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1월 17일 07시0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ES 2025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건 단연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다. 그는 기조연설부터 기자간담회까지 숱한 화제를 뿌렸다. 말 한마디에 양자컴퓨터 관련주가 반토막이 났다.우리나라 기업도 영향을 받았다. 특히 삼성전자는 또다시 아쉬움을 삼켰다. 그가 삼성전자의 HBM3E를 아직 공급받지 않았고 재설계가 필요하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황 CEO의 모든 말이 옳지는 않았다. 지포스 RTX 50 시리즈에 삼성전자의 GDDR7을 사용했지만 그는 마이크론 제품을 썼다는 말실수를 했다.
황 CEO답지 않은 모습이 노출된 탓에 CES 2025에서의 행보를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온다. 그리고 작년과는 다른 분위기가 감지된다. 그의 발언에 대해 반박하는 의견도 점차 규모를 키우고 있다. 황 CEO에게서 초조함을 읽은 사람들도 있다. '탈엔비디아' 움직임으로 인한 브로드컴의 급부상, 블랙웰 이슈 등을 고려한 분석이다.
이렇다보니 삼성전자에 대한 황 CEO의 언급에도 의구심 섞인 시선도 나온다. HBM 재설계가 정말로 필요한 것인지, 재설계에 성공해 기준을 충족하더라도 거래를 하지 않고 그대로 삼성전자를 고사시키는 것은 아닌지 등에 대한 얘기가 나온다.
무조건 삼성전자 DS부문의 경쟁력 약화만 지적했던 작년과는 다른 분위기다. DS부문의 메모리 역량이 약화됐더라도 완전히 무너졌다면 엔비디아가 삼성전자의 GDDR7을 쓰지 않았을 터다.
이 제품은 메모리 3사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전설로 불리는 짐 켈러가 설립한 팹리스 '텐스토렌트'는 AI 가속기 웜홀에 HBM 대신 GDDR을 사용해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물론 현시점에서 엔비디아가 주도하는 AI 반도체 흐름이 단기간에 바뀌기는 어려워 보인다. 브로드컴이 성장하더라도 어느 정도까지 엔비디아를 대체할지도 아직 정확히 가늠하기 어렵다. GDDR의 성장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분명한 건 이전과는 다른 양상이 전개되면서 삼성전자에도 기민한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는 점이다. 엔비디아에 HBM3E, HBM4를 공급하는 노력을 지속하면서도 다른 길이 본격적으로 열릴 때 경쟁사보다 선점하는 작업도 추진해야 한다.
황 CEO의 행보를 본 삼성전자 DS부문 임직원들이 자괴감을 느끼거나 위아래로 동료를 탓하지 않았으면 한다. 오히려 반전의 원동력이 될 독기를 품는 계기로 삼는 게 좋을 것 같다. 어느 기업이건 자신의 사업에서 승부욕, 호승심이 있어야 본질인 이익 창출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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