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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곡점 맞은 해운업]'탄탄해진' HMM, '불황 맞설' 펀더멘털 과거와 다르다2015년 재무구조 악화로 채권단 관리…2025년 호황기 거치며 기초체력 강화

고설봉 기자공개 2025-01-21 07:56:25

[편집자주]

해운업 호황기는 이어질까. 글로벌 분쟁 장기화와 공급망 재편 등 시황호조로 그동안 해운업은 전성기를 구가해왔다. 유가와 환율 등 변수는 크지만 이를 뛰어넘을 만큼 운임이 상승했다. 해운사들은 지난해에도 호실적을 거뒀다. 이익체력이 탄탄해지자 펀더멘털도 강화됐다. 그러나 2025년 해운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변동성이 커졌다. 긴 호황기를 끝낼 것이란 위기감이 퍼진다. 더벨은 변곡점에 선 해운업계를 진단하고 각 해운사의 경쟁력을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15일 16시1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해운업이 다시 불황기로 접어들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HMM은 오히려 이번을 도약의 기회로 삼는다는 전략이다. 친환경선 등을 순차적으로 도입해 2045년을 목표로 선대 개편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선복량을 키우고 선대 경쟁력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HMM이 이처럼 자신감 있게 불황기에 대응할 수 있는 배경에는 탄탄한 펀더멘털이 있다. HMM은 2020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호황기에 올라타 이익체력을 끌어올리고 재무구조를 안정화했다. 과거 2500%에 육박했던 부채비율은 최근 20%대로 하락했다. 불황을 버틸 기초체력이 그 어느 때보다 탄탄하다는 뜻이다.

◇긴 불황에 무너진 펀더멘털…새 출발한 HMM

HMM은 옛 현대상선 시절인 2015년 큰 위기에 처했다. 오랫동안 이어진 해운업 침체의 여파였다. 2010년 이후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1200포인트를 유지하다 2012년부터 1200선이 무너졌다. 이후 2015년 초까지 1100 포인트 안팎에서 유지되던 SCFI는 2015년 3월부터 지속 하락세를 보였다.

2015년 말 SCFI는 400포인트까지 추락했다. 9개월 이상 하락을 지속한 결과 이전까지 평균 운임이라고 평가됐던 1200포인트의 3분의 1 수준으로 운임이 하락했다. 이 당시 현대상선은 7155억원의 영업손실과 6805억원의 순손실을 각각 기록했다.

그러나 2015년의 해운업 불황은 시작에 불과했다. 2016년 들어서며 SCFI가 소폭 반등했지만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2016년 말 800포인트대로 회복한 이후 2020년 5월까지 800선 아래서 등락을 거듭했다. 2015년 본격화한 해운업 불황이 2020년 5월까지 약 5년 5개월여 지속됐다.


긴 불황은 결국 현대상선의 붕괴라는 결과를 낳았다. 당시 현대상선의 최대주주였던 현대그룹은 현대상선 회생을 위해 옛 현대증권 매각 등 자구안을 펼쳤다. 계열사 매각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현대상선에 투자했지만 시황 악화에 따른 누적 손실을 상쇄하지 못하고 결국 채권단에 현대상선을 넘겼다.

여러 자구안에도 불구하고 HMM은 적자 누적에 시달리며 재무구조를 개선하지 못했다. 위기의 시작점이던 2015년 말 기준 HMM의 부채비율은 2499.52%를 기록하며 악화했다. 당시 누적된 결손금과 과도한 차입금 영향으로 자본이 위축되고 부채는 크게 늘었다.

KDB산업은행 주도로 구조조정을 거친 결과 2016년 일부 펀더멘털이 강화되기도 했다. 하지만 오래 버티지는 못했다. HMM의 부채비율은 2016년 말 362.33%, 2017년 말 301.65%, 2018년 말 296.41% 등 꾸준히 개선세를 보였다. 그러나 2019년 말 556.72%로 다시 치솟았다. 해운업 불황의 끝나가던 2020년 말에는 455.13%로 여전히 높았다.


◇과거와 달라진 재무구조…보유현금 14.5조

긴 불황이 끝나고 새로운 지배구조 아래서 재출범한 HMM은 2021녀부터 날개를 달았다. KDB산업은행 중심의 경영 안정화 노력에 더해 업황이 급격히 활황기로 접어들면서 재무구조가 크게 개선됐다.

2021년 말 HMM의 부채비율은 1.16%로 크게 개선됐다. 직전까지 4조4439억원까지 누적됐던 결손금을 모두 해소하고 2021년 말 잉여금이 2조4452억원으로 불어난 결과다. 자본항목이 탄탄해지고 부채항목이 감소하면서 재무구조가 개선됐다. 이 추세는 2022년에도 이어졌다. 2022년 말 부채비율은 0.79%로 개선됐다.

2021년과 2022년은 해운업이 긴 호황기를 누리던 시기다. 2021년 1월 2600포인트에서 시작한 SCFI는 지속 상승세를 거듭하며 2022년 1월 5100포인트로 최고점을 찍었다. 이후 2023년 1월까지 꾸준히 하락하며 1100포인트대로 안착했다.

그러나 불황이 오지는 않았다. 여러 지정학적 리스크로 2023년 내내 SCFI는 1100포인트를 저점으로 등락을 거듭했다. 2024년 들어서며 다시 회복세를 보이며 3600포인트까지 상승한 뒤 2025년 1월 현재 2300포인트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국내외 여러 해운전문 기관들은 올해부터 해운업이 불황기에 접어들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불황에 따라 각 선사들의 영업이 위축될 것이란 전망에는 이견이 없다. 다만 운임 하락 속도와 최저점이 얼마일까에 대한 전망에서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HMM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러나 과거처럼 해운업 불황이 HMM의 경영 안정성 훼손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특히 과거에 비해 HMM의 펀더멘털이 크게 강화돼 있기 때문이다.


최근 HMM의 부채비율이 소폭 상승하는 등 우려도 나오는 상황이다. 그러나 여전히 주요 재무지표는 건전한 편이다. HMM의 부채비율은 2023년 말 1.93%에서 2024년 9월 말 22.49%로 소폭 상승했다.

유동성은 그 어느 때보다 풍부하다. 보유현금은 2022년 말 11조9456억원으로 10조원을 돌파한 뒤 2023년 말 11조7568억원을 거쳐 2024년 9월 말 14조3422억원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총차입금을 제외한 순차입금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순차입금비율은 2024년 9월 말 기준 마이너스(-) 43.12%로 무차입경영을 이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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