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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은행vs인뱅 구도 변화]케이뱅크, 자본력 여전히 발목…IPO 열쇠는 '기업금융'⑤불안한 주주 구성에 증자 지연, IPO 시점 압박…업비트 의존 줄이고 독자 성장 입증할까

김영은 기자공개 2025-04-14 13:20:26

[편집자주]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10년, 은행권의 판도는 어떻게 바뀌었을까. 디지털 플랫폼을 중심으로 고객 기반을 빠르게 확장한 인터넷은행은 지방은행을 위협하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카카오뱅크는 지방은행 1위인 부산은행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한편 지방은행은 제한적인 영업권, 지역 인구 소멸 등으로 성장 정체라는 위기를 맞았다. 수도권 진출, 인터넷은행과의 협업으로 한계를 벗어나려는 시도도 눈에 띈다. 지방은행과 인터넷은행의 사별 성장 전략을 살피고 업권 지각변동 가능성을 가늠해 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10일 11시13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1호 인터넷은행으로 출범한 케이뱅크는 카카오뱅크보다 선제적으로 영업에 나섰지만 현재 두 은행의 체급 차이는 크게 벌어졌다. 케이뱅크는 영업 초기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충분한 자본력이 뒷받침되지 못했다. 증자 과정 중 재무적 투자자(FI)가 대거 합류하면서 떠오른 IPO 이슈로 안정적 성장 보다는 단기적으로 밸류에이션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두 번의 IPO 도전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데드라인은 이제 1년 남짓으로 좁혀졌다. 이번 IPO 성공을 위해서는 수요 예측 부진의 원인으로 꼽혔던 업비트 의존도에 대한 우려를 해소해야 한다. 케이뱅크는 기업금융 시장에 진출해 인터넷은행 중 선제적으로 상품 라인업을 확대하며 자체적인 성장 잠재력 증명에 나섰다.

◇역대급 순익 달성했지만 카뱅의 29%…안정 성장 저해한 자본 이슈 '진행형'

케이뱅크는 카카오뱅크와 같은 해인 2017년 출범했지만 체급 차이는 상당히 벌어졌다. 지난해 케이뱅크의 순익은 1281억원으로 역대 최고 기록을 달성했으나 카카오뱅크 순익(4401억원)의 30%도 미치지 못했다. 케이뱅크는 매년 최고 실적을 경신해낸 카카오뱅크와 달리 순익 성장세가 불안정한 모습을 띄며 지방은행과의 경쟁에서도 유의미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성장의 걸림돌이 된 건 자본이었다. 케이뱅크는 2018년과 2019년 두 번의 대출 중단 사태를 겪었다. 첫 번째는 초기 자본금 규모가 작아서 발생했다. 당시 2500억원의 자본으로 영업을 시작한 케이뱅크는 카카오뱅크(3000억원)에 비해 자본금 규모가 작았고 대출 공급이 빠르게 늘자 자본 소진 속도를 감당하기 어려워졌다.

두 번째는 최대주주로 올라서려 했던 KT의 유상증자 계획이 지연되며 발생했다. KT의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중단되자 자본 조달에 난항을 겪었다. 자금줄이 막히자 성장 속도는 느려졌고 케이뱅크의 흑자전환도 카카오뱅크 보다 2년 늦은 2021년에야 이뤄질 수 있었다.

2021년 BC카드로 최대주주를 전환하며 1조원 이상의 자본 확충이 이뤄졌지만 사모펀드 등 FI가 주주로 합류하며 장기적 성장을 도모하기가 어려워졌다. MBK파트너스, 베인캐피탈, MG새마을금고, 컴투스 등 FI들은 케이뱅크에 투자한 7250억원에 대해 풋옵션 권리를 받으며 내년 7월까지 IPO를 매듭지어야 한다는 조건을 걸었다. 은행의 안정적 성장 보다 수익 회수를 우선시하는 주주의 참여로 단기적인 밸류에이션 높이기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셈이다.

케이뱅크는 당시 1조2500억원의 자본 확충이 이뤄진 이후 현재까지 대출 중단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다. 지난해말 기준 보통주자본비율도 전년 대비 1.52%포인트 상승한 13.52%로 영업에 문제가 없는 수준이다. 그러나 당시 FI들과 맺은 풋옵션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내년까지 IPO를 성공시켜야 한다. IPO가 이뤄지지 않으면 케이뱅크의 대주주인 BC카드는 투자자들의 지분을 전액 매입해야 한다.

◇지나친 업비트 의존도 지적…'기업금융 플랫폼' 고도화로 자체 성장동력 모색

케이뱅크는 올해 세번째 상장 도전에 나선다. 2022년과 2024년 두 차례 상장 철회하며 시점이 미뤄졌다. 시장 여건이 악화한 외부적 요인도 있었으나 수요 예측을 실시했던 지난해에는 은행의 자체적인 성장 잠재력을 충분히 설득해내지 못한 점도 부진의 원인으로 꼽혔다.

특히 높은 업비트 의존도가 리스크로 대두되었다. 업비트의 실명계좌 제휴를 바탕으로 고객 기반을 빠르게 늘렸던 케이뱅크는 두나무와의 성공적인 파트너십에서 착안해 IPO 키워드를 BaaS(서비스형 뱅킹)로 삼고 상장 이후 성장 전략을 세웠다. 그러나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에 따른 이자비용 증가, 시장 변동성에 따라 재무지표가 크게 급등락하는 등의 문제가 나타났다.

최근에는 파트너십 유지에 대한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법인들이 가상자산 시장에 참여하는 길이 열리며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가상자산 거래소 선점 경쟁이 거세지고 있다. 케이뱅크와 업비트의 계약 기간은 올해 10월까지인 만큼 IPO 추진 시점에서는 업비트 제휴가 종료될 수 있다는 점 또한 감안해야 한다.

케이뱅크는 최근 자체적인 여신 성장 전략을 입증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SOHO(개인사업자) 및 SME(중소기업) 고객을 타깃으로 삼고 인터넷은행 중 선제적으로 시장 선점에 나섰다. 성장이 한계에 다다른 리테일 금융에서 확장해 기업금융 플랫폼으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을 세웠다. 파트너사와의 제휴에 따른 의존도를 해소하고 자체 플랫폼을 통한 수익 창출 역량 강화를 핵심 전략으로 삼았다.

케이뱅크는 인터넷은행 중 가장 먼저 개인사업자 대상 부동산담보대출을 출시한 데 이어 후순위 대환대출로 라인업을 확대했다. 또한 자체 플랫폼 내 '사장님 홈' 기능을 고도화해 단순히 대출 공급처가 아닌 개인사업자들이 다양한 금융 및 경영 관리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플랫폼으로 발전해나가겠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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