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정책 리뷰]롯데케미칼, 눈덩이 순손실에도 주주환원 의지 강했다2026년 목표 순이익 30% 배당…'이익체력 회복·펀더멘털 강화' 관건
고설봉 기자공개 2025-02-17 07:48:54
[편집자주]
분기·연간 실적 발표 때마다 투자자들의 최대 관심사는 기업이 발표하는 배당정책이다. 유보 이익을 투자와 배당에 어떤 비중으로 안배할지 결정하는 건 최고재무책임자(CFO)의 핵심 업무다. 기업마다 현금 사정과 주주 환원 정책이 다르기에 재원 마련 방안과 지급 방식도 각양각색이다. 주요 기업들이 수립한 배당정책과 이행 현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14일 14시4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케미칼이 대규모 순손실에도 불구하고 현금배당에 나섰다. 2026년을 목표로 추진 중인 주주환원정책을 수행하기 위해서다. ‘순이익의 30% 가량을 배당으로 주주들에 돌려준다’는 약속을 일부분이라도 이행하며 시장과 신뢰를 쌓아가는 모습이다.다만 롯데케미칼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중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주주환원책을 펼칠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한 전망이 엇갈린다. 화학산업 시황 악화와 경쟁 심화 등 롯데케미칼의 이익체력 회복을 저해하는 요소들이 여전히 많기 때문이다. 탄탄한 이익창출력을 기반으로 주주환원정책을 펼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순손실에도 주주환원정책 수행 의지
롯데케미칼은 2024년 결산 기준 보통주 1주당 100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배당금총액은 422억원이다. 보통주 기준 시가배당율은 1.82%로 집계됐다. 더불어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7월 1주당 1000원의 중간배당을 실시했다.
결과적으로 2024년 롯데케미칼의 현금배당은 1주당 2000원으로 책정됐다. 이는 주당 배당금이 가장 높았던 2021년 1주당 8300원 대비 4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규모다. 2024년 기준 배당금총액은 843억원으로 2021년 2845억원 대비 3분의 1로 줄었다.
롯데케미칼의 현금배당 규모는 2021년을 정점으로 지속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1주당 현금배당액을 2020년 3600원에서 2021년 8300원으로 크게 늘렸다. 그러나 2022년 3500원으로 줄인 뒤 2023년 동결했다. 2024년에는 2000원으로 더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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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지속적으로 현금배당액이 줄어드는 것은 영업환경 악화에 따른 실적 부진 때문이다. 롯데케미칼은 배당가능이익 범위 내에서 회사의 경영환경, 지속적 성장을 위한 투자 및 주주가치 제고 등 전반적인 사항을 모두 고려 매년 적정수준의 배당률을 결정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롯데케미칼은 2022년 3월 31일 ‘2022~24년 중기 주주환원정책’을 제시했다.
그러나 경영환경이 악화하면서 배당 정책을 일부 축소했다. 주주환원정책의 추진기간을 2년 연장해 ‘2022~26년 중기 주주환원정책’으로 전면 수정했다.
세부적으로 롯데케미칼은 순이익(별도 재무제표기준, 일회성 이익 제외)의 30%를 현금배당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또 배당 재원 하에 주주들의 배당 안정성과 장기예측가능성 제고를 위해 연 1회 반기말 기준 중간배당을 실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주주환원정책에 따르면 2024년 롯데케미칼은 현금배당을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지난해 글로벌 화학산업 업황 부진으로 별도 기준 순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2023에는 연결 기준 순손실을 입었지만 별도 기준으론 2048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다만 롯데케미칼은 자본시장 및 투자자들과의 신뢰를 지키기 위해 배당을 결정했다. 정책상 배당 가능한 이익이 발생하지 않았지만 밸류업 등 여러 여건을 고려해 지급을 결정한 셈이다. 또 주주환원정책 이행을 위해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7월 최초로 중간배당도 실시했다.
롯데케미칼이 순손실에도 불구하고 현금배당을 실시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의지의 문제만은 아니었다. 현실적으로 배당재원이 갖춰져 있었기 때문에 주주환원을 실행할 수 있었다.
롯데케미칼은 연결 기준 이익잉여금을 10조원 이상 꾸준히 쌓아놓고 있었다. 잉여금은 2020년 12조769억원, 2021년 13조2956억원, 2022년 13조1385억원, 2023년 12조9648억원, 2024년 11조1628조원 등을 각각 기록 중이다.
상법상의 규정에 따라 납입자본의 50%에 달할 때까지 매 결산기마다 금전에 의한 이익배당액의 10% 이상을 이익준비금으로 적립해야 한다. 롯데케미칼의 경우 그 규모가 1000억원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나머지 잉여금은 현금배당이 가능하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별도 손익 기준 배당성향 30%가 기본적인 배당 정책”이라며 “현재 적자가 지속되는 상황이지만 결산배당 및 중간배당을 시행했고 현재까지 1000억원 규모 자기주식 매입을 완료했고, 경영환경 회복 상황에 맞춰서 추가 매입 시기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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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기 주주환원정책 이행 관건은 펀더멘털 강화
롯데케미칼이 풀어야할 숙제는 여전히 남았다. 중장기적으로 주주환원정책을 착실히 수행하기 위해선 이익체력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존에 쌓은 잉여금을 기반으로 일부 현금배당을 하는 것은 한계가 명확하다. 롯데케미칼의 주주환원정책이 지속가능성을 갖기 위해선 본업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급선무다.
롯데케미칼을 지난해를 저점으로 올해부터 일부 시황 개선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올해 글로벌 시장에서 일부 판매량을 늘리며 점진적 회복세를 누린다는 전망이다. 부실자산 등 매각과 감산, 선택적 증산 등 전략적 차원에서도 올해를 승부처로 삼았다.
그러나 화학산업은 여전히 공급 과잉과 가격 하락, 중국 경기 침체의 영향을 받고 있다. 단기적으로 올해 소폭 개선세가 있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어려움은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특히 기초 유분 사업 의존도가 큰 롯데케미칼의 경우 중국업체들과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롯데케미칼은 이러한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자산 매각과 재평가를 통해 현금을 확보하며 화학산업 불황에 대응하는 모습이다. 또 해외공장 및 프로젝트 등 매각을 통해 사업부문 효율성도 높이고 있다. 미래첨단소재 및 신재생소재 등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투자를 꾸준히 진행하며 위기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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