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제약바이오 마켓리뷰]'퀄리티 딜' 덕분 건수 줄어도 총액은 비슷 '플랫폼 효과'[기술수출]14건, 거래총액 8.2조…오름·알테오젠·리가켐 등 빅딜 '주목'
김성아 기자공개 2024-12-31 07:21:48
이 기사는 2024년 12월 30일 08: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4년 한해 제약바이오업계의 기술수출 총액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인 8조원대 성과를 나타냈다. 건수는 전년보다 줄었지만 총 금액은 비슷했다는 건 그만큼 퀄리티 딜이 늘어났다는 의미이기도 하다.기술력이 성숙해지고 협상력이 높아지면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기술수출이 진화해가고 있다는 평가다. 단순히 물질을 넘기는 구조가 아닌 ‘플랫폼’을 통한 공동 연구개발(R&D) 형태의 수출 계약을 맺는 방식이다. 알테오젠과 오름테라퓨틱이 대표적 사례다.
◇건수 7건 줄어도 총액은 2000억 축소 그쳐, 최소 딜도 전년비 4배
30일 더벨이 집계한 2024년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기술수출 거래금액(계약금 비공개 제외)은 총 8조2047억원으로 나타났다. 거래금액 규모는 전년도 8조4044억원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건수는 지난해 21건 대비 올해 14건으로 다소 줄었다.
거래 건수가 줄었지만 거래 금액이 비슷하다는 것은 단일건들의 거래 규모가 늘어났다는 의미다. 실제로 지난해 가장 규모가 적었던 SK바이오팜의 중동 제약사 ‘히크마’ 대상 세노바메이트 수출 계약의 규모는 2300만달러, 307억원이었다.
반면 올해 가장 규모가 작은 딜은 이수앱지스가 미국 소재 기업과 체결한 항체치료제 ‘ISU104’ 기술수출로 1185억원 규모로 나타났다. SK바이오팜 딜 대비 4배 큰 규모다.
계약 규모는 계약 대상인 후보물질과 기술의 가치를 가늠하는 척도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바라보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기술력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의미다.
◇기술수출 새 지평 연 ‘플랫폼’ 기술, 높은 활용도로 늘어난 계약규모
올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기술수출 성과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단연 ‘플랫폼’ 기술이다. 올해 기술수출 계약의 ‘최대’ 규모와 ‘최다’ 건수 타이틀을 모두 플랫폼 개발 기업들이 가져갔기 때문이다.
오름테라퓨틱과 버텍스 파마슈티컬스의 계약 규모는 1조3000억원으로 올해 기술수출 계약 건중 ‘최대’다. 버텍스는 오름테라퓨틱의 TPD² 분해제 페이로드 원천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DAC(항체-분해약물 접합체) 연구를 위해 버텍스가 선정한 최대 3개 타깃에 대한 독점 기술 공급 계약을 맺었다.
이전 BMS 딜과의 차이는 BMS의 계약 대상은 ORM-6151이라는 물질이었다면 버텍스는 TPD² 플랫폼 활용이었다는 점이다. 물질에 비해 플랫폼은 다양한 타깃에 적용시킬 수 있어 활용도가 높아 계약 규모를 키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알테오젠 역시 플랫폼 기술력을 입증해 계약 규모를 키운 사례 중 하나다. 알테오젠은 올해 3건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는데 이 중 MSD, 산도즈와 체결한 2건이 기존 계약의 ‘업그레이드’ 건이다.
알테오젠이 올해 체결한 계약 모두 정맥주사(IV)형 약물을 피하주사(SC) 제형으로 바꾸는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기반 제형 변경 플랫폼 ALT-B4가 대상이다. MSD와는 2020년, 산도즈와는 2022년 이미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하지만 MSD는 올해 키트루다에 대한 독점 공급권으로 해당 계약을 변경하고 산도즈는 플랫폼 적용 대상 품목을 늘리며 기존 계약을 해지하고 신규 계약을 체결했다.
변경 계약 체결로 알테오젠은 올해 MSD로부터 267억원 규모의 추가 선급금을 수취했다. 마일스톤도 최대 5700억원까지 늘렸다. 산도즈의 경우 새로운 계약으로 규모가 확대되긴 했지만 양사의 합의에 따라 구체적인 계약 조건과 규모는 비공개다.
◇리가켐바이오의 ‘빅딜’, 물질+플랫폼 ‘패키지 딜’의 등장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 얀센과의 2조원 빅딜에 이어 올해 오노약품공업과도 9435억원 규모에 달하는 빅딜을 성사시켰다.
이번 계약은 리가켐바이오의 자체 파이프라인 중 L1CAM을 타깃하는 ADC 신약 후보물질 LCB97과 함께 링커-페이로드 플랫폼 ‘콘쥬올(ConjuALL)’을 함께 이전하는 이른바 ‘패키지 딜’이다.
패키지 딜은 계약 체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계약 규모가 크다는 장점이 있다. MSD가 지난해 다이이찌산쿄와 ADC 3종에 대해 맺은 패키지 딜의 규모는 선급금만 5조4000억원, 총 계약규모는 30조원에 달하는 ‘메가 딜’이다.
오노약품은 자사 항체를 콘쥬올 플랫폼에 대입해 복수의 ADC 신약 물질을 연구할 계획이다. LCB97 역시 콘쥬올을 통해 발굴된 물질이다. 현재 공개된 9435억원의 계약 규모는 1개의 페이로드를 개발할 경우에 한한다. 만약 오노약품의 항체가 콘쥬올을 통해 ADC 후보물질로 개발된다면 계약금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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