를 통해 호텔·리조트 사업을 확장했다. 매출액을 살펴보면 2010년 608억원에서 2014년 5890억원, 2016년에는 8054억원을 기록하며 정점을 찍었다. 다만 운영이 어려운 호텔을 인수하다 보니 추가적인 리모델링 등 비용이 상당했다. 이랜드파크의 ‘뒷배’는 지주사인 이랜드월드와 유통업을 전개하는 이랜드리테일이다. 2023년 말 기준 최대주주는 이랜드월드(51.02%), 2대주주는 이랜드리테일(48.98%)이다.


2016년까지만 해도 이랜드파크의 최대주주는 이랜드리테일(85.21%) 이었다. 당시 이랜드월드가 보유한 주식은 14.65%에 그쳤다. 그러다 2016년 이랜드파크는 소속 매장 360곳에서 일하는 아르바이트생들의 임금을 지급하지 않아 사회적 파장이 일었다. 이와 함께 협력사에 대금 지불까지 늦어지면서 자금경색에 대한 우려가 삽시간에 번졌다. 이는 이랜드리테일 IPO의 발목을 잡는 원인이 됐다.

이에 2017년 6월 이랜드리테일이 프리IPO를 통해 외부에서 투자금을 유치하면서 자회사인 이랜드파크 보유 지분을 상당량을 이랜드월드에 매각했다. 그 결과 이랜드월드의 지분율은 14%→51%, 이랜드리테일은 85%→48%로 감소했다. 이후 2023년까지 장기간 지분 변동이 없는 상황이다.

◇이월드 지분 매각으로 1000억 유동성 확보, 800억 유상증자까지

이랜드파크는 이랜드그룹 외식 및 레저부문 중간지주사로 통한다. 외식사업부 법인인 이랜드이츠를 비롯해 해외 리조트를 보유한 사이판 마이크로네시아리조트(MRI), 이크루즈, 이월드 등을 자회사로 두며 가교 역할을 수행해 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소위 돈 들어갈 곳도 상당히 많다. 우선 본업 측면에서 이랜드파크는 호텔·리조트 경쟁력 제고를 위해 2026년 고성에 첫 5성급 모델인 ‘그랜드켄싱턴 설악비치’ 공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간 지주사로서 자회사 지원도 필요하다. 설악비치 오픈 이후 제주도 애월에 ‘그랜드켄싱턴 애월’이 예정되어 있다. 이랜드월드·이랜드리테일→이랜드파크→㈜이랜드테마파크제주로 지원 고리가 이어진다. 이밖에 한강공원에서 크루즈 사업을 전개하는 이크루즈도 신규 유람선을 도입하는 등 사업을 키우면서 이랜드파크에 연달아 돈을 빌리고 있다.

MRI가 운영하는 코럴 오션 리조트 사이판 골프장 전경

특히 올해 들어 이랜드파크가 해외 계열사인 MRI가 보유한 1300억원의 영구채를 상환하기로 결정하면서 1000억원 이상 급전이 필요해졌다. MRI는 켄싱턴호텔사이판·사이판 퍼시픽아일랜드클럽(PIC)리조트 등을 보유하고 있다. 이랜드파크는 2018~2019년에 걸쳐 사모펀드(PEF) 운용사 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를 대상으로 영구채를 발행했다.

당초 시장에서는 리파이낸싱이 예상됐지만 이자 부담으로 상환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랜드파크의 상환 능력은 마땅치 않다. 백기사는 결국 에이랜드월드와 이랜드리테일이다.

우선 지주사인 이랜드월드는 지난 6월 시간 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이랜드파크가 보유하고 있는 이월드 주식 4194만6308주를 매입했다. 주당가액은 2384원으로 총 1000억원 규모다. 이랜드파크에 1000억원가량 유동성이 공급되면서 동시에 이월드의 최대주주가 이랜드파크에서 이랜드월드로 바뀌었다.

계열사 지분 양수·도에 이어 지난달에는 이랜드파크는 이랜드월드와 이랜드리테일을 대상으로 3자배정 방식의 800억원 규모 유상증자까지 단행했다. 최근 5년 사이 이랜드파크의 자본확충 내역을 살펴보면 2019년 600억원, 2020년 440억원, 2022년에도 1900억원에 달하는 3자배정 증자를 단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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