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동제약, 삼다수 판권 '흔들'...대안 찾기 골몰 [제약업 리포트]제주공사 직영체제 전환 추진...매출 타격, 최성원 사장 경영능력 '시험대'
장소희 기자공개 2014-09-04 08:20:30
이 기사는 2014년 09월 03일 07: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다수 판매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광동제약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삼다수 제조사인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이하 제주개발공사)가 이르면 오는 2018년부터 삼다수 물류를 직영체제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막 경영권을 물려받은 최성원 사장이 삼다수를 대체할 묘안을 찾기에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2일 업계에 따르면 제주개발공사는 이르면 오는 2016년 제주 물류 선진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삼다수 직접 수송과 유통시스템 구축 등을 자체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지난 6월 열린 새도정준비위원회에서 삼다수 직영물류체제 전환에 대한 청사진을 내놓기도 했다.
제주개발공사 관계자는 "지난 6월 도지사 월례보고에서 삼다수 직영물류체제 전환에 대한 안건이 보고됐다"며 "계획에 따르면 오는 2016년부터는 삼다수는 물론이고 제주농수산물과 생산품들의 물류체계 전반을 직접 운영하게 될 수 있지만 확정된 사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제주개발공사, 잘 키운 삼다수 사업 '욕심'
제주개발공사가 자체적인 물류·유통시스템을 구축할 경우 현재 삼다수 유통을 맡고 있는 광동제약에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광동제약은 지난해부터 제주도내를 제외한 전국 삼다수 판권을 쥐고 있다. 지난 2012년 12월 계약 체결 당시 4년 계약기간을 기본으로 경우에 따라 1년 연장 가능성도 열려있었지만 현재로선 계약연장이 불투명하다는 것이 업계의 예측이다.
제주개발공사는 삼다수 사업에 대한 영향력을 점차 키워가는 모양새다. 15년간의 독점 유통권을 깨고 사업자를 새로 지정하는 한편 최근에는 출시 이래로 단 한 번도 바뀌지 않았던 패키지 디자인 리뉴얼에도 나서며 사업 욕심을 드러내고 있다.
제주개발공사는 삼다수 사업 시작과 동시에 농심과 위탁판매 계약을 맺고 15년간 생수시장 점유율을 40%까지 올리는데 성공했다. 브랜드 인지도 측면에서 봐도 생수시장에서 삼다수의 존재감은 독보적인 상황이다. 이런 중에 삼다수 위탁판매 계약을 새로 맺게 됐고 롯데칠성음료, 코카콜라음료, 웅진식품 등 내로라 하는 업체들의 치열한 경쟁 끝에 광동제약이 판권을 얻은 것이다.
이 과정에서 제주개발공사는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주요 대형마트와 SSM(Super Super Market) 판권을 가져왔다. 과거 농심이 판권을 가지고 있을 당시와 비교하면 꽤 큰 유통채널 판권이 제외된 셈이다. 그 까닭에 광동제약이 과거 농심보다 삼다수를 통해 올리는 매출규모가 훨씬 줄었다.
업계에서는 제주개발공사가 삼다수를 직접 판매하며 수익 높이기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것을 일찌감치 예상했다는 반응이다.
식음료업계 관계자는 "삼다수는 이미 품질과 브랜드로 업계 1위 자리를 꿰찬 지 오래"라며 "제주개발공사가 유통업체를 바꾸고 대형마트 판권을 가져갈 때부터 최종적으로는 직접 유통에 나설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고 밝혔다.
◇매출 감소 불가피...최성원 사장 해법 '주목'
전체 매출의 30%를 삼다수 판매로 채우던 광동제약도 판권 회수 위기를 직감했을 것으로 보인다. 삼다수 판권을 확보한 것이 광동제약 매출에는 약이 됐지만 제약사가 '물장사'로 돈을 번다는 오명 또한 만만치 않았다. 상대적으로 제약사업이 취약해진 상황에서 삼다수 판권까지 뺏기면 이제 막 단독 경영을 시작한 고(故) 최수부 회장의 장남 최성원 사장의 리더십에도 흠이 될 수 있다는 평이다.
무엇보다 당장 매출 30%를 채우는 대체 품목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관측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광동제약의 삼다수 매출액은 722억 원으로 가장 큰 매출비중(29%)을 차지하고 있다. 광동제약의 또 다른 히트음료인 '비타500(395억 원)'과 '옥수수수염차(239억 원)'의 매출을 합쳐도 삼다수 매출의 88%에도 미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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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대표상품이라고 할 수 있는 제품들마저 매출이 안정적인 편은 아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약국에서도 유통되는 비타500은 그나마 매출이 꾸준히 발생하는 편이지만 음료시장 자체가 쪼그라드는 바람에 옥수수수염차와 같은 건강음료 매출은 점차 줄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설상가상으로 과거 한방의약품 전문기업이라는 정체성을 나타내는 쌍화탕과 청심원 매출도 꾸준히 줄고 있다. 이 두 제품의 매출비중을 합쳐도 8% 남짓이지만 제약기업이라는 명맥을 이을 수 있는 중요 제품군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마저도 시장 규모를 키울 수 있는 사정은 아니라 삼다수의 대안으로는 부족하다는 평가다.
결과적으로 경영권을 물려받은 최 사장의 어깨가 무거워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선대에서 가까스로 얻어낸 삼다수 판권 연장에 실패할 경우에 대비해 대안 책을 찾아야 한다. 고 최 회장의 지분 상속이 이뤄진 후 지주사 전환 등 후계구도 정비도 마무리 짓지 못한 상황이라 최 사장의 움직임이 분주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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