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은 지금]친환경 선박 개발성과, 수주경쟁력 유지의 길③메탄올 추진선 수주로 LNG 이외 첫 트랙레코드…최근 R&D 투자 증가세
강용규 기자공개 2023-07-31 11:29:39
[편집자주]
국내 조선업계에서 HD한국조선해양과 한화오션의 라이벌리가 치열하게 전개되는 가운데 삼성중공업은 조용하다. 그러나 눈앞의 수주와 실적은 순항하고 있으며 미래 친환경 선박시대도 착실히 준비하는 등 긍정적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이에 시장에서 삼성중공업을 향하는 관심도 갈수록 뜨거워지는 중이다. 더벨이 삼성중공업의 '정중동' 경영 현황을 면밀히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7월 28일 14시0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저탄소·무탄소의 친환경 선박 개발은 모든 조선사들의 공통 과제다. 다만 국내 조선3사(HD한국조선해양,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특히 삼성중공업에게는 그 의미가 더욱 각별하다.친환경 선박시장에 중국 조선사들이 진입하면서 국내 조선사들은 더 부가가치가 높은 대체연료 선박을 하루 빨리 상용화해야 하는 압박을 받고 있다. 삼성중공업의 경우는 직접적 경쟁자인 HD한국조선해양, 한화오션과 달리 자체 엔진사업이 없다는 점에서 대체연료 선박 분야의 연구개발성과가 더욱 중요하다는 시선이 나온다.
◇ 컨테이너선 4조 잭팟, 금액보다 큰 미래 경쟁력 의미
삼성중공업은 최근 대만 해운사 에버그린으로부터 1만6000TEU(20피트 컨테이너 적재량단위)급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16척을 3조9593억원에 수주했다. 이 계약은 단일계약 기준 역대 최대규모의 수주라는 점 이외에도 삼성중공업이 LNG 이외 대체연료의 추진선을 수주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관심을 받았다.
국제해사기구의 해상 환경규제가 질소산화물과 황산화물에 이어 탄소의 배출량 규제 단계로 넘어가면서 글로벌 선주사들의 시선은 점차 LNG 이후의 선박연료를 향하고 있다. LNG가 기존의 대세 선박연료였던 벙커C유 대비 친환경성이 높기는 하지만 화석연료라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메탄올의 경우 탄소 배출량을 벙커C유 대비 20~30% 감축할 수 있다. LNG와 비슷한 수준이다. 그러나 친환경 방식으로 생산한 '그린 메탄올'을 활용하면 밸류체인 차원의 탄소 배출량(스코프3)을 줄일 수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중공업에게 이번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수주의 의미를 초대형 계약이라는 점 이외에 대체연료 추진 제품군을 LNG에서 메탄올로 넓혔다는 점에서도 찾는다. 향후 친환경 선박시장에서 삼성중공업이 수주경쟁력을 더욱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에버그린에 앞서 MSC와 머스크, CMA-CGM 등 글로벌 대형 해운사뿐만 아니라 한국의 HMM까지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을 조선사들에 총 102척 발주했다. 그런데 이 물량들 가운데 41척은 중국 조선사들의 몫이었다. 심지어 2분기 글로벌 선박시장에서 발주된 9000TEU급 이상의 대형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12척은 모두 중국을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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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선박시장에서 중국의 존재감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LNG선의 경우 후동중화조선 1곳뿐이었던 수주 조선사가 지난해 다롄조선과 장난조선, 양쯔장조선의 합류로 4곳으로 늘었으며 올해 초 CMHI장쑤조선까지 수주에 성공하면서 5곳으로 늘었다.
이처럼 친환경 선박은 더 이상 국내 조선사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이는 수주시장에서 삼성중공업의 실질적 경쟁 상대가 국내 조선3사뿐만 아니라 중국 조선사들로까지 넓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때문에 삼성중공업에게 첫 메탄올 추진선의 수주는 의미가 크다.
◇ 경쟁사는 엔진 내재화, 커지는 R&D 성과 부담
삼성중공업은 메탄올 말고도 암모니아, 수소, 연료전지, 원자력 등 다양한 분야에서 차세대 친환경 선박을 연구하고 있다. 이는 국내 경쟁자인 HD한국조선해양과 한화오션도 마찬가지다. 다만 업계에서는 삼성중공업의 연구개발성과 도출 과제가 경쟁사 대비 무겁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이는 조선3사 중 삼성중공업만이 엔진사업을 보유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자회사 HD현대중공업을 통해 엔진사업본부를 운영하고 있으며 STX중공업 인수까지 추진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계열사 HSD엔진이 한화임팩트에 인수되면서 엔진사업이 계열화됐다.
이는 삼성중공업이 친환경 선박과 친환경 엔진의 개발을 병행할 수 없는 만큼 중장기적으로 친환경 선박시장에서의 수주경쟁력이 약화할 여지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삼성중공업이 이를 만회하기 위해서는 친환경 선박의 개발 분야에서 경쟁사 대비 괄목한 만한 성과가 필요할 수밖에 없다.
업계에서는 삼성중공업의 R&D(연구개발) 투자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2015~2022년 8년 연속으로 적자를 내면서 허리띠를 한껏 졸라매야 했다. R&D투자 역시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한때 1000억원을 웃돌았던 삼성중공업의 R&D 비용은 2018년 495억원까지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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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국제해사기구의 2020년 선박연료유 황산화물 함량규제(IMO2020)를 전후로 LNG 등 친환경 연료추진선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적자가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R&D 비용을 점차 늘리는 모습을 보여 왔다.
지난해에는 R&D 비용의 매출 비중이 2015년 이후 7년만에 1%대를 회복하기도 했다. 매출 대비 R&D 비용의 비중으로 따지면 삼성중공업은 '업계 1위' HD한국조선해양보다도 높은 비율의 금액을 R&D에 할애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785억원을 내면서 흑자전환을 향해 가고 있다. 실적에 여유가 생기는 만큼 연구개발투자도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6월에는 거제조선소 내에 암모니아 실증설비도 착공했다. 암모니아 추진선의 상용화를 위해 그동안 개발해 온 기술들을 평가하고 신뢰성과 안전성을 검증하는 설비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연말까지 설비를 완공하고 테스트를 시작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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