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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로 진격하는 K-스타트업/thebell interview]"클라이원트, 입찰 프로젝트 업계 '링크드인' 꿈꿔"③조준호 대표 "글로벌 컨소시엄 구축 지원"…RFP 분석·생성, AI가 쪽집게 매칭

이영아 기자공개 2024-12-20 07:31:31

[편집자주]

K-팝, K-드라마, K-푸드에 이어 K-스타트업도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까. K-스타트업이 탄탄한 기술력과 섬세한 기획력을 바탕으로 미국, 일본 등 기존 해외시장뿐만 아니라 중동, 동남아, 남미 등 신시장 개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한국산 '글로벌 유니콘 기업'이 탄생할 수 있도록 지휘봉을 잡았고, 주요 LP 및 벤처캐피탈도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 더벨은 한국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스타트업의 미래 청사진과 향후 성장 전략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12일 15: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클라이원트는 일종의 '링크드인' 같은 플랫폼을 지향합니다. 링크드인이 사람을 이어준다면, 우리는 프로젝트(입찰)를 연결해주는 것입니다. 전세계 입찰 공고를 한 곳에서 제공하고 기업에 적합한 입찰 공고를 빠르고 정확하게 매칭해줄 것입니다."

조준호 클라이원트 대표(사진)는 지난달 15일 서울 마포구 공덕동 클라이원트 본사에서 진행한 더벨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클라이원트는 공공입찰 시장 디지털 전환에 도전하고 있는 스타트업이다. 한국과 싱가포르, 미국에서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인공지능(AI) 기술을 바탕으로 다양한 기관에 게시된 입찰 공고를 수집하고 분석해 고객사가 효율적으로 입찰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다국적 기업 연합으로 글로벌 컨소시엄을 꾸려 적합한 입찰 공고를 매칭해주는 '크로스보더' 플랫폼 구축이 궁극적인 목표다.

◇입찰 시장 디지털 전환…'블루오션' 공략

1980년생인 조 대표는 '연쇄 창업가'이다. 명지대학교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한 뒤 스타트업 업계에 발을 들였다. 메타버스 기술 스타트업 '애시드크레비즈'에서 2년간 일하며 창업의 꿈을 키웠다. 이후 메타버스 기술 스타트업 '엘토브'를 설립하며 첫 번째 창업에 도전했다.

조 대표는 "메타버스 관련 기술 인기가 줄어들면서 피보팅(사업방향 전환)을 진행했다"면서 "3차원(3D) 기술을 바탕으로 키오스크 인터페이스·환경(UX·UI)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입찰을 통해 공공과 민간 시장에 키오스크 솔루션을 공급하게 됐다"라고 덧붙였다.

키오스크 사업을 영위하며 글로벌 입찰 경험을 풍부하게 쌓았다. 한국과 싱가포르, 홍콩, 중국 등 아시아 국가 곳곳에서 입찰에 도전했다. 10여년간 입찰 시장에 몸담자 시장의 문제점이 보이기 시작했다. 디지털 전환이 이뤄지지 않은 전형적인 '낙후된 시장'이라는 것이다.

조 대표는 "수백페이지의 입찰 공고가 제안요청서(RFP) 문서에 담겨 있는데 이를 찾고, 읽고, 분석하고, 지원하는 일련의 과정은 상당히 번거롭다"면서 "RFP는 구조와 양식, 내용, 용량이 제각각인 비정형 데이터이기 때문에 디지털 전환이 까다로운 것"이라고 언급했다.

막대한 시장 규모를 갖췄지만 경쟁 사업자가 없는 '블루오션' 시장이라고 분석했다. 전세계 공공입찰 시장 규모는 거대하다. 한국(200조원)·미국(900조원)·일본(790조원)·중국(3800조원)·싱가포르(80조원) 등 국가별로 많게는 수백조원 이상 시장이 형성돼있다.

조 대표는 "전세계 어딜가도 입찰 시장이 형성되지 않은 곳은 없다"면서 "어디를 가서 일하든 간에 프로젝트 베이스의 회사들은 RFP 기반으로 일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입찰은 태생부터 글로벌 스케일업(외형확장)이 가능한 사업인 셈"이라고 강조했다.

◇싱가포르·미국 확장…RFP 분석·생성 '투트랙'

조 대표는 2023년 클라이원트를 창업한다. 그는 입찰 시장의 디지털 전환을 위해 AI 기술을 도입했다. AI를 통해 RFP 분석을 마친 뒤 고객사에 적합한 입찰 공고를 매칭해준다. 매칭 정확도는 95% 수준이다. 입찰 가격 산출, 정부 예산 분석 등 체계적인 솔루션을 제공한다.

클라이원트는 한국과 미국, 싱가포르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시스템통합(SI), 교육, 통신, 마이스(MICE) 등 다양한 분야의 대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60여곳 고객사를 확보했다. 올해 글로벌 사업을 본격화한 만큼 내년에는 500여곳 고객사를 확보하겠다는 복안이다.

주요 비즈니스모델(BM)은 구독이다. 최소 300만원에서 최대 1000만원까지 구독료가 형성돼있다. 매칭 수수료는 받지 않는다. 조 대표는 "입찰 매칭과 컨설팅 사업이 자리 잡으면 수수료 수취를 포함해 추가적인 비즈니스모델을 만들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한국에서는 조달청 나라장터부터 지방자치단체, 대학교, 병원, 은행 등 검증된 100여곳 기관에서 입찰 데이터를 확보했다. 또 싱가포르 국가조달시스템 '게비지(GEBIZ)', 미국 조달 사업 등록 시스템 '샘(SAM)', 주한미군 등에서 실시간 입찰 데이터를 수집 및 분석한다.

향후 RFP 수집·분석을 넘어 생성까지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우선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Changi Airport)과 실증사업(POC)을 진행한다. 창이국제공항의 입찰 공고와 RFP 생성에 대한 작업을 진행하는 것이다.

조 대표는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와 미팅을 했는데, 미국에서는 RFP 분석과 생성이 모두 시도되고 있는데, 아시아에서 이런 일을 하는 곳은 클라이원트 밖에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는 2026년에는 글로벌 1000여곳 고객사를 확보하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 2026년 목표 매출액은 100억원 수준이다. 조 대표는 "중소기업(SME)을 넘어 대기업까지 엔터프라이즈 고객을 확보할 계획"이라며 "해외 입찰 시장에 도전하는 한국 기업과 한국 입찰 시장을 공략하는 해외 기업 모두를 타깃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궁극적으로 글로벌 컨소시엄을 꾸려 적합한 입찰 공고를 매칭해주는 '크로스보더' 플랫폼을 꿈꾸고 있다. 예컨대, 한국의 기업이 싱가포르에 있는 입찰 프로젝트에 들어가고 싶어 할 때, 현지 기업과 매칭해 줘 컨소시엄을 결성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조 대표는 "우리 회사의 비전은 '메이크 RFP 심플, 모어 페이퍼워크(Make RFP Simple, More Paper Work)'"라며 "RFP 작업을 단순하게 만들어서 더 많은 작업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프로젝트 중심으로 가는 B2B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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