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인더스트리

[승계 전략 분석]한원석 부사장 지배하에 놓인 '노루알앤씨' 역할은[노루홀딩스]③특수관계자 안정적 매출 바탕…배당금 지급으로 현금여력 확대

이민호 기자공개 2025-02-11 08:14:30

[편집자주]

2세에 대한 지분승계는 기업 오너들의 지상과제다. 승계기법은 결국 2세에게 지분 취득재원을 어떻게 또 얼마나 쥐여줄 수 있는가로 수렴한다. 그만큼 승계기법은 갈수록 고도화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자원이 비효율적으로 배분되거나 비지배주주에 피해가 발생하기도 한다. theBoard가 각 기업의 승계 과제와 기법에 대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06일 08시23분 THE BOARD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디아이티는 노루알앤씨를 완전자회사로 편입했다. 이로써 한원석 노루홀딩스 업무 부총괄 부사장이 디아이티를 지분율 97.7%로 지배하고 디아이티가 노루알앤씨를 100%로 지배하는 구조가 형성됐다.

도료의 주요 원재료인 수지를 생산하는 노루알앤씨는 노루페인트, 아이피케이, 노루오토코팅 등 계열사에 대해 안정적으로 매출을 발생시키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디아이티의 자회사로 편입된 후에는 배당을 기존보다 늘렸다. 노루알앤씨로부터의 배당금은 디아이티가 노루홀딩스 지분을 매수하기 위한 재원을 조성하는 데 기여했다.

◇디아이티 완전자회사로 편입…특수관계자 안정적 매출 바탕

노루알앤씨는 2006년 10월 노루홀딩스가 1억원을 출자해 디알씨라는 이름으로 설립됐다. 노루알앤씨 설립 당시 노루홀딩스가 보유한 지분은 50%(20만주)였다. 노루알앤씨 나머지 지분 50%를 누가 출자했는지는 확인하기 어렵다. 다만 당시 노루그룹 계열사 중에서는 출자한 곳이 없었다.


노루알앤씨의 초기 재무구조는 노루홀딩스의 2010년 사업보고서에 처음 드러난다. 노루알앤씨의 2010년 매출액은 97억원이었으며 당기순이익은 1억원이었다. 2010년말 자산총계가 29억원이었는데 이중 자본총계는 6억원인 반면 부채총계가 23억원이었다.

앞서 노루알앤씨는 자산총계 2억원으로 설립됐다. 이를 토대로 노루알앤씨는 초기에 차입금을 바탕으로 영업활동을 이어온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노루케미칼은 2012년 감사보고서를 통해 노루알앤씨가 한국외환은행으로부터 빌린 차입금 13억원에 대해 지급보증을 제공하고 있다고 명시하기도 했다.

노루홀딩스는 2020년 8월 노루알앤씨 지분 50% 전량을 36억원에 매각했다. 이 지분 전량을 산 곳은 디아이티였다. 디아이티는 한영재 노루홀딩스 업무 총괄 회장의 장남인 한원석 노루홀딩스 업무 부총괄 부사장이 지분 97.7%를 보유한 회사다.

노루홀딩스의 2020년 3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노루알앤씨 지분거래 직후인 2020년 9월말 기준 디아이티는 노루알앤씨 지분 100%(40만주)를 보유했다. 노루알앤씨 지분거래 직전까지만 해도 디아이티가 보유한 노루알앤씨 지분은 없었다. 이를 토대로 디아이티는 노루홀딩스로부터 노루알앤씨 지분 50%를 매입하면서 노루알앤씨 잔여지분 50%도 매입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노루알앤씨가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것은 2014년부터다. 노루알앤씨 지분거래 직전인 2019년말 노루알앤씨의 재무구조를 보면 자본총계가 48억원으로 늘면서 자산총계가 151억원이 됐다. 2006년 10월 설립 때 2억원이었던 노루알앤씨의 자본총계가 그동안 유상증자 없이도 2019년말에 이르러 48억원으로 늘어난 이유는 꾸준히 당기순이익 흑자를 쌓아왔기 때문이다. 노루알앤씨 감사보고서로 실적을 확인할 수 있는 2013년부터 매년 당기순이익 흑자를 내고 있다.

당기순이익 흑자의 배경에는 안정적인 매출이 자리잡고 있다. 2018년 388억원에 이어 2019년 405억원의 매출액을 달성했다. 안정적인 매출에는 특수관계자에 대한 매출이 바탕이 됐다. 2019년 노루알앤씨는 특수관계자에 대해 합산 238억원의 매출액을 달성했다. 전체 매출액(405억원)의 59%였다.


