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2월 17일 07시0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회에서 고객님 혹은 손님이라 부르는 일은 흔하다. 음식점에 방문하거나 물건을 구매하러 간다거나, 방문한 이에게 친절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시작점으로 볼 수 있다. 다만 고객님과 손님의 뜻을 제대로 알고 쓰는 이는 많지 않을 듯 하다. 어떤 곳에선 고객님이라 칭하고, 또 어떤 곳에선 손님이라 부른다. 최근엔 고객님이라는 표현을 더 많이 쓰는 추세다.그런데 흥미로운 사실은 고객님이라는 말이 대세가 된 게 불과 수년전부터라는 점이다. 한 유통회사에서 '고객님'이라 부르기 시작했고, 유행처럼 번졌다. 오랜 시간 주로 쓰였던 '손님'이란 표현을 쓰는 게 어색하게 생각하는 이도 생겼다.
그런데 하나증권은 업계에서 유일하게 손님이란 표현을 쓰고 있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통합된 이후 2016년부터 손님이란 표현을 공식적으로 사용한다고 공표했고 계열사들도 동시에 참여했다.
차이점은 뭘까. 고객의 뜻은 특별히 돌봐야하는 사람이다. 특별하다는 측면에서 보면 그럴듯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엄밀히 따지면 특별하다는 의미에 나에게 득이 되는 이를 의미도 함께 내포돼 있다.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인 셈이다. 재화를 제공하고 이를 구매하는 사람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크게 틀린 표현은 아니다.
반면 손님은 대상을 존경한다는 뜻이다. 손에는 신이라는 뜻이 있다. 신을 대하듯 그만큼 대상을 존경한다는 말로 선조때부터 오랜기간 쓰였다. 존중한다는 의미 정도로 보면 될 듯하다. 하나증권은 이같은 의미에서 차이를 두기 위해 회사를 찾는 이를 손님이라 부르고 있다. 단순한 이해관계인으로 치부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사실 근래 이같은 차이를 만들지는 못했다. '하나'표 고액자산가 서비스가 으뜸이라는 시장의 평가가 무색해질 정도였다. 일선 몇몇 PB는 손님이 아닌 고객을 대하듯 했다. 이 과정에서 2023년엔 내부 불협화음까지 일어나며 체면을 구기는 일까지 발생했다. 하나증권의 대표 브랜드인 '클럽원'의 이미지에도 타격이 이어졌다. 클럽원을 이끌던 수장까지 떠났다.
수습은 남은 사람들의 몫이 됐다. 다시 손님이라는 의미를 되새기며 분위기를 추스리고 있다. 지난해엔 손님지원본부를 신설했다. 또 최전방이나 다름없는 WM센터도 파격적일 수 있는 인사도 단행했다. 이와 함께 영업도 개별 PB 중심이 아닌 조직단위로 진행하는 식으로 틀을 바꿔나가고 있다.
고객님과 손님의 차이는 언뜻 크지 않아보일 수 있다. 하지만 하나증권은 작은 차이에서 큰 차이를 만들어왔다. 한 번의 실수가 있었고, 이미지가 일부 실추된 것도 맞다. 하지만 공들여 지은 탑은 쉽사리 무너지지 않는다. 지금까지 하나증권은 손님이라 부르면 차이를 만들어 내기 위해 공을 들여왔다. 다시 실수를 뒤로하고 다시 '하나'라는 이름에 걸맞는 평가를 받기에 늦지 않은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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