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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생절차 밟는 홈플러스]'메리츠는 다를까' 담보권 실행 놓고 설왕설래파산시 메리츠 책임론 불가피, 수익 앞 타협 없는 행보 변수

감병근 기자공개 2025-03-12 07:55:05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1일 14시5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홈플러스 기업 회생 절차의 핵심 이슈로 메리츠금융그룹(이하 메리츠)의 부동산 담보권 실행 여부가 부상하고 있다. 담보권이 실행되면 홈플러스 파산은 불가피하다는 평가다. 이는 홈플러스 파산 책임이 대주주 MBK파트너스(이하 MBK)에서 메리츠로 넘어오는 모양새가 될 수 있다.

다만 메리츠의 그동안 행보를 고려하면 투자금 회수를 위해 담보권을 실행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확고한 오너십, 수익구조 등을 고려했을 때 다른 증권사와 메리츠는 다르다는 설명이다.

◇부동산 매각 난이도 높아, 담보권 실행시 파산 책임도 부담

메리츠는 홈플러스에 약 1조2000억원 규모의 대출을 제공하면서 매장을 담보로 확보했다. 회계법인이 평가한 매장의 담보가치는 4조5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메리츠는 홈플러스가 부동산 신탁회사와 신탁계약을 체결하도록 하고 이 신탁계약의 1순위 수익권을 확보했다.

신탁재산은 위탁기업의 소유가 아니다. 따라서 홈플러스 금융채무가 동결되는 회생 절차 중에도 기한이익상실(EOD)이 발생하면 담보신탁권자인 메리츠의 담보권 실행이 가능하다. 비상 상황을 대비해 메리츠가 안정성이 높은 담보 구조를 짰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투자업계에서는 이 담보권 실행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부동산, 유통업계 불황 등을 고려하면 매장 매각의 난이도 자체가 높다고 보기 때문이다. 최근 리테일 부동산은 거래가 급격히 감소한 상황으로 알려져 있다.

더 큰 문제는 담보권 실행시 홈플러스 파산 책임이 MBK에서 메리츠로 넘어오는 듯한 모양새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담보권을 실행하면 회생을 통해 채무를 유예하지 못한 홈플러스의 파산은 불가피하다. 이는 대규모 고용 감소 등으로 연결돼 사회 문제로 부상할 가능성도 높다.

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담보권을 실행하고 홈플러스가 파산하면 책임의 화살이 MBK가 아닌 메리츠로 향할 것"이라며 "MBK에서 이 같은 상황까지 예측하고 회생 절차를 결정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확고한 오너십과 남다른 수익구조, '메리츠는 다르다' 의견도

다만 일각에서는 메리츠라면 이러한 부담을 무릎 쓰고 담보권을 실행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메리츠는 그동안 수익과 연결된 이슈에서는 타협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왔다. 이에 MBK가 이번에는 ‘제대로 선수를 만났다’는 이야기도 시장에서 들린다.

담보권이 실행될 수 있다고 보는 쪽에서는 다른 증권사와 구분되는 메리츠의 특징에 주목하고 있다. 메리츠는 조정호 회장을 정점으로 확고한 오너십을 구축하고 있다. 이는 국내 대형 증권사들 대부분이 오너가 없는 금융지주 계열사인 것과는 다르다.

이 때문에 메리츠는 금융당국 입김에서 다른 금융지주들보다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홈플러스가 파산하고 이에 따라 책임론이 불거지더라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한 메리츠는 이를 강행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메리츠가 대부분 자기 자본으로 투자했다는 점도 담보권을 실행할 수 있는 이유로 거론된다. 리테일 자금 비중이 높았다면 투자의 공익성이 새로운 이슈로 부각될 수도 있었다.

여기에 인수금융 영업 비중이 낮다는 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평가다. 동북아 최대 PEF인 MBK와 척지더라도 메리츠는 수익에 큰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메리츠 입장에서는 담보권 실행의 부담이 다른 대형 증권사보다 낮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투자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메리츠는 부동산 개발로도 많은 수익을 냈다"며 "홈플러스 매장 매각이 어렵다면 직접 개발하는 방안도 염두에 두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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