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중소 보험사는 지금]태광그룹 편입 20년 흥국화재, 든든한 대주주들⑤흥국생명과 태광산업이 양대주주…지원 의지와 여력 충분
조은아 기자공개 2025-01-23 12:49:24
[편집자주]
경쟁 심화와 인구 변화에 따른 구조적 성장 둔화 등 보험업을 향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 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화려한 외형 성장 이면에 늘 그림자처럼 우려가 따라다녔다. 더욱 큰 문제는 이런 요인들이 중소 보험사에겐 더더욱 불리하게 작용한다는 점이다. 생보사나 손보사 모두 '빅5'에 들지 못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위기의식이 높다. 더벨이 국내 중소 보험사들의 과거와 현재를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21일 07시42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는 흥국화재가 태광그룹 품에 안긴 지 20년이 되는 해다. 흥국화재는 1948년 '고려화재해상보험'으로 출범했다. 1994년 쌍용화재로 이름을 바꿨고 2006년 태광산업을 새 주인으로 맞으며 태광그룹에 편입됐다. 긴 역사만큼이나 부침 역시 컸다. 쌍용그룹이 해체되면서 쌍용화재 역시 한동안 방황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태광그룹에 인수된 뒤엔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과반을 훌쩍 넘으며 지배구조가 안정됐다. 오너의 금융업 확대 의지에 따라 '흥국금융그룹'이란 든든한 동지들도 얻었다. 흥국생명과 태광산업을 양대주주로 두고 있는 만큼 재무건전성 악화에 따른 부담도 적은 편이다.
◇그룹 편입 20년, 오너 의지 따라 흥국금융그룹 형성
태광산업은 2006년 3월 당시 쌍용화재였던 흥국화재를 인수했다. 당초 흥국생명을 통해 인수를 추진했으나 흥국생명이 기관경고를 받은 사실이 발목을 잡았다. 보험감독규정상 경고를 받고 3년이 지나지 않은 금융회사는 보험업 허가를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태광그룹은 흥국생명 대신 모기업인 태광산업을 통해 쌍용화재를 인수했다.
당시 흥국화재는 누적된 적자로 생사의 기로에 서있었다. 여기에 세청화학, 대유투자자문 등 대주주 간 경영권 분쟁도 지속되면서 새 주인을 찾기란 쉽지 않았다. 매수 의사를 적극적으로 밝혔던 태광산업과 STX 중 태광산업의 승리로 돌아갔다.
태광산업은 쌍용화재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신주 900만주를 인수했다. 이후 세청화학이 보유하고 있던 구주 210만주를 인수하면서 지분율을 54.2%까지 높였다.
당시 태광산업은 금융업으로 그룹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기 위해 쌍용화재 인수를 결정했다. 무엇보다 오너의 의지가 확고했다. 이호진 전 회장은 2004년 회장에 오른 뒤 2006년 흥국화재, 피데스증권중개(현 흥국증권), 예가람저축은행 등을 인수하며 빠르게 인수했다.
태광그룹 품에 안기면서 흥국화재는 안정적 지배구조를 갖추게 됐다.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50%를 훌쩍 넘기면서 금융당국의 경영개선 요구에 부합할 수 있게 됐고 자본 확충을 통해 재무구조도 개선됐다. 자연스럽게 대외 신인도가 제고됐고 그간 엄두도 내지 못했던 신사업에 진출할 수 있는 발판도 마련됐다.
태광그룹 금융 계열사들은 2006년 흥국금융그룹으로 새출발했다. 흥국생명, 흥국화재, 흥국증권, 예가람저축은행, 고려저축은행, 흥국자산운용 등 6개 금융 계열사로 구성됐다. 각 회사간 시너지를 누린다는 구상이었다.
◇든든한 최대주주 흥국생명, 지원 의지와 여력 충분
현재 흥국화재는 흥국생명과 태광산업 등 그룹의 양대 축을 최대주주로 두고 있다. 흥국생명 지분율은 40.06%, 태광산업 지분율은 39.13%로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둘의 지분율을 더하면 79.19%로 80%에 육박한다. 그룹을 대표하는 두 회사를 양대주주로 두고 있다.
흥국생명은 연간 1500억원 안팎의 순이익을 꾸준히 내고 있다. 신용도, 자본, 자산, 순이익 규모 등을 봤을 때 지원 의지는 물론 지원 여력 역시 충분하다는 평가다.
태광산업은 글로벌 석유화학 업황 불황에도 꾸준히 현금성자산을 늘리고 있는 기업이다. 2022년부터 시작된 영업손실에도 1조원이 넘는 현금을 쌓아둔 덕분에 튼튼한 재무 구조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태광산업은 흥국화재 인수와 이후 경영 정상화 과정에 지금까지 2800억원가량을 투입했다.
지금의 지분율이 완성된 건 2023년 초다. 태광산업은 2010년 9월 모든 지분을 흥국생명에 넘겼다. 흥국생명이 금융 계열사 맏형이었던 만큼 흥국생명을 중심으로 지배구조를 다시 짜기 위해서다.
그러나 흥국화재가 자본잠식에 빠지자 태광산업이 재등판했다. 2011년 6월 유상증자에 참여해 678억원을 지원하며 2대주주로 올라섰다. 보유 지분 전량을 흥국생명에 매각한 지 1년도 안돼 다시금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렸다.
이후 흥국생명 59.56%, 태광산업 19.63%의 지분율이 완성됐으나 2023년 초 태광산업이 흥국생명이 보유한 흥국화재 주식을 취득하면서 다시 지분율에 변화가 생겼다. 태광산업의 흥국화재 지분율은 기존 19.63%에서 39.13%로 높아졌고 흥국생명의 흥국화재 지분율은 59.56%에서 40.06%로 낮아졌다. 당시 태광산업이 흥국생명에 직접적으로 자금을 지원하기 어렵게 되자 지분 매입을 통해 우회적으로 자금을 지원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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