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한한령 훈풍 부는 콘텐츠기업들]중국 포기 없다…YG엔터의 무기 '텐센트 파트너십'적자 감수하며 시장 재개방 대비, 블랙핑크 IP경쟁력 '강력'
이지혜 기자공개 2025-03-10 07:49:28
[편집자주]
중국 정부가 경제 성장을 목표로 외국인에 대한 문을 활짝 열겠다고 선언했다. 이르면 5월 한한령 해제가 예상된다. 8년 만의 해빙 무드다. 이에 따라 한류 콘텐츠 기업들이 들썩이고 있다. 중국은 문화적 유사성을 바탕으로 K팝과 드라마 등 한류 문화에 대한 높은 호응도를 보인다. 특히 14억 인구가 매력적이다. 중국 시장 재개방은 한류 콘텐츠 기업들의 실적 개선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부를 수 있는 호재다. 엔터, 영화 및 드라마, 게임 제작사 등 주요 콘텐츠기업이 쌓아온 중국 관련 사업 기반과 향후 성장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06일 07시4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YG엔터테인먼트의 중국 공략 의지는 굳건하다. 텐센트뮤직을 우군으로 확보하며 신뢰관계를 10년 넘게 유지하고 있다. YG엔터테인먼트가 한한령 해제의 수혜주로 꼽히는 배경이다.YG엔터테인먼트가 보유한 아티스트IP(지적재산권)도 중국에서 막강한 위력을 자랑하고 있다. 블랙핑크의 홍콩, 마카오, 베트남 공연은 중국 관객을 대거 동원하며 크게 흥행했고 과거 빅뱅은 K-POP(K팝) 아티스트 사상 역대 최다 관객을 모으기도 했다. 중국 시장이 열리면 YG엔터테인먼트가 대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는 의미다.
◇YG엔터-텐센트, 10년간 이어온 전략적 파트너십…배경은
6일 업계에 따르면 YG엔터테인먼트의 주요 주주로 텐센트모빌리티(Tencent Mobility Limited)가 등극한 지 올해로 10년차가 됐다. 2024년 3분기 말 기준으로 텐센트모빌리티는 YG엔터테인먼트 주식 80만3658주를 보유하고 있다. 전체 발행 주식 수의 4.3%에 해당한다.
텐센트모빌리티가 YG엔터테인먼트 주주로 이름 올린 건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해 7월 YG엔터테인먼트는 648억원 규모로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텐센트모빌리티와 상하이 펑잉 비즈니스 컨설턴트 파트너십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한 데 따른 조치다.

여기에 더해 YG엔터테인먼트의 경영을 이끈 양민석 대표와 양현석 프로듀서가 본인들이 쥐고 있던 구주 물량 일부를 텐센트모빌리티와 상하이 펑잉 비즈니스 컨설턴트 파트너십에 넘겼다. 이에 따라 텐센트모빌리티와 상하이 펑잉 비즈니스 컨설턴트 파트너십이 보유한 주식은 2017년 말 기준으로 각각 80만3658주, 147만3375주가 됐다.
이를 놓고 중국사업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이들과 사업적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지점도 많았다. 상하이 펑잉 비즈니스 컨설턴트 파트너십은 중국 온라인·모바일 티켓팅기업 웨잉이 지분을 보유한 특수목적회사다. 텐센트모빌리티는 텐센트그룹의 계열사로 IT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중국 유수 기업이 YG엔터테인먼트에 큰 관심을 보이는 것도 당연했다. 당시 YG엔터테인먼트는 K팝의 선두주자로 빠르게 치고 나가는 상황이었다. 대표적 사례가 빅뱅의 콘서트다. 당시 YG엔터테인먼트 소속이었던 빅뱅은 중국에서 최다관객을 동원한 아티스트로 명성을 떨쳤다.
빅뱅이 2016년 중국 본토에서 진행한 팬미팅 투어는 총 29회로 약 48만명, 2015년 진행했던 월드투어는 총 18회 동안 24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회당 2만명에 가까운 관객을 동원한 셈이다.
그러나 한한령이 발목을 잡았다. 사드 배치 문제로 한중관계가 나빠지면서 중국 정부가 2016년 말부터 암묵적인 한국 콘텐츠 금지령을 내렸다. 이에 따라 투자유치가 무색하게 중국사업은 크게 위축됐고 급기야 2021년에는 상하이 펑잉 비즈니스 컨설턴트 파트너십이 들고 있던 YG엔터테인먼트 지분을 결국 모두 처분했다.
YG엔터테인먼트의 중국법인 실적에서도 한한령에 따른 타격을 확인할 수 있다. YG엔터테인먼트가 중국 본토에 둔 법인은 YG엔터테인먼트베이징(YG Entertainment Beijing Limited)이다. 100% 자회사인 YG엔터테인먼트아시아(YG ENTERTAINMENT ASIA LIMITED)가 YG엔터테인먼트베이징의 지분을 모두 보유한 구조다.
