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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 보드]삼성SDI 2조 증자 논의 이사회, 사외이사가 주재최주선 사장 사내이사 선임 주총 전 안건 가결, 김덕현 변호사가 의장 직무 대행

김형락 기자공개 2025-03-18 08:24:29

[편집자주]

기업 이사회는 회사의 업무 집행에 관한 사항을 결정하는 기구로서 이사 선임, 인수합병, 대규모 투자 등 주요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곳이다. 경영권 분쟁, 합병·분할, 자금난 등 세간의 화두가 된 기업의 상황도 결국 이사회 결정에서 비롯된다. 그 결정에는 당연히 이사회 구성원들의 책임이 있다. 기업 이사회 구조와 변화, 의결 과정을 되짚어보며 이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된 요인과 핵심 인물을 찾아보려 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7일 16시05분 THE BOARD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SDI가 2조원 규모 유상증자 안건을 논의한 이사회는 법조계 전문가인 김덕현 사외이사가 주재했다. 지난해 임원 인사 때 삼성SDI 대표이사로 내정된 최주선 사장이 사내이사로 선임되기 전이라 김 사외이사가 의장 직무 대행으로 의사봉을 잡았다. 삼성SDI 이사회는 지난해 1월 경영 환경을 고려해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도록 했다.

삼성SDI는 지난 14일 1차 임시 이사회를 열고 2조1억원(예정 발행가 16만9200원 기준) 규모 주주 배정 후 실권주 일반 공모 유상증자 안건을 가결했다. 북미, 유럽 현지 법인 생산 능력을 확대하기 위한 타법인 증권 취득 자금(1조5460억원)과 국내 전고체 배터리 투자를 위한 시설자금(4541억원)을 조달하기 위한 유상증자다. 신주 발행가액은 오는 5월 22일 확정한다. 납입일은 오는 6월 5일이다.

삼성SDI는 차기 대표이사가 정식으로 취임하기 전 이사회를 열어 유상증자 안건을 처리했다. 직전 대표이사였던 최윤호 사장이 사내이사에서 사임해 삼성SDI 이사회는 6명 체제였다. 각각 사내이사는 2명, 사외이사는 4명이다. 사내이사는 김종성 경영지원실장(부사장)과 박진 중대형사업부장(부사장)이다. 사외이사는 △권오경 한양대학교 공과대학 융합전자공학부 석좌교수 △김덕현 법무법인 진성 변호사 △최원욱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 △이미경 환경재단 대표다.


삼성그룹은 지난해 11월 임원 인사를 발표했다. 당시 삼성SDI 대표이사였던 최윤호 사장은 삼성글로벌리서치 경영진단실장으로 이동했다. 최 사장은 지난해 12월부터 삼성SDI 이사회를 불참하다 지난 13일 대표이사와 사내이사에서 사임했다. 후임자인 최주선 사장은 오는 19일 삼성SDI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된 뒤 이사회 결의를 거쳐 대표이사로 취임한다.

지난 14일 유상증자 안건을 논의한 임시 이사회에서는 사외이사인 김 변호사가 의장 직무 대행을 맡았다. 유상증자 안건은 출석 이사 전원(6명) 찬성으로 가결했다. 구체적인 안건 검토와 토론 내용은 공개된 이사회 의사록에 담기지 않았다. 이사회에 유상증자 안건을 설명한 건 김윤태 경영지원실 재경팀장(부사장)이다.

삼성SDI는 전기차 슈퍼 사이클에 대비한 생산 능력 확보와 신제품·신기술 투자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최근 전기차 시장 수요 성장세가 둔화했지만 올 하반기부터 점차 회복해 2030년까지 연평균 20%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유상증자는 다양한 조달 방안을 검토한 뒤 선택했다. 대내외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안정적으로 사업을 운영하려면 건실한 재무 구조를 우선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2022년 말 76%였던 삼성SDI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88%로 12%포인트(p) 상승했다. 같은 기간 순차입금 의존도는 7%에서 24%로 17%p 올랐다.

삼성SDI 이사회는 지난 1월 향후 3년(올해~2027년) 동안 현금 배당을 미실시하는 주주 환원 정책을 결정했다. 연구·개발(R&D) 투자와 시설 투자 지속으로 배당 재원인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이 적자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SDI는 삼성그룹 계열사 중 대표이사가 의장을 겸직하는 곳이다. 지난해 말 기준 삼성그룹 상장사 16곳(삼성FN리츠 제외) 중 7곳이 이사회 의장을 사외이사에게 맡겼다. 금융 계열사 4곳과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전기는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이다.

삼성SDI 이사회는 지난해 1월 당시 대표이사인 최윤호 사장을 의장으로 선임했다. 급변하는 대내외 환경 속에서 사업과 경영 상황을 잘 이해하고 주도적으로 이끌 역량을 갖춘 최 사장이 적임자라고 판단했다. 이사회 독립성과 견제 기능은 선임 사외이사를 선임해 강화했다. 삼성SDI는 2023년 10월 선임 사외이사 제도를 도입했다. 현재 선임 사외이사는 권오경 교수다. 지난해부터 사외이사만의 정기 협의체를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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