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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턱 낮춘 바이오시밀러 '지각변동']네스벨·루센비에스 공들인 종근당, 이젠 시밀러 넘어 신약2008년 도전장 이후 2개 제품 상용화, 가격 경쟁력 앞세워 침투율 확대

차지현 기자공개 2024-07-17 09:17:48

[편집자주]

많은 산업이 그렇듯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도 모방에서 탄생했다. 바이오 신약개발 성과에 앞서 바이오시밀러의 부흥이 먼저 있었다. 특허 만료된 오리지널과 동등성을 입증한 시밀러는 개발도 용이할 뿐 아니라 사회적 의료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대체제로 환영받는다. 제약사바이오 입장에선 신약개발에 본격 뛰어들기 전 중간 도약대로도 활용한다. 최근 주요국에서 시밀러 허가 심사 기준을 완화하는 움직임까지 추진되면서 시장 판이 더 커지고 있다. 한국 제약바이오 시장은 이를 어떻게 대비하고 있는지 더벨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6일 08: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작년 1조7000억원대 기술수출 계약을 성사하면서 업계에 훈풍을 가져온 종근당. 세포유전자치료제(CGT), 항체-약물 접합체(ADC) 등 바이오 분야로 확장을 꾀하고 있다. 하지만 진입장벽이 높은 영역이다. 성과가 나타나기까진 오랜 기간과 비용이 들 수밖에 없다.

이 간극을 메운 게 바이오시밀러 사업이다. 신약개발을 위한 역량을 키우는 데 도움을 주는 건 물론 든든한 캐시카우로도 자리 잡았다. 최근 들어선 바이오시밀러에서 다소 힘을 빼고 신약개발 역량을 강화하는 점이 눈길을 끈다.

◇합성신약 강자 종근당, 바이오신약 '도약대' 바이오시밀러

종근당의 R&D는 화학합성 신약이 중심이다. 보유 파이프라인 총 21개 가운데 16개가 화합합성물이다. 지난해 11월 글로벌 제약사 노바티스에 1조7000억원대 규모로 기술수출 계약을 성사한 주인공 'CKD-510'도 화학합성 파이프라인이었다.

최근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된다. CGT, ADC, 항체치료제 등 바이오 신약으로 R&D 저변을 넓히고 있다. 바이오 기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후보물질 'CKD-702', 고형암 치료제 후보물질 'CKD-703' 등을 개발 중이다. 자체 제약 기술 확보만이 미래 성장을 주도할 수 있다는 판단 하에 신규 모달리티를 지속해서 들여다보고 있다.

미래먹거리로 낙점한 CGT, ADC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하지만 넘어야 할 문턱이 높은 영역이기도 하다. 전 세계 의약품 중 CGT가 차지하는 비중은 1%에 불과할 정도로 초기 시장이다. ADC 역시 시장 규모는 크지만 개발비가 많이 들고 제조와 임상이 어렵다는 점이 난제로 꼽힌다.

종근당 입장에서 화학합성 신약과 바이오 신약 간 간극을 메워줄 방안이 바로 바이오시밀러 사업이었다. 바이오 신약을 곧장 개발하는 것보단 진입장벽이 낮기에 상대적으로 빠른 성과 도출이 가능하다. 바이오시밀러로 벌어들인 돈을 바이오 신약 R&D 재원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2008년 진출 이후 2건 상용화 성과, 달라진 전략 '눈길'

종근당이 처음 바이오시밀러에 발을 내디딘 건 16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8년 바이오시밀러 의약품의 핵심 플랫폼 기술을 자체적으로 확보했다.

이후 첫 바이오시밀러 제품이 탄생한 시점은 그로부터 11년이 뒤다. 2019년 9월 빈혈 치료제 네스프 바이오시밀러 'CKD-11101(제품명 네스벨)'이 일본에서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이는 종근당이 창사 이래 바이오 분야에서 이뤄낸 첫 성과였다.

두 번째 바이오시밀러는 황반변성 치료제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 'CKD-701(제품명 루센비에스)'이다. 2012년 개발에 뛰어든 지 10여년 만인 2022년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 품목허가를 받았다. 현재 루센비에스는 규모가 크진 않지만 쏠쏠한 캐시카우로 자리매김했다. 올 1분기 기준 매출은 2억원 정도다.


시장 공략 관점에서 네스벨과 루센비에스의 눈에 띄는 차이가 있다면 가격이다. 네스벨의 경우 2019년 출시 당시 바이오시밀러가 받을 수 있는 최고가인 오리지널 대비 80% 약가를 책정했다. 반면 루센비에스는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내세운다. 올 초엔 루센티에스 가격을 30만원에서 15만원으로 절반가량 자진인하하는 결단도 내렸다.

개발사들이 우후죽순 늘어나면서 바이오시밀러 사업 환경이 녹록지 않아졌다는 점이 이 같은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루센티스 시장에서는 오리지널 제품을 포함해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아멜리부' 등과 경쟁 중이다. 이에 더해 같은 황반변성을 적응증으로 하는 아일리아 및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들과도 시장을 양분해야 한다.

◇후속 부재한 시밀러…복제약보다 자체 신약에 힘 준다

네스벨과 루센비에스 외 후속 바이오시밀러 개발엔 다소 힘을 뺀 모습이다. 자체 개발하는 후속 바이오시밀러는 없다.

2022년 9월 싱가포르 파보렉스로부터 비임상 단계의 키트루다 바이오시밀러의 국내 독점 공급 및 판매권을 도입한 게 유일하게 주목할 만한 행보다. 키트루다는 지난해 단일 품목 전 세계 매출 2위(약 26조원)를 기록한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다만 종근당은 아직 임상을 진행하진 않고 있다.

바이오시밀러 경쟁이 치열해진 데 따라 바이오 신약 개발에 더욱 역량을 모으려는 걸로 풀이된다. 바이오시밀러를 통해 R&D 역량이 일정 수준의 궤도에 오른 데다 대규모 기술수출 성과를 내면서 자신감이 붙은 것도 방향 전환의 요인이 됐다는 분석이다.

정체된 바이오시밀러 사업과 달리 바이오 신약 분야에선 적극적인 움직임이 나타난다는 게 방증이다. 4월엔 국내 바이오텍 큐리진으로부터 CGT 후보물질 'CA102'을 도입하기도 했다. 종근당은 CA102의 임상 1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제출한 뒤 본격 본임상 진입 준비에 나설 것으로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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