2016년 YG엔터테인먼트아시아는 빅뱅 콘서트 등에 힘입어 매출 35억원, 순이익 14억원을 기록했다. YG엔터테인먼트아시아의 종속법인이 YG엔터테인먼트베이징뿐이라는 점에서 중국에서 상당한 이익을 벌어들였다는 의미가 된다. 그러나 한한령이 본격화한 2017년부터 2023년까지 YG엔터테인먼트아시아는 계속 적자를 냈다.
◇중국굴기 ‘계속’, 텐센트뮤직과 협력·블랙핑크가 무기
한한령으로 어려움을 겪어도 YG엔터테인먼트는 중국 시장 진출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적자를 보는데도 중국법인을 유지하고 텐센트 측과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YG엔터테인먼트의 주요 주주로 텐센트모빌리티가 여전히 남아 있는 가운데 YG엔터테인먼트도 텐센트뮤직 지분을 계속 보유하며 우군으로 두고 있다.

YG엔터테인먼트와 YG플러스는 텐센트뮤직과 사업적 협력을 기대하며 2018년 1월 나란히 지분을 취득했다. 당시 YG엔터테인먼트는 텐센트뮤직 주식을 YG플러스보다 5배 많은 107억원어치 매입했다.
한한령의 장기화로 텐센트뮤직과의 협력계획을 실현하지 못하자 YG엔터테인먼트와 YG플러스는 종전까지 지분투자, 시너지투자였던 텐센트뮤직에 대한 출자목적을 2021년 단순투자로 바꿨다. 그리고 2024년 YG플러스는 텐센트뮤직 지분을 전량 매도했다.
하지만 YG엔터테인먼트는 여전히 해당 지분을 보유 중이다. 이를 두고 당시 YG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현금보유량이 넉넉한 데다 텐센트 등 중국기업과 여러 가지 협업 등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텐센트뮤직 주식을 좀더 들고 가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중국 시장 공략의 또 다른 무기는 블랙핑크라는 강력한 아티스트IP다. 블랙핑크는 마카오, 홍콩, 베트남 하노이 등 공연에서 중국 관객을 대규모로 동원할 만큼 강력한 흥행성을 보이고 있다.
예컨대 블랙핑크가 2023년 초 홍콩에서 세 차례 진행한 콘서트 티켓은 2022년 11월 판매를 시작하자마자 매진됐다. 암표 가격은 최고 8배까지 치솟은 것으로 전해진다. 한한령으로 중국 본토에서 콘서트를 열지 못하자 홍콩 콘서트로 중국 관객의 수요가 몰린 결과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인더스트리
-
- [i-point]브이티, 일본 주요 온라인 플랫폼 종합 랭킹 1위
- [i-point]'역대급 매출' 아나패스, OLED 패널용 칩셋 호조 영향
- [HMM 밸류업 점검]HMM, '널뛰는' PER에 투자자 '신뢰도' 무너져
- 롯데렌탈, ‘굳건한 신용등급’ PEF발 우려 무풍지대
- [아시아 페덱스 꿈꾸는 에어인천]PMI 기조 '통합' 방점…인허가 작업 병행
- SNT모티브, 14년째 현금흐름 흑자 '무차입 경영'
- SNT그룹, 차부터 로봇·금융까지…성장 키워드 'M&A'
- [이통3사 AI 윤리지침 점검]방대한 고객 데이터, 이점 vs 책임
- 주주소통 강화 두산밥캣, 첫 '안건 설명서' 공개
- HMM, 포워딩업체 출신 CEO 발탁
이지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탈한한령 훈풍 부는 콘텐츠기업들]중국 포기 없다…YG엔터의 무기 '텐센트 파트너십'
- 어도어, 'NJZ' 활동 법적대응 불구 "동행 의지 계속"
- 뉴진스·어도어 전속계약 분쟁, 기획업자 의무 범위 공방
- [Red & Blue]'52주 신고가' 하이브, BTS 월드투어 기대감 '폭발'
- 30주년 맞은 SM엔터의 '하츠투하츠'
- [주주 프렌드십 포커스]디어유, 설립 후 첫 배당 '주주환원 약속 먼저'
- NEW, CB로 영화 제작 자금 확보 '콘텐츠 경쟁력 강화'
- [탈한한령 훈풍 부는 콘텐츠기업들]디어유, 텐센트뮤직과 손잡고 중국시장 '정면 돌파'
- [Earnings & Consensus]YG엔터, 블랙핑크 공백에 적자…'예상보다 선방' 평가도
- [주주 프렌드십 포커스]YG엔터, 수익성 압박에도 배당 '주주환원 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