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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만에 적자 현대건설, 회사채 발행에 IB는 '고심중' 대규모 적자 발표후 공모채 도전, 투심 확보 관건

안정문 기자공개 2025-02-14 08:53:06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12일 15시3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3년 만에 대규모 적자를 발표한 현대건설이 회사채 발행에 나섰다. 역대 최대 규모 주관사단을 꾸리며 채비하고 있지만 수요를 확보하는 일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IB들은 발행 시점에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우량채가 즐비한 연초에다가 가장 수요예측이 몰린 2월인 만큼 투자 수요를 확보하는 일이 어렵다는 것이 그 이유다.

1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이 27일 회사채를 발행한다. 만기구조(트랜치)는 2년, 3년, 5년물로 구성됐으며 총 1500억원 규모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3000억원까지 발행 규모가 늘어날 수 있다. 발행목적은 차환이다. 현대건설은 2월17일 2500억원, 2월28일 800억원의 회사채 만기가 도래한다. 현대건설과 증권사의 킥오프미팅은 지난 주 열렸다.

이번 발행을 위해 현대건설은 역대 최대규모의 주관사단을 꾸렸다. 주관사단에는 NH투자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대신증권, 키움증권, 하나증권 등이 이름을 올렸다. 회사채 수요예측 제도가 도입된 2012년 이후 현대건설이 8개 이상 증권사를 주관사로 선정한 사례는 없다. 현대건설 역시 기관 수요를 확보하는 일이 쉽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건설채에 대한 투심이 여전히 차가운 상황에서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회사가 발행에 나서는 것에 대한 우려는 적지 않다. IB들은 이번 딜의 난이도가 높다고 입을 모았다. IB업계 관계자는 "주관을 맡은 곳들은 현대건설의 연결기준 적자 때문에 기관 투자자의 반ㅇ을 두고 고민이 많을 것"이라며 "지금은 한참 우량채들이 나올 시즌이라 발행 시점을 조정하는 것도 고려할 만 하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PF 우발채무가 크다는 점 역시 부담"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9월 말 별도기준 현대건설의 PF보증(정비사업 포함) 규모는 10조1000억원 수준이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연결 기준 잠정 매출액 32조6944억원, 영업손실 1조2209억원을 기록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 5125억원을 기록했다. 이를 고려하면 지난해 4분기에만 1조7000억원이 넘는 적자를 인식한 것이다.


현대건설이 영업 적자를 기록한 것은 2001년 이후 23년만이다. 자회사 현대엔지니어링 등의 영업손실이 대거 반영된 결과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인도네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 플랜트 프로젝트 등에서 대규모 손실을 인식했다.

이 영향으로 2024년 말 현대건설 부채비율은 연결기준 178.8%, 별도기준 142.1%로 상승했다. 현금흐름 측면에서도 예정원가가 조정된 해외사업장 관련 자금소요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SK에코플랜트가 1500억원 모집을 위한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9880억원의 주문을 받았지만 이는 순수 건설업에 대한 투자수요라고 보기 어렵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그룹 리밸런싱을 거치면서 반도체 모듈기업 에센코어, 산업용 가스업체 SK에어플러스 등을 자회사로 편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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