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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감자' 해약환급금준비금, 제도 개선 논의 다시 불붙나 김철주 생보협회장 "근본적으로 제도를 다시 들여다보고 당국에 건의할 계획"

강용규 기자공개 2025-02-13 09:58:28

이 기사는 2025년 02월 12일 15시3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4년 결산배당의 시기를 앞두고 지난해 말 보험업계에서는 해약환급금준비금 제도와 관련한 논쟁이 뜨거웠다. 계약자 보호를 위해 필수불가결한 제도이지만 과도한 적립 부담으로 인해 보험사 배당여력이 제한돼 밸류업 정책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도 적지 않았다.

올해 이 제도를 놓고 업계와 당국의 논의가 보험개혁회의 등을 통해 다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생명보험업권에서 먼저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손해보험업권의 동향에도 시선이 쏠린다.

◇계약자 보호 VS 밸류업 역행, 합리적 개선방안 도출 필요성

김철주 생명보험협회장(사진)은 12일 열린 '2025년 생명보험협회 기자간담회'에서 "계약자 보호를 위해 운영 중인 준비금 제도에 대해 도입 취지를 충분히 고려하면서도 밸류업 정책에도 부합할 수 있도록 개선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협회장이 언급한 준비금은 해약환급금준비금을 말한다. 이 제도는 2023년 IFRS17 회계기준 도입으로 보험부채가 시가로 평가되면서 보험부채가 해약환급금보다 작을 경우 그 부족분을 이익잉여금 내에 준비금으로 쌓도록 하는 것이다. 이익잉여금의 일부인 만큼 자본에 포함되지만 배당 등 주주환원에 활용할 수는 없는 법정 준비금이다.

지난해까지는 13개 보험사가 해약환급금준비금을 적립했다. 그러나 모든 보험사들이 신계약 확보에 혈안이 된 만큼 앞으로 적립 보험사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적립 중인 보험사들의 적립 부담도 더욱 커질 것이라는 게 생보협회 측 예상이다.

(사진=생명보험협회)

원칙적으로 해약환급금준비금은 보험사가 보유한 계약의 일괄해지를 가정하고 쌓는 준비금이다. 현실화 가능성은 낮지만 새 회계기준 도입 직후의 충격 대비를 위해 보수적인 자본관리 정책을 유도하기 위한 제도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현실화 가능성이 낮은 시나리오에 대비하기 위한 부담 때문에 보험사의 주주환원 활동이 제한받는다는 점은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것이 김 협회장의 생각이다. 그는 "올해 철저하게 연구한 뒤 그 결과를 토대로 당국과 협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손보업계도 부담 영향권…협회 입장에 시선집중

국내 상장 보험사 11곳 중 2023년 결산배당을 실시한 곳은 3개 생보사(삼성·한화·동양), 4개 손보사(삼성·DB·현대·한화), 1개 재보험사(코리안리) 등 모두 8곳이다. 그런데 2024년 결산배당에서는 이미 배당계획을 발표한 삼성생명·삼성화재·DB손보 등 3곳에 코리안리를 더한 4곳으로 배당 실시 보험사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2023년 배당을 실시했으나 2024년에는 미실시가 유력하다고 여겨지는 4곳은 모두 전년 대비 실적이 개선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해약환급금준비금 등 법정 준비금 적립 예정액을 고려한 조정순이익은 하나같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으로도 추산된다.

4개사 공통적으로 해약환급금준비금의 부담이 가장 컸다. 2024년 3분기 말 기준으로 한화생명은 1조1598억원, 동양생명은 3532억원, 현대해상은 1조91억원, 한화손보는 3330억원의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 예정액이 집계됐다. 생보사 2곳의 경우 해약환급금준비금만으로 같은 기간 순이익을 넘어섰을 정도다.

손보업권에서도 현대해상과 한화손보가 해약환급금준비금 부담으로 인해 2024년 결산배당 미실시가 유력한 만큼 협회 차원에서 제도 개선 논의를 주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험업계는 바라본다. 특히 현대해상은 2001년부터 2023년까지 23년 연속으로 결산배당을 실시한 보험업계의 대표적 배당주로 연속배당 기록이 끝날 위기에 놓여 있다.

앞서 금융당국은 이 문제를 인지하고 보험개혁회의를 통해 부담 완화 방안을 내놓은 바 있다. 지급여력비율이 200% 이상인 우량 보험사에 한해 해약환급금준비금의 적립 예정액을 20% 줄이고 이를 주주환원에 활용하도록 한 것이다.

그러나 이 방안은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지급여력비율 200% 이상인 보험사들은 모두 해약환급금준비금을 적립하고도 조정순이익이 배당을 실시할 만큼 충분하거나(삼성화재·DB손보) 아예 적립 부담이 없는 곳(삼성생명)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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