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포먼스&스톡]K뷰티 선봉장 실리콘투, '어닝쇼크'에 급락실적 이끌던 미국 시장, 경쟁 심화로 성장 둔화…유럽 등 진출 다변화 노력
안준호 기자공개 2025-03-05 08:33:41
이 기사는 2025년 02월 26일 13시1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화장품 유통 플랫폼 실리콘투가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치는 실적을 발표하며 주가가 급락했다. 그간 주가 상승의 동력이었던 미국 시장에서의 성장성 둔화가 배경으로 지목되며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졌다. 4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전망치보다 36% 가량 낮았다.높아진 눈높이를 충촉시키려면 미국 이외 지역 실적이 올라와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리콘투는 유럽과 중동 지역 진출을 준비 중이다. 지난해 본격적으로 진출을 시작해 이미 회사 매출 비중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시장 눈높이 맞추지 못한 실적, 두 자릿수 급락 이어져
실리콘투는 2024년 연결 기준 매출액 6915억원, 영업이익 1370억원을 거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각각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01.7%, 186.5%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1227억원으로 222.7% 늘었다.
연간 실적은 성장했으나 시장 반응은 차가웠다. 잠정 실적 공시 이튿날인 26일 개장 직후 실리콘투 주가는 전 거래일 종가(3만4650원) 대비 5700원(16.5%) 내린 2만8950원의 시초가로 출발했다. 오후에도 하락이 이어지며 최근 올랐던 주가가 연초 수준으로 후퇴하는 모양새다.
급락의 이유로 거론되는 것은 4분기 실적이다. 매출액 1736억원, 영업이익 260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64.2%, 74.7% 성장했으나 시장 기대치엔 미치지 못했다. 증권가의 컨센서스와 비교하면 9.7%, 33.4% 낮은 수준이다. 이익 전망치와의 괴리가 특히 크다는 지적이다. 증권가에서는 4분기 영업이익 규모를 390억원 규모로 추산해왔다.
증권가에서는 미국 시장에서의 경쟁 심화를 주된 배경으로 보고 있다. 실리콘투는 온라인 역직구 플랫폼을 통해 한국 화장품을 해외 시장에 유통하고 있다. 현재 도·소매 기업이 주된 고객으로, 중국 등 특정 국가에 국한됐던 한국 화장품 지평을 넓힌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특히 최근 몇 년 사이 주가 상승세를 이끈 것은 미주 지역에서의 K뷰티 붐이었다.
2024년 3분기 기준 실리콘투의 매출 가운데 미국 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25%(1158억원)다. 2022년 484억원에서 2023년 1200억원을 거쳐 이익 규모가 빠르게 증가했고, 높은 주가를 정당화하는 주된 근거가 됐다. 때문에 미국 시장에서의 성장률 둔화가 투자심리에 끼치는 영향도 클 수밖에 없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내외 화장품 기업들의 실적 등을 기반으로 추정해보면 미국 화장품 산업의 경쟁 심화로 미국법인 매출이 매우 부진했고, 전사 원가율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추정한다”며 “수출 데이터 등을 기반으로 추정했을 때 비미국 매출 흐름을 양호했을 것”이락 분석했다.

◇경쟁 심화로 미주 지역 성장세 둔화…“유럽·중동 가능성 주목”
회사 역시 미국 온라인 채널에서의 성장 둔화를 예견하지 못한 것은 아니다. 유통업체 간의 경쟁이 심화될 가능성을 고려해 오프라인 채널 확대 및 지역 다변화 전략을 이미 예전부터 준비해왔다. 주된 목표는 유럽과 중동 지역으로, 유럽권의 경우 이미 2023년 현지 지사를 설립하고 지난해 본격적으로 진출을 시작했다.
회사 측에서는 유럽 지역 가능성을 상당히 크게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상당한 규모의 매출도 발생한 상황이다. 3분기 실적 자료에 따르면 네덜란드, 폴란드 지역 합산 매출액은 805억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같은 기간의 236억원 대비 241.1% 가량 늘었다. 아랍에미리트 매출도 약 249억원으로 성장률이 872.9%를 기록했다.
조소정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브랜드사들이 미국 시장에 몰리는 이유는 큰 규모도 있지만 타 국가로 통하는 열쇠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라며 “글로벌 파급력이 크기 때문에 바이럴 효과가 전 지역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특히 유럽은 미국과 문화적 유사성이 크고 성장 기회가 엿보이는 지역이라는 설명이다.
하락 폭이 클 경우 추가 매수도 가능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명주 연구원은 “유럽과 중동 시장 가능성은 여전히 유효하며, 현 시점 하방은 2022년 기준 배수인 주가수익비율(PER) 13배 수준으로 예상한다”며 “미국 시장에 대한 실망이 충분히 반영되어 밸류에이션 매력이 확보될 경우 매수를 추처한다”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인더스트리
-
- 큐라클, 원료의약품 대성팜텍 인수…추가 매출원 확보
- '유한양행 자회사' 이뮨온시아, 상장 예비심사 통과
- [인터배터리 2025]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석유화학 업종 최저점 지나는 중"
- [Company Watch]'3상 성공' 카티라이프, MACI 보다 높은 점수
- [인터배터리 2025]'클린룸 전문' 신성이엔지, 신규 장비군 공개
- [i-point]시큐센 "크리덴셜 스터핑 공격, '다이나패스'로 걱정 끝"
- FSN, 'Shared Growth Company' 슬로건 공개
- [인터배터리 2025]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사외이사 의장' 대동한 배경은
- 인도 향한 무뇨스 현대차 사장, 제조·수출 '허브국' 낙점
- 동성케미컬, 안정적 실적 불구 여전한 저평가...'밸류업' 계획은
안준호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티웨이홀딩스 '6배' 주고 사들인 대명소노…득실은
- [컬리는 지금]설립 10년차 플랫폼, 정체된 매출 성장률 '숙제'
- [퍼포먼스&스톡]K뷰티 선봉장 실리콘투, '어닝쇼크'에 급락
- [thebell note]이마트 '밸류업'이 성공하려면
- '아기상어' 더핑크퐁컴퍼니, 주관사 교체…상장 시동
- [컬리는 지금]3년차 뷰티컬리 순항…버티컬 플랫폼서 '수평 확장'
- [에이유브랜즈 IPO]공모 증권신고서 정정, 패션업 상장 '우려' 담겼다
- [컬리는 지금]뚜렷한 수익성 개선, IPO 재도전 시점은
- 에스이인터, ‘젤라또피케’ 브랜드 안착…사업 다각화 순항
- [에이유브랜즈 IPO]무신사 플랫폼 동반성장, 브랜드 발굴 '성공작' 나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