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흥기 맞은 폐기물 M&A]'ESG 강화 기조' 글로벌 FI, 향후 큰 장 '주인공'되나④EQT·에퀴스 등 신규 포트폴리오 확보, 재활용업체 인기 상승 전망
감병근 기자공개 2024-10-30 07:28:21
[편집자주]
한동안 침체됐던 폐기물업체 M&A에 최근 활기가 돌고 있다. 조단위 빅딜이 쏟아지면서 당분간 비슷한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근 폐기물업체 M&A는 코로나19 팬데믹까지 유지된 호황 당시와 비교하면 여러 면에서 달라진 모습이 눈에 띈다. 더벨은 올해 달라진 폐기물업체 M&A 트렌드를 분석해보고 향후 관련 시장의 변화를 예측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5일 15: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국내 폐기물업체 인수합병(M&A) 시장에서는 글로벌 재무적투자자(FI)들의 활발한 움직임이 눈에 띄었다. 그동안 접점이 없었던 곳들이 적극적인 투자 의지를 보이며 신규 포트폴리오를 확보하기도 했다.향후 글로벌 FI들은 시장의 주요 플레이어로서 존재감이 더 커질 전망이다. 이들의 투자는 최근 더욱 강화된 ESG 기준을 따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처리업체보다 재활용업체에 대한 주목도가 지속적으로 높아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글로벌 FI 폐기물업체 관심 지속, ‘빅딜’ 키플레이어로 활동
해외 FI 운용사들은 과거에도 국내 폐기물업체 M&A 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맥쿼리자산운용,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어펄마캐피탈 등이 폐기물 처리업체를 여럿 인수한 뒤 플랫폼 형태로 운용하며 최종 매각까지 성공하는 사례를 남겼다.
다만 처리단가 하락세 지속 및 처리업체 밸류에이션 상승 등의 영향으로 해외 FI들도 2021~2022년 사이에는 폐기물 처리업체 인수 관련 움직임이 주춤했다. 2022년 하반기 싱가포르 케펠인프라스트럭처트러스트(이하 케펠인프라)의 에코매니지먼트코리아(EMK) 인수를 제외하면 이렇다 할 딜이 없었다.
하지만 올해는 새로운 해외 FI들이 주요 딜에 등장하며 분위기가 달라졌다. 연초에는 싱가포르 인프라 투자사 에퀴스가 폐기물 처리업체 KC환경서비스를 인수했다. 과거 국내 폐기물 처리시설 개발사업에 투자한 적이 있지만 직접 인수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올해 M&A 최대어로 꼽혔던 에코비트 인수전에도 다수의 해외 FI가 참전했다. 아직 국내에서 폐기물 분야에 투자한 적이 없는 칼라일그룹이 뛰어들어 막판까지 IMM컨소시엄과 경쟁을 벌였다. 홍콩계 하우스인 거캐피탈이 국내 M&A에 처음으로 참전한 부분도 눈길을 끌었다.
EQT파트너스는 1조원이 넘는 금액을 투입해 국내 최대의 재활용업체 플랫폼을 인수했다. 향후에도 볼트온 차원에서 국내 재활용업체 매물을 지속적으로 물색할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내년 이후 나오는 폐기물업체 M&A에도 해외 FI가 키플레이어로 활동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올해 M&A에 모습을 드러낸 하우스들 외에도 인프라 전문 투자사인 스톤피크 등이 향후 국내 폐기물업체 포트폴리오를 보유할 가능성이 큰 곳으로 거론된다.
◇글로벌 FI ESG 강화 기조 ‘뚜렷’, 재활용업체 선호도 더 커질까
글로벌 톱티어로 구분되는 해외 FI들은 최근 투자 활동에서 ESG 가치를 더욱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탈탄소, 재활용 등이 투자의 주요 테마로 떠오르면서 폐기물업체 투자에서도 이를 반영한 선별적 투자가 이뤄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불과 5~6년전만 해도 폐기물업체 투자는 그 자체가 ESG 가치에 부합하는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최근에는 매립, 소각 등 처리 분야가 해외 FI의 강화된 ESG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부적으로 보면 매립이 소각보다 해외 FI의 선호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소각의 경우 스팀 생산 등 재생에너지와 연계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 반면 매립은 단순 처리로 사업이 끝나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큰손'인 해외 FI의 재활용업체 선호도는 계속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올해 EQT파트너스가 거액을 투입해 재활용업체 플랫폼을 인수한 것도 내부적인 ESG 강화 기조 및 향후 인수 경쟁 격화 등을 미리 예상한 행보일 수 있다.
국내 PEF 운용사들도 이러한 변화를 예측하고 재활용업체 투자를 늘리는 중이다. 국내 PEF 운용사들은 폐기물업체 투자금 회수를 위한 핵심 상대로 해외 FI를 염두에 두고 있다.
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 톱티어 하우스들은 ESG를 단순 규제가 아닌 재무적 가치를 창출하는 핵심 가치로 보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며 "폐기물업체 M&A도 ESG 가치를 더욱 강조하는 방향으로 진행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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