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금융 저축은행 M&A]상상인저축 대안은 페퍼저축? 인수 매력 포인트는①부동산 대출 부실 여파 7분기 연속 적자, 다만 영업권역·안정적 포트폴리오 '이점'
유정화 기자공개 2025-03-21 12:03:00
[편집자주]
OK금융그룹이 상상인저축은행에 이어 페퍼저축은행을인수 대상에 올렸다. 경기도 영업권을 확보해 규모의 경제를 통한 본업 경쟁력 강화를 꾀하는 모습이다. SBI저축은행을 넘어 업계 1위에 오르기 위한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종합금융그룹 도약을 꿈꾸는 OK금융그룹의 저축은행 인수 과정을 살펴보고 기대 효과와 그에 따른 리스크 등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9일 14시5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OK금융그룹이 페퍼저축은행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최근 회계법인 자문사를 선정하고 실사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상상인저축은행 인수 협상이 지지부진하자 페퍼저축은행으로 인수 대상을 우회하는 것이 아니냔 분석이 나온다.규모 측면에선 페퍼저축은행이 상상인저축은행보다 더 매력적인 카드가 될 수 있다. 자산 규모 기준 페퍼저축은행은 업계 7위, 상상인저축은행은 10위에 위치해 있다. 여기에 페퍼저축은행이 상대적으로 가계·기업대출 고른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어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갖췄다는 평가다.
◇OK금융, 페퍼저축 실사 진행…상상인저축 인수도 진행중
19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OK금융은 지난 13일부터 페퍼저축은행 인수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자문은 EY한영이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OK금융 측에서는 페퍼저축은행 인수 추진 여부와 관련해 공식적인 확인이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업계는 인수 측에서 공식적인 부인 절차가 없자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페퍼저축은행의 매각설이 불거진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페퍼저축은행은 지난해 6월 금융당국이 저축은행 인수합병(M&A) 촉진을 위해 관련 규제 완화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에도 매각설이 불거진 바 있다.
페퍼저축은행은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761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2023년 1분기부터 7분기 연속 적자다. 경기 침체로 인한 연체율 상승과 부동산 가격 대출 부실에 따른 대규모 대손충당금 적립이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

페퍼저축은행은 올해 초 저축은행 최초로 희망퇴직에 나서기도 했다. 이렇다 보니 시장에는 모기업인 호주 페퍼그룹이 페퍼저축은행의 매각 의사를 밝혔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 페퍼저축은행 측은 이와 관련해 "금시초문"이라고 설명했다.
OK금융은 현재 상상인그룹과 상상인저축은행 인수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대주주 이슈로 상상인저축은행이 시장에 매물로 나오자 OK금융은 인수를 추진해 왔다. 그러나 다만 상상인저축은행의 몸값을 두고 양사의 이견이 큰 것으로 전해진다.
2019년 금융위원회는 불법대출을 이유로 상상인에 15억원 과징금을 부과하고 유준원 대표에게 직무 정지 3개월을 내렸다. 이후 2023년 8월과 10월 계열 저축은행에 대한 대주주 적격성 유지 요건 충족 명령과 주식처분 명령을 차례로 내린 바 있다.
◇페퍼·상상인저축, '알짜' 경기도 영업권 보유
업계는 페퍼저축은행이 상상인저축은행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규모만 놓고 보면 페퍼저축은행이 우위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페퍼저축은행의 자산총계는 3조1943억원으로 업계 7위다. 상상인저축은행은 2조7554억원으로 나타났다.
둘 중 어느 한 곳이라도 인수에 성공하면 OK저축은행은 SBI저축은행을 넘어 업계 1위로 도약할 수 있다. OK저축은행과 SBI저축은행의 지난해 3분기 기준 자산은 각각 13조7843억원, 14조8211억원으로 1조368억원 차이다.

페퍼저축은행은 영업권역 이점도 갖췄다. OK저축은행은 서울, 충청, 호남 영업권을 두고 있다. 페퍼저축은행은 경기도와 호남지역을 영업권으로 두고 있어 서울과 경기권에 걸친 알짜 영업권을 확보하게 돼 시장 점유율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앞서 OK금융이 상상인저축은행 인수를 추진했던 배경 역시 경기도 영업권역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OK금융그룹이 두 저축은행을 모두 인수하기 보단 경기도 영업권역을 가진 한 곳을 인수할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전망했다.
페퍼저축은행이 보유한 포트폴리오도 강점이다. 페퍼저축은행의 지난해 3분기 총여신(2조4629억원) 중 기업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49.0%, 가계대출은 47.9%를 차지한다. 분산된 포트폴리오로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상상인저축은행은 기업대출이 76.2%를 차지해 비교적 편중된 포트폴리오를 지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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