노루알앤씨는 도료용 수지를 제조하는 회사다. 이 수지는 자동차, 선박, 건축, 잉크, 공업, 목공 등 용도의 도료에 광범위하게 쓰인다. 이 때문에 노루그룹 대부분 계열사는 노루알앤씨가 만드는 수지가 주요 원재료가 된다. 노루홀딩스의 완전자회사(지분율 100%)인 노루케미칼 등으로부터 원재료를 사서 도료용 수지를 만들어 노루그룹 각 계열사에 판매하는 것이 노루알앤씨의 주요 밸류체인이다. 이 때문에 노루알앤씨는 2019년 노루페인트(건축용 도료) 65억원, 아이피케이(선박용 도료) 54억원, 노루비케미칼(플라스틱용 도료) 40억원, 노루오토코팅(자동차용 도료) 22억원 등 매출액을 달성했다.

노루알앤씨 매출액에 대한 특수관계자의 높은 기여도는 최대주주가 디아이티로 바뀐 이후에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연도인 2023년의 경우 노루알앤씨 전체 매출액(618억원) 중 42%(262억원)가 특수관계자에 대해 발생했다. 노루오토코팅 81억원, 아이피케이 60억원, 노루페인트 56억원 등이었다. 2023년말 노루알앤씨 자본총계는 61억원으로 늘었고 자산총계는 217억원이 됐다.

특수관계자에 대한 매출이 안정적으로 자리잡은 만큼 노루알앤씨는 차입 부담도 거의 없다. 2023년말 노루알앤씨의 총차입금(리스부채 포함)은 국내 은행권으로부터의 유동성 장기차입금 20억원과 리스부채(유동·비유동 합산) 1억원뿐이다. 노루알앤씨의 2023년말 부채총계가 156억원인 데는 차입금보다는 매입채무가 124억원인 이유가 크다. 이중 노루케미칼에 대한 매입채무가 53억원이다.

◇디아이티에 배당금 지급…노루홀딩스 지분 매입대금 조성 기여


특수관계자의 기여도가 높은 노루알앤씨의 매출구조는 모회사인 디아이티와도 유사하다. 디아이티는 시스템통합(SI) 회사로 노루그룹 계열사에 그룹웨어 구축과 웹사이트 유지보수 등 IT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안정적으로 이익을 창출하고 있다. 디아이티의 2023년 매출액은 89억원이었다. 노루홀딩스의 2023년 연결 기준 디아이티에 대한 기타지출은 73억원이었다.

노루알앤씨는 디아이티의 주요 배당수익원이 되고 있다. 노루알앤씨는 디아이티 자회사로 편입되기 전에도 배당을 실시했다. 노루알앤씨가 지급한 배당금은 2017년(지급일 기준)부터 2019년까지 매년 7억원, 2020년 8억원이었다. 다만 디아이티 자회사로 편입된 이후 배당금이 늘었다. 노루알앤씨가 지급한 배당금은 2021년 10억원, 2022년 30억원, 2023년 20억원이었다. 디아이티는 2020년 8월 노루알앤씨 지분 100%를 손에 쥐었으므로 2021년부터 노루알앤씨가 지급하는 배당금은 오롯이 디아이티 몫이었다.


디아이티가 한 회장이 보유한 노루홀딩스 지분 중 일부인 60만주를 70억원에 시간외매수하며 노루홀딩스 주주(지분율 4.51%)로 처음 진입한 것은 2022년 5월이다. 통상적으로 배당금은 주주총회에서의 승인 직후 지급되는 점과 노루알앤씨 주주총회가 2021년 3월과 2022년 3월에 각각 개최된 점을 고려하면 디아이티가 노루홀딩스 지분을 처음 매수한 시점(2022년 5월)은 노루알앤씨로부터 2021년 배당금 10억원을 수령한 데 이어 2022년 배당금 30억원을 수령한 직후인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디아이티는 노루홀딩스 지분 매수를 위한 자금조성 원천을 법인 운영자금 등으로 명시했다.

디아이티는 이후 한 회장으로부터 2023년 10월 지분 35만주를 38억원에 시간외매수한 데 이어 2024년 6월 지분 30만주를 38억원에 시간외매수하면서 노루홀딩스에 대한 지분율을 9.40%(125만주)로 늘렸다. 디아이티가 노루홀딩스 지분 125만주를 매수하는 데 합산 146억원이 들었으며 취득자금 조성원천은 모두 법인 운영자금 등으로 명시됐다.

노루홀딩스 측은 "승계 전략 관련 결정된 바 없다"라며 "노루로지넷, 디아이티, 노루알앤씨 등의 회사는 승계 전략과 관련이 없다"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4층,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김용관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황철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