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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칼 인사 풍향계]핵심보직 장악한 대한항공, 아시아나 임원 대거 퇴임⑩CEO부터 '인사·재무·여객' 등에 대한항공 출신 배치…아시아나 출신 임원 30% 감축

고설봉 기자공개 2025-01-21 10:17:44

[편집자주]

한진칼 정기인사가 시작됐다. 아시아나항공 M&A가 4년 만에 마무리되면서 대규모 인사수요가 발생했다. 기존의 인사 공식과 범위를 넘어선 큰 규모 인사가 단행될 전망이다. 대한항공을 필두로 새롭게 추가된 아시아나항공 등 계열사에 대한 폭 넓은 인사가 필요하다. 통합 FSC와 LCC 등 항공산업 구조조정과 맞물린 조직개편까지 예고된 상태다. 더벨은 정기인사를 조망하고 2025년 한진칼을 이끌어갈 후보들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16일 15시5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그룹의 올해 정기 임원인사에서 돋보이는 부분은 대한항공 출신들의 약진이다. 대한항공에선 임원 퇴직이 제한적으로 이뤄졌고 이마저도 아시아나항공과 기타 자회사 경영진으로 발탁되는 수요에 따른 결과였다.

반면 아시아나항공에선 대규모 임원 감축이 이뤄졌다. 기존 임원들이 대거 임기만료 이전 자리를 물렸다. 빈 자리는 대한항공 출신 임원들로 채워졌다. 통합 대한항공 출범에 앞서 한진그룹이 대한항공 출신 인사들로 아시아나항공 경영진을 물갈이 한 것으로 평가된다.

◇성과보상 누린 대한항공 임원들…아시아나 출신은 위축

올해 한진그룹 임원인사는 성과보상을 기조로 예년에 비해 승진자가 많았다. 또 다른 측면에선 기존 임원들의 퇴임 및 임기 만료가 많지 않았다는 특성도 있다. 기존 임원들이 대거 유임했고 새로 임원으로 선임된 인물들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자리가 늘어났다는 뜻이다.

실질적으로 올해 한진그룹은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며 인사수요가 많았다. 대한항공에 일부 자리를 늘리기는 했지만 대다수 임원 승진자들은 아시아나항공에 배정됐다. 한진칼 차원에서 대한항공 출신 임원들을 아시아나항공에 내려보내는 전략을 펼친 결과다.

실제 이번 인사에서 대한항공에선 총 7명의 임원이 퇴임했다. 대한항공의 임원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80명이다. 이 중 7명은 약 8.8%에 해당하는 숫자다. 다만 아시아나항공 대표이사(CEO) 등으로 발탁된 임원들을 제외하면 실제 대한항공에서 퇴임한 임원은 4명으로 전체 임원 가운데 5%에 불과하다.

대한항공 출신 송보영 전무와 조성배 전무, 강두석 전무가 각각 부사장으로 승진해 아시아나항공으로 자리를 옮겼다. 신임 송 부사장을 CEO로 조 부사장이 시설 등 인프라 통합을 주도하고 강 부사장은 인력관리 중심으로 인력 통합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외 3명의 전무와 1명의 상무가 대한항공에서 물러났다. 그러나 이들 중 일부는 한진칼 및 대한항공 산하 계열사 CEO 후보 및 경영진으로 파견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실제 퇴임하는 임원은 더 줄어들 전망이다.

사실상 퇴임하는 임원 없이 대부분 임원들이 조직을 떠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등으로 향후 통합 FSC 출범이 예정된 가운데 한진그룹 핵심 인력인 대한항공 임원들이 통합의 주체로 각 계열사로 퍼져나가는 모습이다.

실제 이번 임원인사에서 대한항공 출신 인사들이 승진하며 대거 아시아나항공으로 배치됐다. 송보영, 조성배, 강두석 전무가 모두 부사장으로 승진해 아시아나항공 요직에 발탁됐다. 이어 서준원, 조영, 서상훈, 박종만 상무 등도 모두 전무로 승진해 아시아나항공에 배정됐다. 아시아나항공 내부에서 전무로 승진한 인물은 김진 상무가 유일하다

상무 승진자도 제한적이다. 대한항공에서 박효정, 전영도, 강기택, 서종우, 정환수, 박준하 부장(수석부장) 등이 이번에 상무로 승진해 아시아나항공에 배치됐다. 아시아나항공 출신 중에서는 조용순 수석부장이 유일하게 상무로 승진했다.

반면 아시아나항공에선 전체 임원 30명 가운데 30%에 해당하는 12명이 퇴임했다. 원유석 대표이사를 비롯해 전무급 2명과 상무급 9명이 퇴임했다. 원 전 대표는 고문으로 나머지 11명의 임원은 자문으로 각각 위촉됐다. 빈 자리 모두 대한항공에서 승진한 임원들이 차지했다.
왼쪽부터) 송보영 아시아나항공 부사장, 엄재동 대한항공 부사장, 박희돈 대한항공 부사장. *출처=한진칼.
◇핵심 보직 모두 대한항공 출신이 맡아

눈여겨 볼 부분은 이번 인사에서 아시아나항공 핵심 보직에 모두 대한항공 출신들이 기용됐다는 점이다. 송보영 CEO를 필두로 3명의 대한항공 출신 부사장들이 인사와 시설 등 핵심 업무를 담당한다.

또 안전과 보안, 서비스, 여객, 재무, 커뮤니케이션, 대외협력 등 본사의 핵심 기능도 모두 대한항공 출신 임원들이 맡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 아시아나항공의 주력 노선인 미주와 중국, 일본 등 해외지역본부장과 서울여객지점과 인천공항지점 등 핵심 지점장도 모두 대한항공 출신들이 맡는다.

한진칼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향후 2년 내 마치겠다는 전략을 제시했다. 물리화학적 결합을 최우선으로 2년 이내라도 성과를 낸다는 방침이다. 항공업황이 급변할 수 있는 만큼 최대한 통합 속도를 높여 리스크를 차단한다는 전략이다.

이러한 전략에 따라 이번 인사가 이뤄진 것으로 평가된다. 대한항공 주도로 아시아나항공이 인수항병(M&A)되는 만큼 대한항공 출신들 위주로 통합 작업을 진두지휘하는 것으로 보인다. 통합에 필요한 주요 보직을 모두 대한항공 출신 임원들이 맡으며 조직 장악력을 초반에 높이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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