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interview]김현진 NH벤처 대표 “중견VC 도약 첫걸음 뗐다”글로벌 Co-GP 역내펀드 결성으로 양적·질적 퀀텀점프, “NH그룹 내 역할 공고히할 것”
최윤신 기자공개 2024-09-19 08:20:11
이 기사는 2024년 09월 12일 08: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Co-GP 펀드 결성을 통해 중견 벤처캐피탈로 도약하기 위한 첫걸음을 내디뎠다. 성공적인 펀드 운용을 통해 투자·회수·펀딩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NH농협금융지주 계열사로서 역할을 공고히 하겠다.”김현진 NH벤처투자 대표이사(사진)는 최근 여의도 본사에서 진행한 더벨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NH벤처투자는 최근 1000억원 규모 ‘NH-OC 글로벌 오픈이노베이션 펀드’ 결성에 성공했다. 이스라엘의 아워크라우드(OurCrowd)와 공동 운용하는 이 펀드를 만들기 위해 지난 1년 이상을 공들여왔다.
김 대표는 이번 펀드를 통해 하우스의 외형을 확대하는 양적 성장 뿐 아니라 글로벌 운용사와 공동운용을 통한 ‘질적 성장’도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 이를 통해 NH벤처투자를 명실공히 중견벤처캐피탈로 올려놓겠다는 포부다.
◇끊임없는 커뮤니케이션으로 투자 문화 차이 극복
NH벤처투자가 아워크라우드와 펀드 결성을 준비한 건 지난해 초 부터다. 지난해 10월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의 기술혁신전문펀드 글로벌오픈이노베이션 분야에 위탁운용사로 선정됐고, 이후 10개월여만에 결성에 성공했다. 아워크라우드는 2012년 설립된 이스라엘 톱3 VC 하우스로 운용자산(AUM)은 3조원에 육박한다.
김 대표는 “이번 펀드는 지금까지 국내 벤처캐피탈들이 주로 채택한 외국자금 출자 모집이나 병행(Parallel)펀드·역외펀드가 아니라 글로벌 운용사와 공동운용(Co-GP)하는 역내펀드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여신전문금융법을 적용받는 신기술사업투자조합을 공동운용하며 한국VC의 글로벌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성 과정이 쉽진 않았다. 이스라엘 전쟁이 격화하며 펀드 결성이 가능하겠냐는 걱정의 목소리가 많았는데, 우려를 뒤로하고 펀드 결성에 성공했다. 펀드 결성에 오랜 시간이 걸린 건 출자자 모집 때문만은 아니었다. 펀드의 규약을 협의하는 과정이 길었다.
그는 “서로 다른 투자 문화에 대해 공동의 시각을 갖춰가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며 “NH벤처투자는 물론 아워크라우드도 이번 펀드 결성을 진심으로 갈망했기 때문에 어려운 과정을 잘 헤쳐나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물리적 거리로 인한 어려움도 존재했다. 펀드 결성에 참여한 임직원들은 시차를 극복하고 아워크라우드는 물론 글로벌 LP들과 의사소통을 진행하기 위해 수일간의 밤샘을 감수하기도 했다. 펀드 결성이 완료되고 감격의 눈물을 흘린 직원도 있었다는 후문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물리적 거리를 뛰어넘어 의사소통을 하는 노하우들이 많이 생겼다. 그는 “한국 시간으로 오후 3시~6시가 이스라엘과 중복되는 업무시간이기 때문에 이 시간에 중점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해 나갈 것”이라며 “소통을 통해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도록 펀드를 운용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펀드는 성장금융의 출자금 400억원에 NH농협금융그룹 계열사가 200억원을 더했다. 아워크라우드 측에선 출자금 400억원을 모았다. 미국 실리콘밸리 기반의 기관투자자와 유럽 패밀리오피스, 이스라엘 자산운용사 등을 출자자로 모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펀드에 출자한 글로벌 LP들과 여러차례 미팅을 했다”며 “아워크라우드의 글로벌 투자네트워크에 더불어 LP로 참여한 기관들 또한 실리콘밸리를 포함한 글로벌 후속투자를 주선하고 포트폴리오 기업에 대한 글로벌 진출 기회를 만드는 데 적극적으로 돕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있어 많은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NH벤처투자와 아워크라우드에서 각각 3명씩 총 6명이 펀드를 운용한다. NH벤처투자에선 김 대표와 함께 주창완 본부장, 송윤태 팀장이 참여한다. 아워크라우드 측은 조나단 메드베드(Jonathan Medved) CEO, 엘리 라진(Ely Razin) CIO, 조쉬 울프(Josh Wolff) COO가 이름을 올렸다. 모두 아워크라우드의 파트너로 무게감이 상당하다.
