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기대감에 투자자 러브콜, 알테오젠 '할증 유증' 조달 1550억 규모 RCPS 발행, 올해 유증 바이오텍 중 '역대급'
정새임 기자공개 2025-02-06 09:12:51
이 기사는 2025년 02월 05일 08시29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바이오텍 조달 혹한기 속에서 알테오젠이 1500억원대 대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한다. 2020년 11월 제4회차 전환우선주 유상증자 이후 4년 3개월 만이다.할인이 아닌 할증유증이라는 알테오젠에 유리한 조건에도 다수 기관투자가들이 몰렸다. 최근 플랫폼 기술이전(L/O)에 이어 자체 물질 개발 능력까지 보여준 알테오젠에 대한 성장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예견된 조달, 상환·전환 모두 가능한 우선주 발행
알테오젠은 4일 155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발행하는 신주는 상환전환우선주(RCPS)로 총 43만4848주다.
자체 생산시설이 필요해진 알테오젠의 자금조달은 예견됐던 바다. 알테오젠은 지난해 12월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정관상 발행할 수 있는 종류주식의 세부내용을 개정했다.
종류주식의 배당비율과 상환조건, 의결권 등을 발행 당시 이사회가 설정할 수 있도록 해 유연성을 더했다. 또 상환주식과 전환주식의 특성을 결합한 RCPS 발행이 가능하도록 명문화 했다.
당시 정관변경 이유에 대해 알테오젠은 "공장 설립 등 추진 과정에서 보다 원활하고 폭넓은 투자금 유치를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그간 알테오젠은 제3자배정 유증을 진행할 때 보통주가 아닌 우선주를 선호했다. 2020년 2차례에 걸쳐 실시된 유증 모두 우선주를 발행했다.
당시에는 전환만 가능한 전환우선주(CPS)로 진행됐고 해당 주식은 전량 보통주로 전환이 완료됐다. 투자자들이 알테오젠의 성장성을 높이 평가했다고 볼 수 있다.

이번 유증은 상환과 전환이 모두 가능한 RCPS다. 투자자들은 일정 시점에 주가에 따라 보통주로 전환하거나 상환 요구로 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
이전과 달리 상환권이 추가된 건 급격하게 오른 기업가치에 대한 리스크 방지 차원으로 해석된다. 알테오젠의 시가총액은 올해만 약 16조원에서 약 20조원으로 치솟았다. 지난해 초 4조~5조원대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1년 만에 4배 가까이 확대했다.
◇펀딩 혹한기 속 유리한 조건으로 흥행, 성장성 높이 평가
눈에 띄는 건 상환가액과 전환가액이다. 여러모로 알테오젠에 유리한 조건이 설정됐다.
만약 투자자가 상환을 청구할 경우 알테오젠은 최초 발행일로부터 실제 상환일까지의 기간에 대해 연복리 1%의 이자만 추가해 지급하면 된다. 투자자는 발행일로부터 3년이 지난 2028년 2월 20일부터 상환권을 행사할 수 있다.
지난해 2000억원을 유증한 파마리서치의 경우 이자율이 연복리 4%였고 450억원을 조달한 차바이오텍은 분기단위로 연복리 1.5%를 적용하는 조건을 걸었다. 최근 자금을 조달한 기업들이 3~4%, 많게는 7~8% 이자율을 내건 것과 비교하면 알테오젠의 이자율은 매우 낮은 편에 속한다.
전환가액도 할인이 아닌 할증이 적용됐다. 전환청구는 발행일로부터 1년이 지난 2026년 2월 20일부터 할 수 있는데 최초 설정된 전환가액은 35만6433원이다. 기준주가에서 2.3145% 할증을 적용해 산정됐다.
일반적으로 유상증자 시 발행가액이나 전환가액에 할인을 적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제3자배정 유상증자의 경우 기준주가에 최대 10% 할인을 적용할 수 있다. 애초에 할증을 적용하는 경우가 매우 드물다.
할증 적용은 경영권 분쟁 등 특수상황이거나 발행 기업의 성장성과 투자매력도가 높다고 판단될 때 주로 일어난다. 기업 재무상태가 좋고 성장성을 시장에서 인정받으면 할증이 적용되도 투자자들이 기꺼이 높은 가격에 참여한다. 할증을 적용할 경우 주가 하락을 방어해 기존주주들을 보호하는 효과도 있다.
최근 바이오벤처 조달이 매우 힘든 여건에서 알테오젠의 조달 조건은 단연 파격적이다. 그럼에도 많은 기관투자자들이 몰리며 흥행에 성공했다. 제3자배정 대상자에 NH투자증권, 키움증권, DB금융투자, LS증권, 한양증권, IBK투자증권, BNK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다수 기관투자자들이 이름을 올렸다.
향후 알테오젠이 더 크게 성장하리란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라 볼 수 있다. 알테오젠은 정맥주사(IV) 제형을 피하주사(SC) 제형으로 바꾸는 '하이브로자임'으로 글로벌 빅파마들과 기술수출(L/O) 계약을 이끌어냈다. 지난해 초 MSD와는 블록버스터 약물 '키트루다'에 해당 플랫폼을 독점으로 사용하는 방식으로 라이선스 계약을 변경했다. 이어 11월에는 다이이찌산쿄와도 항체약물접합체(ADC) 신약 '엔허투'의 SC 제형 개발 계약에 성공했다.
항암제 허셉틴 바이오시밀러의 중국 품목허가 성과도 있다. 플랫폼으로만 매출을 내던 알테오젠이 자체 의약품 개발 능력도 입증받은 계기가 된 성과다.
현재 알테오젠은 지난해 3분기 기준 1307억원의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당장 조달이 급한 시점은 아니다. 다음 스텝을 고민할 중요한 시기라는 판단에 따라 조달을 추진했고 시장의 호응을 받았다. 이번에 조달한 자금 중 550억원을 생산 공장 건설과 본사 이전 등 시설자금으로 쓰고 나머지 1000억원을 운영자금으로 쓸 계획이다.
알테오젠 관계자는 "앞으로의 성장을 위해 1~2년이 매우 중요한 시기라고 판단했고 이 점이 잘 전달된 결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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