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4년 10월 16일 10: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영원한 1등은 없다."'피자헛, 피죤, 노키아폰.' 이들의 공통점은 1위에서 2위로, 또는 그 이하로 점유율 경쟁에서 밀린 브랜드라는 점이다. "영원한 1등은 없다"는 말이 나온 것도 이들 브랜드처럼 1위 자리에 안주하다 시장을 내주고 뒤늦게 만회하려 하지만 쉽지 않았던 경험에서 나왔다. 요즘 유통업계에서는 '제주삼다수'가 '꼴찌들의 반란'을 허용할 단골 후보로 거론된다. 매대 경쟁에서 밀려 점유율이 서서히 감소하고 있는데, 최근들어 감소폭이 가파르게 떨어지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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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조사업체 AC닐슨의 자료에 따르면 유통업체 PB(자체브랜드)제품을 제외한 생수 시장에서 광동제약의 1월 점유율은 46.3%였으나 올해 8월 42.5%로 떨어졌다. 유통업체 PB제품을 포함할 경우 광동제약의 점유율 하락 속도는 더 가파른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마트나 편의점에서 팔리는 PB제품을 포함하면 삼다수 점유율은 30%대로 떨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삼다수는 현재 판매되고 있는 70여개 업체 100여종의 생수 가운데 가장 비싼 샘물 가운데 하나다.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이하 제주개발공사)가 제주도의 화산 암반수를 활용해 생산하고, 이를 전국에 유통시키고 있어 물류 비용이 많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삼다수 인기는 식을 줄 몰랐다. 비싼 물을 사는 이유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제주 지역 물이 오염되지 않은 프리미엄급 물이라는 이미지가 더해져 인기가 있는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생수 시장이 매년 두자릿 수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고 유통 및 제약업체들이 너도나도 생수 시장에 뛰어들면서 상황은 바뀌었다.
우선 매대 경쟁에서 밀리기 시작했다. 매대 경쟁이란 마트나 편의점의 진열대 점유 경쟁이다. 제주개발공사 한 관계자는 "편의점의 경우 지난해부터 PB제품을 활성화시켰고 올해부터 PB상품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며 "예전에 없던 PB제품이 들어서다보니 삼다수 취급율이 떨어졌고 경쟁 PB제품이 매대에 많이 올라와 있다"고 했다. 그는 "예전엔 편의점 매대에 삼다수가 50% 가량을 차지했지만 지금은 35%정도로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다수의 편의점 유통은 광동제약이 맡고 있다. 광동제약은 2012년말 제주개발공사로부터 판권을 획득해 삼다수의 일반유통을 책임지고 있다. 이마트 등 대형마트는 제주개발공사가 직접 유통한다.
광동제약은 제약회사이면서도 건강 드링크 제품이나 삼다수와 같은 생수의 매출 비중이 높은 '반쪽 제약회사'다. 그렇다보니 유통망이 일반 유통업체에 비해 턱없이 적은 편이다. 롯데그룹의 경우 롯데마트 등 자체 유통망을 활용해 계열사(롯데칠성음료) 생수 브랜드인 아이시스와 아이시스8.0을 판매해 점유율을 대폭 끌어 올렸다. PB제품을 제외한 점유율은 두 제품을 더해 약 9.6% 가량으로 조사된다.
2012년말 광동제약에 삼다수 판권을 뺏긴 농심은 지난해 백두산 백산수 생산에 나서 최근 점유율을 5%대로 끌어올렸다. 농심은 내년 10%대 점유율 확보를 기대하며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삼다수의 위기론이 거론된다. 경쟁이 더욱 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칠성음료는 백학음료라는 계열사에 130억원을 투입, 생수 생산라인 증설에 나선다. 남양유업은 리뉴얼을 통해 생수시장 경쟁력 강화에 착수했다. 동아쏘시오그룹은 '동천수'라는 업체를 설립하고 동부팜가야로부터 생수 생산라인을 올해 중반 인수해 생수 시설 투자를 늘렸다. 모두 급증하고 있는 생수 수요를 노린 선투자다.
광동제약 관계자는 "매출액은 줄지 않고 늘고 있고 판매 수량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며 "다만 점유율이 떨어지는 건 시장 파이의 증가분을 다른 업체가 더 가져가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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