김 대표는 “특히 조나단 메드베드는 탁월한 분석력과 네트워크를 가진 글로벌 벤처 시장의 유명 인사”라며 “함께 일하는 경험이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양사는 해외 기업과 협업을 추진하거나 글로벌 진출을 도모하는 국내 기업에 50% 이상을 투자할 방침이다. 국내 기업과 오픈이노베이션을 수행하는 스타트업 발굴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투자 섹터는 △반도체 △우주항공 △사이버보안 △인공지능(AI) △헬스케어 △스마트모빌리티 △로봇 △첨단소재 △양자컴퓨팅 등 10개로 정했다.
김 대표는 “이스라엘이 가진 최대 강점은 사이버보안과 방위산업, 반도체 팹리스 등이며 한국은 소재와 제조 영역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며 “서로의 아이디어를 통해 많은 협업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와 함께 NH농협금융그룹의 관심사인 애그테크, 푸드테크 분야에서도 다양한 기회들을 찾을 예정이다.
이번 펀드가 주로 타깃하는 투자 라운드는 시리즈A부터 시리즈B다. 김 대표는 “글로벌 시장 기준으로 보면 시리즈 A에 해당하는데, 어느 정도 몸집이 돼야 글로벌 시장에 소개하고 후속투자를 이끌어낼 수 있다”며 “우리 펀드로 시너지를 내기 적합한 규모의 기업에 적극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머지않아 마수걸이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펀드 결성과정이 길었던 만큼 이미 다수의 파이프라인을 공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추가 펀드레이징 기회도 지속 모색
이번 펀드는 NH벤처투자에 큰 의미를 가진다. NH벤처투자가 성장금융에서 처음 따낸 GP자격을 통해 결성한 펀드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초 취임한 김 대표는 벤처캐피탈로서 역할을 하기 위해선 외부 자금을 운용할 수 있는 능력을 시장에 증명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를 위한 도전이 아워크라우드와의 Co-GP 펀드였다.
이번 펀드 결성을 기점으로 NH벤처투자의 성장이 본격화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펀드 결성으로 NH벤처투자의 AUM은 3611억원으로 늘어 중견 VC들과 어깨를 나란히하게 됐다.
기대하는 게 단순한 양적성장만은 아니다. 차별화된 트랙레코드를 축적하고 하우스의 경험을 쌓는 질적성장도 바라보고 있다. 김 대표는 “이번 펀드를 운용하며 VC의 투자와 회수에 대한 시각을 넓힐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토대를 마련할 수 있게 된 1등 공신으로 NH농협금융그룹을 꼽았다. NH농협금융지주는 지난해 NH벤처투자에 유상증자를 통해 300억원의 자금을 투입했고, 이번 펀드에도 계열사가 적극 출자했다.
그는 “성장의 기반을 갖출 수 있게 된 건 그룹의 적극적인 지원 의지 덕분”이라며 “앞으로는 벤처캐피탈로서 그룹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들을 찾아 나갈 것”이라고 했다. 오랜 기간 준비한 대규모 펀드레이징을 마친 만큼 당분간은 투자에 집중할 예정이다. 펀드 결성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심사역을 충원하는 등 하우스의 역량도 키웠다.
추가적인 펀드 결성의 기회는 지속 모색할 방침이다. 김 대표는 “연내 적합한 기회가 있으면 프로젝트 펀드 결성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며 “NH금융그룹의 아이덴티티가 있는 농식품 중심의 그린바이오와 기후테크 등 분야에서 블라인드 펀드 결성 기회를 계속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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