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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비맥주, 대주주한테 5%대 자금조달 왜? 지난해 5150억 차입, 시장서 3%대 가능…'인정이자' 과세 논란

이경주 기자공개 2015-04-14 08:28:00

이 기사는 2015년 04월 08일 08: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비맥주가 지난해 특수관계자로부터 5% 이자율로 5000억 원대 자금을 차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는 오비맥주가 사채공모 등으로 낮은 이자율로 자금조달이 가능함에도 이같은 선택을 한 배경에 주목하고 있다.

7일 오비맥주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지난해 4월 1일 특수관계자인 인터브루 인터내셔널 BV(이하 인터브루)로부터 5150억 원을 차입했다. 2019년 4월 1일 만기인 5년물로 연 이자율은 5%다. 인터브루는 지난해 4월 오비맥주 지분 100%를 인수한 대주주다. 이후 지난해 말 기준 사채권자는 인터브루에서 맥스브루투자 유한책임회사(Mexbrew Investment Sarl. 이하 맥스브루)로 변경됐다. 결과적으로 현재 사채권자는 맥스브루다.

맥스브루는 오비맥주의 최상위기업인 AB인베브의 룩셈브루크 소재 계열사다. 맥스브루는 오비맥주와 같은 AB인베브의 해외계열사들에게 자금을 빌려주는 역할을 하는 재무관련 운영회사다. 맥스브루로부터 조달받은 자금은 은행권 대출금 6520억 원을 조기상환하는데 쓰였다.

업계는 오비맥주가 사채공모에 나섰을 경우 3%대 이자율로 자금조달이 가능함에도 대주주에게 5% 이자율로 자금을 조달한 배경에 주목하고 있다.

한 증권사 크레딧애널리스트는 "오비맥주 정도의 우량회사라면 3년물이든 5년물이든 시장에 (공모로) 풀리기만 한다면 3%대라 해도 굉장히 호응이 좋았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당시 기준금리도 계속해서 낮아지고 있던 추세라 발행해도 전혀 문제가 없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오비맥주는 사채발행 당시 성장성과 수익성, 안전성을 두루 갖춘 우량회사로 평가받았다.

오비맥주실적
오비맥주 재무건전성

오비맥주는 2011년부터 2013년까지 매출증가율이 연평균 17.5%로 고공성장을 해왔다. 영업이익률도 2011년 25.2%, 2012년 29.2%, 2013년엔 31.8%로 수익성도 뛰어나다. 재무상태도 2013년 기준 부채비율이 94.6%에 불과해 양호했다. 통상 부채비율 200% 이하를 우량회사로 보는데 오비맥주는 이를 크게 하회한다. 공모를 통해 이자율 3%대 사채 조달이 가능하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오비맥주보다 성장성과 수익성이 크게 떨어지는 경쟁사 롯데칠성음료도 지난해 3%대 사채조달이 가능했다. 키스채권평가에 따르면 오비맥주가 사채를 발행했던 지난해 4월 기준 롯데칠성음료는 5년물 회사채 금리가 3.41%였다.

롯데칠성음료의 2013년 매출증가율은 0.8%에 불과했다. 영업이익률은 7.8%로 같은기간 오비맥주 영업이익률보다 24.1%포인트나 하회한다. 다만 롯데칠성음료는 부채비율이 63.2%로 오비맥주보다 31.4%포인트 낮았다.

이 때문에 인정이자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다. 인정이자란 법인이 특수관계자에게 금전을 무상으로 또는 낮은 이율로 대여한 경우에는 그 금액에 대해 소정의 수입이 있었던 것으로 인정하는 것을 뜻한다. 법인은 이 수입만큼 과세를 해야 한다. 오비맥주의 경우 특수관계자에게 높은 이자율로 자금을 대여받은 것으로 반대 케이스다. 오비맥주는 지난해 이자비용으로 맥스브루에게 193억 원을 지급했다.

앞선 크레딧애널리스트는 "3% 이자율로 조달이 가능한데 5%로 했다면 2%포인트 만큼을 오비맥주가 맥스브루에 증여한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며 "세법상 이는 인정이자로 과세대상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비맥주측은 신규 사채 이자율이 기존 은행권차입금 이자율보다 낮은 수준이어서 이자비용 감소효과가 있다고 반박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2013년 말 기준 은행차입금의 이자율이 5.2%로 사채 이자율 5%보다 0.2% 포인트 높았다"며 "또 사채로 은행권차입을 모두 갚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이자비용을 줄인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은행권 차입금은 2~3년 전 기준금리가 높은 상황에서 조달했던 장기차입금이기 때문에 당연히 이자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 설명이다. 다시 말해 사채 이자율과 은행차입금 이자율은 각각 기준금리가 다른 상황에서 발행된 것이기 때문에 동일선상에서 비교하면 안된다는 말이다.

기준금리는 2012년 중순 3%에서 그해 10월 2.75%로 하락했으며, 2013년 5월에 2.5%, 지난해 8월 2%, 올해 3월 1.75%까지 하락했다. 오비맥주는 2013년 말 기준 2015년 7월 만기인 장기차입금이 총 6520억 원인데 이 중 3320억 원은 2013년에 조달했고 나머지 3200억 원은 이보다 전에 조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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