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 확정 롯데글로벌로지스…차액보전 준비하는 롯데 피어그룹 상향 가능성 미미…롯데렌탈 매각도 연관
이정완 기자공개 2025-02-14 08:52:30
이 기사는 2025년 02월 12일 15시5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글로벌로지스의 IPO(기업공개) 움직임이 잠잠하다. 지난해 한국거래소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지만 증권신고서 제출 시점을 고심 중이다. 2017년부터 8년째 롯데글로벌로지스에 투자하고 있는 에이치프라이빗에쿼티(당시 메디치인베스트먼트 PE부문)의 회수를 위해서라도 올해 IPO를 마쳐야 한다.롯데글로벌로지스의 밸류에이션 눈높이는 8년 전과는 많이 달라졌다. 롯데글로벌로지스 주주인 롯데지주와 호텔롯데는 재무적투자자(FI)와 맺은 약정에 따라 차익 보전 방안을 고심 중이다. 호텔롯데가 최근 롯데렌탈 지분을 1조원에 매각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밸류 피어그룹, CJ대한통운·한진으로 압축
1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지난해 10월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뒤 풋옵션 조항 실행에 일종의 유예기간을 갖게 됐다. 에이치PE는 2017년 구주 매입과 유상증자 등에 2790억원을 투입해 지분을 취득했다. 이 때 목표한 기한 내에 상장하지 못할 경우 주주인 롯데 계열사가 주식을 사줘야 한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2021년 상장해야 했으나 수 차례 이를 연기해 올해 4월로 최종 데드라인을 받았다. 두 달밖에 남지 않았지만 시간에 쫓기는 상황은 아니다. 상장 예심 신청으로 상장 의지를 드러냈기에 FI에서도 4월 곧바로 풋옵션을 행사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상장 예심 결과를 통지 받은 날부터 6개월 내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해야 하는 만큼 그리 여유롭기만 한 것도 아니다. 작년 연말 승인 결과를 얻었으니 늦어도 올해 6월 말까지는 본격적인 상장 절차에 돌입해야 한다.
롯데글로벌로지스가 고민하는 건 결국 밸류에이션이다. IB업계에서는 롯데글로벌로지스가 1조원 넘는 시가총액을 인정 받기 힘들 것으로 전망한다. 물류 기업 특성상 피어그룹이 명확하게 정해져 있다. CJ대한통운과 한진의 주가 흐름을 따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EV/EBITDA는 사정이 낫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지난해 3분기까지 2484억원의 EBITDA를 거뒀다. 이를 단순 연환산하면 3300억원 가량이 산출된다. CJ대한통운의 주가가 EV/EBITDA 4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으니 롯데글로벌로지스도 1조원 넘는 밸류에이션이 가능하다.
하지만 투자자가 이를 받아 들일지가 미지수다. PER을 기준으로 보면 예상 시가총액이 급격히 줄어들기 때문이다. CJ대한통운과 한진의 PER은 9~12배 수준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지난해 지배주주 순이익 추정치 460억원에 10배를 곱한다고 가정하면 4600억원 수준의 시가총액이 나온다. 1조원에 못 미치는 수준에서 상장 밸류에이션이 정해질 것이란 데에는 특별한 이견이 없는 상황이다.
◇재무적투자자에 30% 달하는 수익률 보전해야
시가총액이 1조원 이하로 책정되면 롯데그룹 입장에선 문제가 발생한다. 주주인 롯데지주와 호텔롯데 등 롯데 계열사는 공모가가 풋옵션 행사가격보다 낮을 경우 에이치PE에 차익을 보전해야 하기 때문이다. 초기 투자 당시 풋옵션 행사가격은 에이치PE의 평균 취득 단가에 연복리 3%를 적용한 금액으로 정해졌다. 8년의 시간이 지난 것을 감안하면 롯데그룹은 약 27%의 수익률을 보장해야 한다.
8년 전 에이치PE가 책정한 롯데글로벌로지스의 가치는 약 8800억원이다. 롯데그룹이 차익 보전 부담에서 벗어나려면 최소 1조2000억원 수준으로는 증시에 입성해야 하지만 이마저도 녹록지 않다.
IB업계에서는 롯데그룹이 차익 보전을 준비 중인 것으로 파악한다. 우선 롯데글로벌로지스 지분 46%를 들고 있는 롯데지주를 중심으로 전략을 세우고 있다. 롯데지주는 핵심 자회사 롯데케미칼 수익성 악화로 인해 조달 여건이 우호적이지 않다.
공모채 발행이 여의치 않다보니 장기 CP(기업어음)를 조달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달 초에도 1년3개월물 CP로 458억원, 2년3개월물 CP로 500억원을 마련했다. 작년 11월에도 만기 1년 넘는 CP를 발행해 1200억원을 확보한 바 있다.
또 다른 주주인 호텔롯데가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에 롯데렌탈을 매각한 배경도 이 같은 맥락으로 보는 시선이 있다.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은 보유 지분 56.2%를 약 1조6000억원에 팔기로 했다. 호텔롯데가 가진 롯데렌탈 지분율을 고려하면 1조원 넘는 현금이 유입된다.
IB업계 관계자는 "피어그룹을 고려하면 롯데글로벌로지스 기업가치를 더 높일 수 있는 여지는 크지 않다"라며 "롯데지주에서 FI 차익 보전을 위해 고민 중"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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